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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by 리얼푸드

[무서운 K-손맛①] ‘더하고 올리고 뿌리고’…재창조된 K-디저트 파워

[리얼푸드=육성연 기자] 화려한 토핑을 올리고, 안에는 크림이나 치즈를 듬뿍 넣는다. 갖은 양념에 버무리면서 음식 위에 설탕을 뿌리기도 한다. 서양음식이 한국에 들어오면서 재창조되는 방법들이다. 뭐든 가만두지 않는 ‘한국인만의 독특한 재창조’ 능력이 발휘되는 순간들이다.


신기하게도 이러한 ‘수난’을 겪으며 변형된 음식들은 최근 본고장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의 식탁 제공]

[우리의 식탁 제공]

“이런 토핑 피자는 처음이야”…한국식 피자·치킨의 재탄생

한국인의 타고난 열정은 음식에서도 이어진다. ‘먹방’이란 단어를 세계에 알릴만큼, 한국인은 누가봐도 먹는 일에 ‘진심’이다.


창의성이 뛰어난 민족답게, 음식에서도 타고난 손재주와 응용력이 나타난다. 물 건너온 서양 음식도 한국식으로 변형시켜 새롭게 만든다. 모두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총출동된다.


이규민 경희대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외국인들이 한국의 특징을 얘기할 때, ‘다이나믹 코리아(Dynamic Korea!, 역동적인 한국)’이란 얘기를 많이 하는데, 우리 먹거리에서도 이러한 성향이 나타난다. 한국에서 외국 음식이 재해석되거나 재창조되는 경우가 다른 문화권보다 더욱 역동적으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트위터에 올려진 한국식 피자(왼쪽), 한국식 치킨(오른쪽) [트위터, 123RF]

트위터에 올려진 한국식 피자(왼쪽), 한국식 치킨(오른쪽) [트위터, 123RF]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치킨이 대표 사례다. 치킨과 매콤달콤한 고추 양념과의 만남은 외국인도 엄지를 치켜세우는 ‘꿀조합’이다. 물론 한국인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 외에도 간장, 마늘, 치즈 등 다양한 소스를 개발해 치킨을 버무린다.


이규민 교수는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한식이 ‘K-치킨’이라는 농림축산식품부 조사도 있듯이,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음식들이 한국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음식으로 세계인들에게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피자도 마찬가지다. 한국식 피자 위에는 불고기부터 김치까지 해마다 새로운 토핑들이 올려지기 바쁘다. 피자 치즈보다 토핑이 주인공처럼 느껴질 정도다. 피자 자부심이 높은 이탈리아인이 보면 화를 낼지도 모를 비주얼이다.


2020년 미국 스포츠 채널 ESPN이 한국프로야구 개막전을 미 전역에 생중계할 당시에는 경기장 내 한국의 피자 광고판이 노출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경기후 현지 야구팬들은 트위터를 통해 “이 경기에서 가장 먼저 본게 피자 광고다”, “네 가지 토핑이 장식된 저 피자를 아침에 일어나서도 잊을 수 없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기발한 제빵 아이디어’…K-디저트 인기
크로플(왼쪽), 파리바게뜨의 약과 타르트 [우리의식탁, 파리바게뜨 제공]

크로플(왼쪽), 파리바게뜨의 약과 타르트 [우리의식탁, 파리바게뜨 제공]

최근에는 이러한 사례가 디저트 분야에서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국의 우수한 제빵 기술 덕분에 서양식 빵들이 한국인의 손을 거쳐 ‘K-디저트’로 전파되고 있는 것이다. 그대로 빵을 만드는 관습적 제빵이 아니라 창의적으로 다시 만들어진 디저트들이다. 국내를 넘어 일본 등으로 확산된 ‘뚱카롱’과 ‘크로플’이 그 예이다. 뚱카롱은 기존의 마카롱에 필링을 가득채워 ‘뚱뚱하게’ 만든 것을 말한다.


갖은 토핑을 비롯해 뚱카롱처럼 크림이나 필링 등의 속재료를 가득 넣는 것이 한국식 제빵 특징 중 하나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에서 먹는 빵들은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한국과 달리 단순한 맛과 기본 형태의 빵들이 많다.


한국인은 크루아상도 가만두지 않았다. 이를 와플팬에 넣고 납짝하게 굽기 시작한 것이 열풍을 몰고온 ‘크로플’의 탄생이다. 크로플에 누룽지나 붕어빵도 사용하며 종류는 더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에서 일단 한 번 유행이 되면 모두가 이를 해체하고 새롭게 만드는 특성이 강하다. 최근 유행한 약과 역시 만두 약과, 약과 스콘, 약과 아포가토 등으로 변형되는 중이다.

설탕 뿌리고 감자 붙이고…‘코리안 콘도그’
한국식 핫도그[123RF]

한국식 핫도그[123RF]

미국에서 건너온 핫도그도 더 화려하게 달라졌다. 안에 치즈를 넣고, 겉에는 설탕을 버무린 것도 모자라, 케첩과 머스터드 소스까지 가득 뿌린다. 식감의 재미를 위해 자른 감자를 더덕더덕 붙이기도 한다. ‘코리안 콘도그(Korean Corndog)’로 불리는 한국식 핫도그의 재탄생이다. 바삭, 달콤, 고소함이 모두 들어간 맛에 외국인의 호응은 점점 커지고 있다. 코리안 콘도그는 원조국인 미국에 역수출하는 대표 간식중 하나며, 최근에는 유럽이나 베트남, 일본 등의 아시아 지역에서도 인기가 높다.


이규민 교수는 “다행히 ‘케이푸드(K-Food)’라는 표현에는 우리가 재창조한 먹거리를 아우르고 있다”며 “전통 한식은 아니지만 이러한 K-푸드의 인기는 다양성과 창의성을 가진 우리 먹거리의 경쟁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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