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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by 노컷뉴스

성소수자 "검사 피하는 이유? 아웃팅은 목숨 문제"

인터뷰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마스크도 안쓰고 클럽?

성소수자 커뮤니티에서도 비판 목소리 나와

일명 '찜방', 극소수 성소수자들의 일탈 장소

아웃팅이 가장 문제, 극단적 선택 고려하기도

감염 시발점 클럽인지만 공개 안하면 용기낼듯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성소수자 A씨


1부에서 전직 역학조사관과의 인터뷰도 여러분 들으셨습니다마는 그 당시 이태원 클럽에 갔던 사람들. 찾으려면 다 찾을 방법은 있다. 다만 시간이 걸린다는 거죠. 그래서 한시라도 급한 이 상황에서 그런 강제적인 방법에 들어가기 전에 자발적으로 나와달라. 나와서 검사를 받아달라는 게 애타는 호소였습니다. 이번 이태원클럽 사태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지점이 바로 이 지점이죠. 성소수자들이 주로 찾던 클럽들이 대상이다 보니까 그 방문자들이 신천지 때처럼 숨어들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저희 제작진에게 한 성소수자가 인터뷰를 요청해 왔습니다. 저희 제작진은 우리 사회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건 이들이 빠른 시간 안에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게 하는 거고 그걸 위해 가장 필요한 건 무언지를 당사자들로부터 직접 들어보는 게 공익에 부합하겠다고 판단을 했습니다. 이들이 왜 선뜻 나서지를 못하는 건지 어떻게 설득을 하면 좋을지 성소수자 한 분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죠. 신원보호를 위해서 음성변조를 하고요. 편의상 A씨로 부른다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나와 계십니까?


◆ 성소수자>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저희 제작진에게 직접 인터뷰를 요청하셨다고 들었어요.


◆ 성소수자> 네.


◇ 김현정> 하고 싶은 말씀들이 많으셨던 건가요?


◆ 성소수자> 그동안 좀 언론에 비춰진 모습들, 그런 것들이 사실 실상이랑 조금 다른 점, 그리고 저희들이 처한 상황, 그런 것들을 좀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 김현정> 하나하나 좀 풀어보죠. 일단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었어요. 그 (클럽발 감염이 발생했던) 기간이.


◆ 성소수자> 네. 일단은 용인 66번 확진자분께서도 스스로 말씀을 해 주셨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를 그 기간에 지키지 않은 점은 저희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제가 속해 있는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고요.


◇ 김현정> 그 성소수자들 커뮤니티에서도 ‘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마스크도 안 쓰고 갔느냐’ 이런 비판들이 나와요?


◆ 성소수자> 네,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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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집단감염 확산으로 정부는 4월 24일부터 5월 6일 사이 이태원 인근 업소 방문자 전원을 진단검사 대상으로 정했다. (사진=연합뉴스)

◇ 김현정> 그 블랙수면방 같은 경우는 사실 클럽보다 더 생소해서. 그곳은 감염에 더 취약한 곳인가요?


◆ 성소수자> 사실 블랙수면방은 강남에 위치해 있는 상호명이고요. 다른 수면방들도 서울에 다수 존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찜방이라고 불리는데 우리가 아는 찜질방하고는 좀 완전히 다른 곳입니다. 안에 좀 들어가 보면 샤워시설이 갖춰져 있고, 마스크는 당연히 쓰지 않겠죠. 성행위를 하기 위한 도구들이 비치가 되어 있는 등 진짜 욕구해소를 위해 찾는 장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 이제 코로나 감염자가 그 장소를 방문했을 때 당연히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저를 포함해서 대다수 게이 분들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을 오히려 경계하거나 하는 그런 분위기입니다. 당사자도 그곳을 다녔다는 사실을 주변에 말하지 않고 숨기고요. 하지만 일부 언론에서 그곳을 마치 게이들이 자주 즐겨 찾는 곳이라고 설명을 하지만 그곳을 찾는 사람들은 성소수자들 중에서도 극히 일부, 그러니까 극소수의 일탈로 봐야지 모든 성소수자들이 그럴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저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성소수자들 사이에서 아주 ‘일탈의 장소, 지탄받는 장소로 그동안에도 인식돼 왔던 곳’이라는 말씀이에요.


◆ 성소수자> 네, 맞습니다.


◇ 김현정> 상당히 그럼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굉장히 취약했던 곳이네요?


◆ 성소수자> 네.


◇ 김현정>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에 마스크도 안 쓰고 왜 그런 시설에 갔느냐 왜 다중시설에 갔느냐’는 사실 비판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나와 가족과 이웃의 건강이 먼저이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나와서 검사들을 받으셔야 되는데 지금 이분들이 한 3000명 가까이 연락두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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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이태원 클럽 관련 경기 안양·양평 확진자가 다녀간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블랙수면방 입구에 코로나19로 인한 휴업 안내문이 붙어있다. (사진=연합뉴스)

◆ 성소수자> 저는 아웃팅 문제가 현 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아웃팅은) 타의에 의해서 (성적지향이) 강제적으로 알려지는 상황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생각해 보면 본인의 성정체성을 깨달은 이후로 10년, 20년, 30년씩 주위 사람들이나 혹은 내 부모님에게까지 성적 정체성을 숨겨온 사람들이 그것이 갑자기 만천하에 공개가 된다고 생각을 하면 저라도 좀 엄청난 압박과 심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안 나오면 처벌(방침)’까지 떨어진 상황에서도?


◆ 성소수자> 사실 지금 인터넷 커뮤니티나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만 보더라도 일방적인 비난을 넘어서 소위 ‘똥꼬충이다’ 하는 그런 혐오의 표현까지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인데 주변에서는 사실 그렇게 내가 아웃팅이 되느니 차라리 정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게 낫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내가 사회적으로 죽을지 말지 기로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검사를 안 받으면 얼마의 벌금이다, 얼마의 징역형이다 이렇게 접근을 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 김현정>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되나 말아야 되나를 고민할 정도의 심각함이다. 그 앞에서 벌금 200만원이니 300만원이니 징역이니 이거는 (자발적 검사를 유도할) 수단이 안 된다’는 말씀이시군요.


◆ 성소수자> 네. 실제로도 양성 판정을 받게 되면 내 동선이 공개가 될 거고 그리고 어디 사는지 나이, 직장이 어디에 있는지 이런 것들이 공개가 될 것이기 때문에 또 그런 것들에 대한 두려움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죠.


◇ 김현정> 그런데 실명 공개하지 않고 지금 동선 공개한다고 해도 A씨, B씨. 이 정도만 공개되는데 그렇다고 해도 두려운 걸까요?


◆ 성소수자> 정부 매뉴얼에는 그렇게 세부 정보, 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발표를 하는 게 원칙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최근 일부 언론에서 직장이 있는 건물들, 그리고 이제 백화점 직원이라든지 피부관리사라든지 이런 정말 조금만 알아보면 우리가 알 수 있을 법한 세부 정보 같은 것들이 알려지기 때문에 이런 정부의 매뉴얼이 지금의 보도 상태에서는 무색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A씨, B씨 실명까지는 공개 안 되지만 나머지 정보들이 공개가 되기 때문에... 동선 공개는 거기 갔던 분들이 다 검사받아야 되니까 공개가 되고 있잖아요. 그거를 역으로 추적하다 보면 주변 사람들이 아는 건 어렵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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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소수자> 네. 왜냐하면 이제 잘 나오던 사람이 직장에도 출근을 하지 않고 집에도 들어오지 않고 하면 그 사람은 설명할 방법이 없는 거죠. 그런 정보들이 다 공개되었을 때.


◇ 김현정> 그러면 어떤 대책, (연락 두절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한시라도 빨리 나와서 스스로 검사받고 자가격리가 되고 치료받고 하게 하려면 뭐가 필요하다고 보세요?


◆ 성소수자> 일단은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그 클럽 말고도 이태원 등지에서도 감염이 됐을 수도 있는 거지 않습니까?


◇ 김현정> 지금 편의점도 들렀고 식당도 들렀고 주점도 들렀으니까요.


◆ 성소수자> 그리고 그 사람들이 검사를 할 때도 이태원 (클럽) 방문을 했는지 묻지 않고도 검사를 할 수 있게끔 지금 하는 것처럼 하는 게, 쭉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양성 판정자에 대해서 양성 판정이 나온 그 시발점이 클럽인지에 대해서는 정부 발표라든지 언론에서 좀 빼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김현정> 이미 클럽은 위험하다는 게 다 노출이 됐고. 거기 갔던 분들은 이미 검사받아야 된다는 걸 충분히 알고 있으니까 ‘시발점이 클럽인 경우는 클럽은 좀 빼고 동선공개를 해 주시라’ 이 말씀이군요.


◆ 성소수자> 네.


◇ 김현정> 그 정도면 그래도.


◆ 성소수자> 용기를 내서.


◇ 김현정> ‘용기를 낼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겠느냐’ 알겠습니다. 무엇보다 자발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검사를 받고 그중 확진자가 있다면 치료를 받고 격리가 되는 상황이 워낙 중요하기 때문에 저희가 지금 이분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게 뭔가 어느 정도로 심각하게 이 상황을 느끼고 있는가를 좀 직접 들어보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저희에게 제보 주셔서 감사드리고요. 인터뷰 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성소수자>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저희에게 인터뷰를 직접 요청한 성소수자 한 분, 만나봤습니다.


CBS 김현정의 뉴스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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