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유병재 말고, 스탠드업 코미디 하는 사람들

스탠드업 코미디는 유병재만 하는 것이 아니다. 알고 보면 알게 모르게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여섯 명의 스탠드업 코미디언들을 찾아가서 물어봤다. 어떻게 시작해서, 지금까지 오게 되었는지를.

강석일

  1. 34세 / 콘텐츠 회사 기획실장, 스탠드업 코미디언
유병재 말고, 스탠드업 코미디 하는

1.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게 된 이유는?

 

회사에서 본격적으로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했는데, 스탠드업 코미디는 소품 필요 없이 대본만 있으면 되니 가장 비용이 적게 들었다(웃음). 무엇보다, 원래 유튜브에 올라온 스탠드업 코미디 영상은 많이 보면서 좋아하기도 했다.

 

2. 스탠드업 코미디를 할 때 가장 많이 다루는 내용은?

 

주로 사회 풍자. ‘코미디(comedy)’라는 단어 자체가 사회 풍자를 내포한다고 생각한다.

 

3. 공연할 때 가장 힘들고 어려운 점은?

 

대본 쓰는 게 제일 힘들다. 재미있는 게 제일 중요한데 그 와중에 정치적인 올바름을 어떻게 유지하느냐도 많이 신경 써야 한다.

 

4. 그럼에도 스탠드업 코미디를 계속하는 이유는?

 

자기 생각을 잘 정리해서 말했을 때의 쾌감이나 후련함 같은 게 있다.

 

5. 앞으로의 계획은?

 

내가 옳다 그르다, 라고 생각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내가 지향하는 바에 대해 계속 코미디로 얘기하고 싶다.

 

6. 이 기사를 읽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 사람들의 드립 역량이 뛰어나다. 그러니 좀만 기다려보면 뛰어난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나타나지 않을까? 그때까지 어떻게든 살아남을 테니 눈에 띄게 되면 한번 봐 달라.

이지현

  1. 28세 / 전업 스탠드업 코미디언
유병재 말고, 스탠드업 코미디 하는

1.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게 된 이유는?

 

원래 공채 코미디언이 꿈이라 학과도 코미디 관련된 걸로 들어갔다. 제대하고 나서는 대학로에 있는 갈갈이 극단을 들어갔는데 갑자기 갈갈이 극단이 없어졌다. 방송국 시험만 보고 기다렸는데 2년째 공채가 안 뜨니 회의감이 오더라. 그러던 중에 우연히 홍대서 스탠드업 코미디를 보러 갔는데, 너무 멋있고 무대에 서고 싶어서 바로 시작했다.

 

2. 스탠드업 코미디를 할 때 가장 많이 다루는 내용은?

 

주로 살면서 웃겼던 에피소드 같은 공감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다.

 

3. 공연할 때 가장 힘들고 어려운 점은?

 

지금까지 해왔던 콩트는 보통 2명이 했다. 일본 만담의 보케와 츳코미처럼. 근데 스탠드업 코미디는 혼자서 다 해야 해서 그 압박감이 큰 게 좀 어렵다.

 

4. 그럼에도 스탠드업 코미디를 계속하는 이유는?

 

제약이 없다. 방송용 개그는 많은 금기가 있는데 스탠드업은 그런 부분에서 좀 자유롭다.

 

5.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은 공연에서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5분밖에 안 되는데, 조금이라도 그 시간을 늘리고 싶다. 그리고 솔직히 이걸 통해서 돈을 벌고 싶다. 최소한의 생계는 영위할 수 있을 정도로.

황윤승

  1. 28세 / 전업 스탠드업 코미디언
유병재 말고, 스탠드업 코미디 하는

1.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게 된 이유는?

 

전역하자마자 극단으로 들어갔는데, 처음에 내가 생각했던 거랑 너무 달랐다. 평소에 내가 웃기는 스타일하고도 다르고. 그러다 우연히 스탠드업 코미디를 봤는데 너무 제 스타일이어서 극단 일을 관두고 넘어와서 이 일을 하고 있다.

 

2. 스탠드업 코미디를 할 때 가장 많이 다루는 내용은?

 

일상생활에서 주는 재미들을 잘 풀어서 다른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게 하는 코미디를 하고 있다.

 

3. 공연할 때 가장 힘들고 어려운 점은?

 

이야기가 물리고 물리게 하면서 웃기는 게 어렵다. 또 무대에 섰을 때 혼자서 받는 위압감도.

 

4. 그럼에도 스탠드업 코미디를 계속하는 이유는?

 

내 멘트에 사람들이 웃었을 때 느끼는 기분이 돈보다 가치가 큰 것 같다.

 

5. 앞으로의 계획은?

 

제 이름 석 자를 걸고 하는 쇼를 만들고 싶다. 최종 목표는 전 세계 원정 코미디를 하는 거다.

 

6. 이 기사를 읽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미국에서는 우리가 저녁에 술집 찾듯이 스탠드업 코미디 클럽 찾는 게 일종의 문화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문화를 많이 넓히고 싶다.

손동훈

  1. 27세 / 전업 스탠드업 코미디언
유병재 말고, 스탠드업 코미디 하는

1.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게 된 이유는?

 

시청자 입장에서 공개 코미디나 콩트 기반 코미디에 대한 지겨움이 있었다. 그러다 스탠드업 코미디 영상을 찾아봤는데, 조회 수도 높고 젊은 사람들 반응도 좋더라. 그래서 도전을 결심했다.

 

2. 스탠드업 코미디를 할 때 가장 많이 다루는 내용은?

 

누구나 좋아하는 섹스. 그리고 종교와 정치도 다룬다.

 

3. 공연할 때 가장 힘들고 어려운 점은?

 

혼자 올라가서 무게를 짊어지는 점. 그리고 사람들의 반응. 재밌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반응 없고, 그냥 던졌는데 사람들이 포복절도하기도 한다. 그걸 예측하기가 되게 어렵다.

 

4. 그럼에도 스탠드업 코미디를 계속하는 이유는?

 

공개코미디에 비해 한 명 한 명의 특색을 존중하는 문화. 자신만의 스타일을 살릴 수 있다. 그리고 재미있고 없고를 방송국에서 결정하는 게 아니라 관객들이 결정하는 게 좋다.

 

5. 앞으로의 계획은?

 

미국에서는 유명한 스탠드업 코미디언은 전미 투어를 돈다. 한국에서 그걸 하고 싶다. 좀 길게 보면, 대한민국에도 스탠드업 코미디 클럽을 많이 만들고 싶다.

 

6. 이 기사를 읽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기사 많이 공유해주시고 공연 많이 찾아와 주세요.

한기명

  1. 25세 / 연극배우 겸 스탠드업 코미디언
유병재 말고, 스탠드업 코미디 하는

1.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게 된 이유는?

 

7살 때 교통사고로 중환자실에서 식물인간으로 반년 있다가 깨어났다. 그러다가 병실에서 개그콘서트를 보면서 사람들에게 웃음과 재미와 감동을 선물할 수 있는 직업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지금은 스탠드업 코미디언을 하고 있다.

 

2. 스탠드업 코미디를 할 때 가장 많이 다루는 내용은?

 

내 핸디캡인 장애를 소재로 쓴다. 장애에 관련된 이야기를 한다.

 

3. 공연할 때 가장 힘들고 어려운 점은?

 

대본을 쓰는 게 제일 어렵다. 특히 나는 소재의 특수성이 있다 보니, 어떻게 하면 내용을 자연스럽게 전달할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4. 그럼에도 스탠드업 코미디를 계속하는 이유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다. 국내 최초의 ‘장애인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라는 꿈.

 

5.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 10월쯤에 거리에서 버스킹으로 스탠드업 코미디를 한 10~15분짜리를 해보려고 한다.

 

6. 이 기사를 읽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장애인들이 뭘 하려고 하면 “할 수 있을까? 저런 걸 어떻게 해?”라는 시선이 많은 것 같다. 특히 어르신들. 직접 보고 나서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홍수민

  1. 21세 / 전업 스탠드업 코미디언
유병재 말고, 스탠드업 코미디 하는

1. 스탠드업 코미디를 하게 된 이유는?

 

고등학교 때부터 개그를 준비했다. 그런데 어느새 사람들이 공개코미디 문화를 지겨워하니까 곧 없어질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우연히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문화를 알게 되었다. 로또를 맞은 기분이었다. 바로 시작했다.

 

2. 스탠드업 코미디를 할 때 가장 많이 다루는 내용은?

 

사회 초년생이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서 많이 한다. 사람이 한 번쯤 살면서 겪었을 만한 공감되는 이야기. 20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를 한다.

 

3. 공연할 때 가장 힘들고 어려운 점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능력치가 되게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 더 접해보고 경험해보고 공부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4. 그럼에도 스탠드업 코미디를 계속하는 이유는?

 

개그맨은 개그맨과 개그맨 지망생으로 나뉘는데, 스탠드업 코미디언은 유명하다 못하다 정도의 차이일 뿐이라서. 서열화나 기수문화 같은 것도 없다. 다 같이 동료다.

 

5. 앞으로의 계획은?

 

8월에 1시간짜리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인 목표가 있다면 유명한 토크쇼의 호스트나 MC를 해보고 싶다.

 

6. 이 기사를 읽을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문화가 이제 한국에도 정착하는 시기가 온 것 같다. 열심히 하고 있을 테니, 많은 관심 부탁한다.

 

필자: 박종우

필자 Twenties Timeline (블로그, 트위터, 페이스북)

20대의 누군가는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실시간
BEST
ppss
채널명
ㅍㅍㅅㅅ
소개글
필자와 독자의 경계가 없는 이슈 큐레이팅 매거진 - pps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