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육, 보다 안전하게 먹는 방법
가공육, 조리법에 따라 발암물질 함량 달라져
데치거나 물에 끓여먹어야 가장 효과적
익혀 먹어야 식중독 예방도
개봉후 바로 먹고, 이상한 냄새 난다면 바로 버려야
[리얼푸드=육성연 기자]가공육은 붉은 육류보다 관상질환 위험이 높다는 연구가 지난해 국제학술지 ‘식품 과학 및 영양에 대한 비판적 리뷰’에 실렸다. 30년간 140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붉은 고기류를 50g먹을수록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은 9% 증가, 가공육은 18% 증가했다. 가공육의 과도한 섭취가 붉은 고기보다 더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는 대장암 유발 위험성이 적색육보다 가공육에서 더 높게 나타나는 연구들과 같다.
가공육은 이미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로부터 낙인 찍힌 음식이다. IARC는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Group1)로 지정하면서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으면 직장암에 걸릴 위험이 18%로 높아진다”고 경고한 바 있다.
가공육은 붉은 고기에 발색 및 보관, 맛 등을 위해 여러가지 인공첨가물을 넣는다. 가급적 신선한 식재료를 먹는 것이 좋지만 가공육을 먹게 된다면 보다 안전한 섭취방법이 필요하다.
가공육은 조리법에 따라 발암 위험성이 달라진다. 캠핑에서 먹는 바비큐 조리시 소시지를 직접 불에 닿게 하는 숯불구이는 가장 좋지 않은 조리법이다. 인제대 환경공학과 박흥재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조리법에 따른 가공육의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벤조피렌 등) 함량을 분석한 결과 숯불구이로 조리한 가공육이 1g당 12.7-367.8 ng(나노그램)으로 가장 많이 검출됐다.
가장 좋은 조리법은 데치거나 삶은 방법이다. 물에 데치거나 끓이면 트랜스지방과 인공첨가물은 물론, 다량의 염분도 물에 빠져나오면서 기존 제품보다 함량이 훨씬 줄어든다. 이 때는 가급적 가공육을 잘게 썰어야 효과가 커진다.
구워서 먹던 소시지나 햄을 구워먹기 보다 물에 데쳐 먹으면 물론 맛이나 식감이 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건강을 위해서는 보다 안전한 방법이다. 발암 위험성 뿐 아니라 보틀리누스(botulinus) 식중독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보틀리누스는 라틴어로 ‘소시지’를 뜻하는 단어(botulus)에서 나왔다. 18~19세기 독일에서 사람들이 소시지를 먹고 식중독 증상을 일으킨 것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현재는 기술의 발달로 가공육을 먹고 보틀리누스 식중독을 일으키는 사례가 드물지만 제품 가공시 살균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식품을 잘못 보관한 경우, 개봉후 오랜시간 방치된 경우라면 균이 서식할 수 있다. 특히 간 기능이 미숙한 영아들은 미량의 균에 노출되어도 신경마비 증상 등 을 보일 수 있다. 보틀리누스 역시 가열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보툴리누스는 높은 온도에서 오랫동안 가열시 단백질의 입체구조가 변형되면서 독성이 사라진다.
가공육은 과도한 섭취를 줄이는 것이 우선이지만 보다 건강한 섭취를 위해서는 구입시 첨가물과 나트륨 등 영양성분을 비교해 구매한다. 캔이나 통조림에 들어있는 가공육을 그대로 먹는 것 보다 한 번 더 익혀서 먹고, 직화구이 대신 가능한 데치거나 끓여서 먹는다. 개봉 후에는 바로 섭취하며, 이상한 냄새가 날 경우에는 맛을 보는 것도 위험하므로 그대로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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