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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없는 고기’의 시대가 열린다…‘가짜 고기’ 비욘드미트 먹어보니

마침내 ‘고기 없는 고기’의 시대가 시작됐다. 콩과 버섯, 호박에서 추출한 100% 식물성 성분으로 만들었는데도 ‘진짜 고기’와 같은 맛을 내는 가짜 고기 ‘비욘드미트’(Beyond Meat)가 한국에 상륙했다. SNS의 ‘젊은 미식가’들이 진작부터 움직였다. 빠르게 늘고 있는 20~30대 채식주의자는 물론 새로운 미식의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이 ‘비욘드미트’의 후기를 쏟아내고 있다.


동원F&B는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식물성 고기 생산 업체인 비욘드미트와 국내 독점 공급 계약을 맺고, 현재 동원몰과 BGF리테일의 온라인 푸드마켓인 헬로네이처 등에서 판매 중이다. 227g에 1만 1900원. 최첨단 ‘푸드테크(Food-Tech)’로 태어난 ‘가짜 고기’는 같은 무게의 한우보다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하지만 일반 고기보다 단백질과 철분 함량은 높으면서도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은 월등히 낮아 건강과 다이어트를 염두하는 사람들도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전 세계에서 2500만 개가 넘게 팔린 비욘드미트를 제대로 맛 보기 위해 최근 이태원을 찾았다. 

‘고기 없는 고기’의 시대가 열린다…

몽크스부처에서 판매 중인 비욘드미트 햄버거는 숯불에 구운 듯한 불맛과 입 안 가득 감도는 육즙이 진짜 고기를 먹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사진=몽크스부처]

‘채식주의자들의 천국’으로 떠오른 이태원 ‘비건 로드’. 이 곳에 위치한 채식 식당에서 판매하는 버거와 피자가 최근 입소문을 탔다. 서울 한남동의 ‘몽크스 부처’((Monk’s Butcher)가 바로 그곳이다.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지나치기 십상인 ‘몽크스 부처’는 2030 채식주의자와 채식을 경험하고자 하는 일반인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곳이다. 몽크스 부처에선 비욘드미트를 이용해 햄버거와 피자, 헝가리식 랑고스를 선보이고 있다.


‘비욘드미트’는 첫인상부터 압도적이다. 빵 사이에 자리 잡은 ‘가짜 고기’는 ‘진짜 고기’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완전히 익혔는데도 ‘미디엄 레어’(medium-rare)로 구운 듯 붉은색이 선명했다. 고기를 자를 땐 서걱거리는 칼질 소리까지 들린다. 무엇보다 100% 식물성 고기인데도 숯불에서 구운 듯한 ‘불맛’과 ‘육즙’이 입안 가득 퍼진다는 점이 놀랍다. ‘식물성 고기’라고 말하지 않는다면 누구라도 속을 법하다.


동원 F&B 관계자는 “비욘드미트는 식물성 단백질을 추출해 섬유질, 효모 등 여러 식물성 원료와 혼합해 실제 고기와 매우 흡사한 맛과 식감을 냈다”며 “뿌리채소인 비트로 붉은 고기의 색감을 살리고 코코넛 오일로 육즙을 재현했다”고 설명했다. 

‘고기 없는 고기’의 시대가 열린다…

햄버거와 피자, 랑고스 등을 만드는 데에 사용되는 비욘드미트 [사진=몽크스부처]

비욘드미트를 맛 본 사람들의 반응도 좋다. 특히 채식주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올해로 비건 생활 3년차. 한국에서 회원수 7000여 명의 ‘서울 베지 클럽 페이스북 그룹’을 운영하는 캐나다인 마리 프레넷(Marie Frenette) 씨는 “생긴 것도 고기처럼 보여 깜짝 놀랐는데 고기 패티를 먹을 때와 식감과 맛이 거의 유사해 더 놀랐다”며 “채식주의자도 식물성 고기이기 때문에 접근이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몽크스 부처에서 일하는 채식주의자 홍기주 씨도 “비욘드미트를 처음 먹었을 때 풍기는 스모키한 향에 놀랐다“며 “기존의 콩고기와 달리 콩냄새가 나지 않아 좋았다”고 평가했다.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비욘드미트는 훌륭한 선택지다. 최근엔 채식을 하지 않더라도 건강이나 환경 보호, 동물복지 등 다양한 이유로 고기를 줄이려는 사람들이 대체 육류를 선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고기 없는 고기’의 시대가 열린다…

비욘드미트로 만든 헝가리식 랑고스 [사진=몽크스부처]

마리 프레넷 씨는 “비건 제품은 비건만을 위한 제품이 아니다. 섭취하는 사람들 역시 대부분 논(non) 비건인 경우가 많고,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호기심에 섭취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는 추세다”라고 말했다.


물론 채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비욘드미트는 100% 고기와 같은 맛은 아니다. 고기의 식감을 대체로 잘 재현했지만, 조직감과 응집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식물성 고기라는 새로움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미식 경험이 되고 있다.


온라인몰에서 비욘드미트를 구매해 함박스테이크처럼 요리해 먹었다는 최연수 씨는 “고기처럼 씹는맛이 느껴지진 않지만, 숯불향이 나서 고기를 먹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평소 고기를 좋아하지만 육식을 줄여볼까 생각 중이다. 이정도까지 흡사하고 좋은 맛을 낸다면 채식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고 덧붙였다.


[리얼푸드=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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