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끊을 필요없다? “하루 두 끼만 채식해도 환경효과 비슷”
[리얼푸드=육성연 기자]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전 세계가 식물성 기반의 식품 연구에 집중하는 반면 축산업은 온실가스의 주범중 하나로 지목당하고 있다. 하지만 한 연구에서는 그렇다고 식단에서 완전히 붉은 고기를 뺄 필요는 없다라는 결론이 나왔다. 지속가능성을 위해 모두가 비건(vegan·고기는 물론 유제품도 먹지 않는 완전 채식)이 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현재보다 고기 섭취를 많이 줄여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지속가능성과 건강이라는 목표를 충족하려면 무조건 ‘붉은 고기를 아예 먹지 말라’는 주장보다 더 효과적인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국제학술지 ‘지구환경변화’(Global Environmental Change, 2020)에 실린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140개국의 식단을 대상으로 물 발자국, 온실가스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비건 식단과 하루에 두 끼만 채식하는 식단의 환경보호 효과는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 한 끼는 고기를 먹어도 그 효과가 유사하다는 분석이다. 이는 비건으로 식단을 바꿀 경우 전 세계 온실가스 감축의 효과가 가장 크다는 기존 연구들과 다른 내용이다.
연구팀은 일반적으로 동물성 식품 섭취를 줄이는 것은 가장 기후친화적인 선택이지만 그 효과는 하루에 두 끼만 채식을 해도 동일하게 나타난다면서 붉은 고기 섭취를 “지금보다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하루에 한 번 동물성 식품을 먹는 일은 이를 좋아하는 이들의 욕구 충족과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최선의 절충안”이라고 했다.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기 섭취를 줄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연구팀은 로컬푸드 섭취 또한 실제로 기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동거리가 먼 수입산 대신 신선한 현지 식재료를 먹는 것이 온실가스 감축이나 생물의 다양성, 토지보호 등 지속가능한 방식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즉 가공식품과 고기 섭취를 현재보다 줄이고, 현지에서 자란 건강한 식물성 식품을 주로 먹는 것이 지구환경과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라는 결론이다.
이에 대해 미국의 유명 영양학자 마리온 네슬레 (Marion Nestle)박사는 미국 매체 이팅웰을 통해 “다행히도 지속가능성을 위한 최상의 식단은 건강과 장수를 위한 최고의 식단과 동일하다”며 “이는 지중해 식단처럼 고기섭취는 줄이고 식물성 위주로 구성된 식단”이라고 말했다. 지중해식단은 ‘2019년 최고의 식단’(US 뉴스앤월드리포트)으로 선정된 바 있다. 과일과 채소, 견과류, 씨앗, 콩, 통곡물, 올리브오일이 기본으로 구성된 식물성 위주의 식단이지만 여기에는 소량의 육류 섭취와 계란도 포함된다.
그는 “음식점이나 포장 요리보다 집에서 요리를 하는 것이 더욱 지속가능한 방식”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식재료의 선택과 조리, 음식물 쓰레기 등의 문제를 환경과 건강에 이로운 방향으로 통제하기가 보다 쉽기 때문이다. 네슬레 박사는 “평소 유기농을 자주 구입하고, 동물성 식품을 살 때는 ‘동물복지 인증’을 확인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접시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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