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상자에 100만원” 기업들이 내놓은 초고가 선물세트 수준
코로나19가 사회 전반에 영향을 안 끼친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바꿔놓은 이 시점, 그럼에도 시간은 흘러 어느덧 명절이 다가왔는데요. 평소 잘 보지 못하던 친지들과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명분이 돼 준 명절도 올해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쉽지 않게 됐습니다. 그러나 오고 가는 명절 인사는 코로나19도 막지 못할 텐데요. 오랜만에 보는 친지들에게 인사를 건넬 때 빈손으로 하기보다 샴푸, 스팸, 참치캔 등 선물세트를 보내는 경우가 많죠.
특히 코로나19가 번진 뒤로는 직접 만나 선물을 건네기보다 친 적 집으로 선물세트를 바로 배송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현재 코로나19로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가 사회란을 장식하고 있지만, 추석 선물세트 관련해선 사정이 사뭇 다릅니다. 오히려 초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들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건데요. 과연 어떤 선물세트가 소비자들이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추석선물세트로 참치를 받았다고 하면 보통 캔 통조림 안에 들어있는 참치를 떠올릴 텐데요. 올해는 비싼 몸값을 자랑하기로 유명한 참치 회가 추석선물세트로 선보이게 됐습니다. 동원산업은 추석을 맞아 국내 최초로 100만 원에 달하는 프리미엄 참치 회 선물세트를 기획해 시장에 선보였는데요. ‘동원 북대서양 참다랑어 명품 세트’라는 이름으로 판매된 이 제품은 올해 8월 사전 예약을 개시한지 하루 만에 전량이 완판됐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해당 선물세트에 포함된 참치는 북대서양 참다랑어로 전 세계에서 포획되는 참다랑어 가운데 0.4% 불과할 정도로 희소가치가 높은데요. 시중에 참치횟감으로 많이 사용되는 지중해 양식 참다랑어의 1.5배 가격에 판매되는 고급 어종으로 분류됩니다. 이번 선물세트에는 참다랑어의 뱃살, 속살, 등살 등 총 2kg의 중량이 담겼는데요.
동원산업 관계자는 이번에 출시한 참다랑어 명품 세트를 두고 “참치가 편백나무 상자에 담겨 배송되기에 상자째로 회를 냉장시켜 먹으면 더욱 깊은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을 즐길 수 있다”라며 “이번 기획 세트에는 생고추냉이 뿌리와 고추냉이 강판도 함께 제공된다”라고 말했습니다.
초고가 프리미엄 참치 외에도 유통업계에서는 명절에 고향에 방문하지 못하는 대신 고가의 선물을 하고자 하는 이들의 지갑을 겨냥해 각종 프리미엄 상품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특히 고가 선물세트라고 하면 흔히들 백화점을 떠올리기 쉽지만 올해는 편의점 업계의 초고가 선물 마케팅이 두드러집니다.
기업별로 살펴보자면, GS25는 3830만 원에 달하는 2.03캐럿 다이아몬드와 1000만 원짜리 명품 와인 세트를 추석 선물 세트로 내놓았는데요. 세븐일레븐은 900만 원에 달하는 위스키를, CU는 지금껏 편의점에선 눈 씻고 찾아볼 수 없었던 상품을 판매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다름 아닌 요트인데요.
CU는 이번 추석을 맞아 현대요트의 ‘BAVARIA’ 시리즈 6종을 판매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요트의 가격대는 2억 4천만 원에서 최고가는 9억 600만 원에 형성돼 있는데요. 보트는 구매자가 원하는 대로 내부 레이아웃 변경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외 유통업계를 꽉 잡고 있는 신세계에서도 추석맞이 특별 기획상품을 공개했는데요. 신세계그룹 계열사인 이마트 24는 SSG 랜더스 창단을 기념해 순도 99.99%로 제작된 순금 메달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메달 양면에는 타자의 상반신 이미지와 SSG 랜더스 엠블럼 이미지가 새겨져 있는데요. 해당 메달의 가격은 299만 원에 책정돼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 어두워진 와중, 역설적으로 초고가 프리미엄 추석선물세트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을 두고 유통업계가 코로나19에 짓눌린 소비 심리가 명절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리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는데요.
실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맞이한 지난해 추석 연휴 기간, 백화점에선 명품 매출이 큰 폭으로 뛰어올랐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언론에 공개한 ‘8월 주요 유통 업체 매출 동향’ 자료에 의하면, 신세계·현대·롯데 등 주요 백화점의 매출은 2019년 대비 19.4% 감소했으나, 명품에 한해서 만큼은 오히려 같은 기간 27.6% 늘었습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나를 위한 소비 등 보복 소비 트렌드가 짙어지고 있다”라며 “초고가 프리미엄 선물세트는 이러한 수요층을 잡아끌고자 하는 기업들의 전략으로 볼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외 백화점에서도 원조 프리미엄 선물세트라고 할 수 있는 한우 등 정육 선물세트 물량을 다가오는 추석을 맞아 대폭 늘렸는데요. 특히 현대백화점의 경우 100만 원 이상의 초 프리미엄 선물세트 물량을 전년도 대비 50%나 늘렸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명절을 맞이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끄는 특색 있는 고가의 선물세트들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이 가운데 여러분들을 혹하게 만든 상품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