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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뚜기 3세’ 함연지도 다녔다는 영어유치원의 등록금 금액 수준

재벌가의 자녀교육법은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사안 중 하나인데요. 최근 오뚜기 회장의 딸이자 뮤지컬 배우로 활동중인 함연지씨가 자신의 영어 비결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4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로도 활동 중인 그녀는 ’영어는 어떻게 잘하게 된 것인가‘라는 물음에 영어공부를 좋아했기도 하지만 “영어 유치원을 다녔어요!”라고 밝혔는데요.


영어 유치원은 영유아 자녀를 둔 많은 학부모들이 자녀를 등원시키고 싶어 하는 곳이지만 워낙 경쟁률이 치열한 데다 최근엔 등록금마저 대학등록금과 맞먹을 정도로 오르고 있어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3살짜리도 재시험을 거쳐 겨우 입학한다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리는 영어 유치원의 실태에 대해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그간 언론에서는 고3들의 입시전쟁에 대해 주로 다뤘지만, 영유아 학부모들 사이에선 ’생애 첫 입시전쟁은 유치원에서부터 시작된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일반 유치원에 갈지, 영어 유치원에 갈지를 정하는 것에서부터 1.2.3 희망 칸에는 어느 유치원을 적어내야 좋을지 등 영유아 학부모들이 고민해야 할 가짓수는 여간 많은 게 아닙니다. 유치원 등록을 앞둔 11월의 학부모들은 고3을 뒷바라지하는 학부모처럼 깊은 고민에 빠지는데요.

사실 흔히 ’영유‘로 불리곤 하는 영어 유치원은 유아교육법을 따르는 정식 유치원이 아닙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유아를 대상으로 영어교육을 하는 학원으로 분류되는데요. 이 때문에 원아 선발 역시 교육부 주관이 아닌 개별 영어 유치원이 자체적으로 선발합니다. 현재 대다수의 영어 유치원은 입학금 선착순제를 시행하는데요.


입학금을 빨리 내는 순서대로 등록이 결정되는 것이죠. 이 때문에 일부 영어 유치원은 1초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경우가 많아 학부모들은 가족, 지인들을 총동원해 우선 중복 입금을 하는 방식을 택하기도 하는데요. 조금이라도 돈을 더 빨리 보내기 위해 얼굴 인식과 지문인식 중 어느 것이 더 송금이 빠른가를 비교하고, 해당 유치원과 같은 은행 계좌를 트는 것은 기본입니다.

대치동에서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박모 씨는 “10시부터 입금인데 9시 59분 59초에 입금해서 탈락한 경우도 봤다”라며 “예전엔 대부분 6살부터 영어 유치원에 보내는 추세였지만, 지금은 6살은 늦고 4살부터 보내는 분위기이다”라고 전했습니다. 

최근에는 4세부터 레벨테스트를 거쳐 선발하는 곳도 많아졌는데요. 돈이 있다고 다 갈 수 있는 것이 아니죠. 서울 소재의 모 영어 유치원은 1차 시험에서 상위 5% 안에 들고, 2차 시험까지 통과한 아이에게만 입학 자격을 줍니다. 일부 학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레벨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게 하려고 별도의 과외를 시키기도 하는데요.

영어 유치원 레벨테스트 대비 수업을 진행하는 과외교사 A 씨는 “보통 아이들이 한 자리에 계속 앉아있는 것 자체를 힘들어하기 때문에 연필 잡는 법을 비롯해 시험 치르는 동안 앉아있는 습관도 잡아줘야 한다”라며 “보통 서너 번 정도 재시험을 치르는 게 보통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터넷상에서는 유치원 레벨테스트 기출문제, 합격 수기가 담긴 이른바 ’영어 유치원 족보‘가 5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데요.

그렇다면 영어 유치원의 학비는 어느 정도 일까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서울 소재의 유아대상 영어학원의 등록금 현황을 분석해 발표한 결과를 보면, 영어 유치원의 학비는 연평균 1244만원입니다. 4년제 대학 연간 등록금이 평균 667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대학 등록금보다 약 1.9배 비싼 것인데요. 이 중 가장 높은 등록비를 자랑하는 영어 유치원의 학비는 2692만원에 달했습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는 “아이가 영어 유치원을 졸업하고 사립초등학교에 입학한다고 가정하면 8년간 아이에게 드는 학비는 최대 1억3500만원에 달한다”라며 “이러한 고비용의 교육은 영어 유치원에서 시작해 외고,자사고,특목고로 이어지는 특권교육 트랙을 한층 공고히 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비싼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영어유치원 수는 전국적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요. 2013년 315개에 달했던 영어유치원수는 지난 2018년까지 659개로 5년 새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서너 살 유아기에 일찍이 영어를 선행 학습하는 것이 생각보다 영어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순천에 위치한 모 대학의 소아정신과 교수는 “본격적인 학습 인지기능이 형성된다고 보는 시기가 6세”라며 “그 전에 너무 일찍이 무리한 학습을 강요할 경우 학습에 대한 호기심 발달이 저해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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