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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소녀 가장한 경찰... n번방 '그놈들' 잡는데 허용해야"

n번방, 잠입수사는 되지만 함정수사는 논란

함정수사로 얻은 범죄 증거, 효력 없는 상황

해외에선 '아동위장수사' 도입, 우리도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총선 때문에 우리가 잠시 소홀했던 뉴스가 있습니다. 바로 ‘n번방’ ‘박사방’ 같은 디지털 성범죄 사건인데. 잠깐 복습을 해보자면 n번방의 창시자 갓갓. 아직 못 잡았다는 거 기억하시죠? 그리고 이런 디지털 성범죄는 수사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는 것도 여러분, 기억하시죠? 외국 업체 서버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쪽에서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가 상당히 어렵다는 거. 그래서 경찰은 제보를 받은 뒤에 몰래 잠입해서 수사하는 잠입 수사 방식으로 검거를 해 왔는데 이것도 사실 한계가 있습니다.


지금 일각에서는 ‘아동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는 함정 수사를 허용해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도 이런 내용이 지금 올라가 있다는데요. 함정수사, 현행법상 불법입니다. 그런데 이수정 교수가 할 말이 있다고 합니다. 만나보죠.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나와 계세요.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수정>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일단 팩트부터 확인을 할게요. 그러니까 신분을 감추고 잠입해서 수사하는 거는 되는 거예요?


◆ 이수정> 네, 잠입수사는 가능하다고 지금 이야기들 하시고 계셔서 뭐 가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 김현정> 그럼 현행법상 함정수사는 안 되는 겁니까?


◆ 이수정> 네, 함정수사 같은 경우에는 이제 범의가 없는 사람에게 범죄를 저지를 생각이 없었던 사람들이라는 얘기죠? 범의를 유발을 한다는 차원에서 불법이다, 이런 이야기가 되는 겁니다. 함정을 파서 범죄를 저지를 생각도 없는 사람들이 빠지게 해서 결국 검거하게 되는 거니까 그래서 그것은 불법이다 이런 말씀입니다.


◇ 김현정> 예를 들어서 마약 수사 같은 거 할 때 함정수사 얘기가 많이 논란이 됐었잖아요. 경찰이 마치 마약을 파는 사람인 것처럼 접근해서 사려고 하는 사람을 잡는 방법, 이게 되느냐 안 되느냐. 이게 여태까지는 안 되는 거였어요.


◆ 이수정> 네, 뭐 마약에 별로 생각도 없는데 한 번 해볼래? 좀 싸게 줄게 이런 식으로 접근한다거나 그것은 범의가 애당초에 있어서 찾던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상당 부분 불법성이라는 건 충분히 설득력이 있어 보이고요.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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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자, 그런데 이번 디지털 성범죄, 특히 아동 성착취물까지 돌아다닌, 유통이 된 이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는 함정수사를 한번 고려해 봐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일단 이수정 교수님은?


◆ 이수정> 그러니까 함정수사라는 게 꼭 범의 유발성만 있는 게 아니라 기회, 애당초에 범의가 있는 사람들. 예를 들자면 n번방은 아동 음란물을 다루는 방이 비밀방으로 개설돼 있고. 거기서 아동 음란물을 다루는 사람들은 성폭력도 충분히 할 의지가 있고 이런 사람들로 구성이 돼있다고도 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러한 이제 가정을 하고 그럴 경우에는 범의를 굳이 유발할 필요가 없이 그냥 예를 들자면 외국에서 영미법 국가처럼 ‘내가 아동이다’ 하고 이제 가입을 하는 겁니다. 실제로 텔레그램에는 아동들을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에서 ‘모델을 시켜줄게’ ‘알바비가 괜찮으니 한번 참여해 보라’ 이래서 유인을 해서 결국에는 텔레그램으로 이동시켰거든요.


◇ 김현정> 시작을 보면 대부분 그래요. 랜덤채팅방에서 ‘알바 구해요’ 하는 10대 여성들한테, 아동들한테 이 n번방 사람들이 접근하는 방식이었죠. 그럼 경찰이 마치 10대 소녀인양 랜덤채팅을 하는 건 어떠냐, 이 말씀이에요?


◆ 이수정> 그렇습니다. 그것은 범의를 유발하는 상황이 아니라는 거죠. 아이로 가정하는 게 왜 성폭력을 조장하는, 가정을 하게 되는지 일단 그 전제 자체가 성립하지 않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냥 내가 아이다. 뭐 외국처럼 여러 가지 어린 아동을 가장해서 일종의 위장수사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은 어떠냐. 그런데 그렇게 하려고 하면 그런 위장상황에서 수거된 여러 가지 정보들이, 불법 정보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게 결국에는 증거로 활용될 수 있는 절차를 열어줘야 한다는 거죠.


◇ 김현정> 지금 저는 사실 들으면서 당연히 그렇게 수사하는 거 아니냐 싶었는데 그게 불법이에요?


◆ 이수정> 그게 불법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마치 성매수자인양 가장을 해서 이 사이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정도를 감시하다가... 그게 잠입입니다, 이야기를 하자면. 그런 잠입수사를 하다가 아, A라는 유저가 B라는 여학생을 어느 지역으로 꼬드겨 내는구나 하는 것까지 다 확인을 한 다음에 그 지역에 가서 기다리다가 성폭력으로 추정되는 순간에 어떤 침입을 해서, 침입이라고 얘기하기는 좀 그렇지만 어쨌든 검거하는 이러한 식의 수사가 잠입수사인데요.


◇ 김현정> 그건 가능한데.


◆ 이수정> 그런데 성매수자를 가장해서 잠입할 것이 아니라 애당초 아동을 가장해서 수사를 하고 그러한 과정 중에 비밀방에 참여 하게 되는 절차까지를 가정해서 지침을 마련한다면. 그래서 비밀방에서 아동을 대상으로 비밀방을 갑자기 개설을 해서 한 사람을 보내서 성폭력을 시키는 상황을 관람을 했다. 그러면 그 관람자 중에 하나가 만약에 위장한 경찰이라면 그러면 그런 대화나 영상물은 전부 증거가 돼야 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러니까 여러분, 경찰이 아동 소녀인양 해서 접근하는 것조차도 지금은 법으로 금지. 그래서 그렇게 해서 얻어진 증거물은 지금 효력을 갖지 못하는 불법인 상황 모르셨죠? 잘 모르셨죠? 함정수사라고 하면 좀 어폐가 있고. 이렇게 표현하면 좋을 것 같네요. 아동으로 위장하는 수사기법. 위장수사. 이것을 이 디지털 아동성범죄에 대해서는 좀 허용해야 되지 않느냐? 이수정 교수는 찬성.


◆ 이수정> 네, 그렇죠. 외국에서 이미 하고 있으니까요.


◇ 김현정> 외국에서는 다 하고 있어요?


◆ 이수정> 다는 아니지만 지역에 따라서, 국가에 따라서 여러 가지 의사결정을 거쳐서 이것만큼은 우리나라의 아이들만큼은 지켜야 한다. 이런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에 아주 상세한 지침을 줍니다.


예를 들자면 그 지침이 어느 정도까지 상세하냐? 제가 봤던 자료 중에는 아이들을 위장할 때 상대방이 사진 좀 보내보라 이렇게 얘기하지 않습니까? 아이인 걸 확인해 봐야 하니까. 그럴 때 쓰는 사진의 데이터베이스도 있습니다. 수사에서 쓰는 데이터베이스. 그런데 그 사진들은 실제 현존하는 아이들 사진이 아니고요. 어른들이 기부한 겁니다. 이러한 아동 보호를 위한 목적으로 수사과정 중에 내 어릴 때 사진은 써도 된다. 이렇게 허가를 해서 기부를 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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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정> 알겠습니다. 디지털 아동 성범죄에 대해서만 위장수사 허용해야 된다고 보세요? 아니면 그 이상까지도 이번에 고려를 좀 해야 된다고 보세요?


◆ 이수정> 그것은 어떤 공감대가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디지털 성착취 범죄에 대해서는 지금 법무부에서 의제강간 연령도 높인다고 하니까 결국 대한민국에서 어린 아이들은 몇 살까지 보호를 확실하게 할 거냐라는 공감대가 정해지면 그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는데 아동 위장수사 정도는 저는 온라인상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보이고요.


성보호법상에서도 유인죄를 처벌하는데, 온라인 유인죄는 처벌하지 않는 나라니까. 그러니까 이제 그렇게까지 해서 수사를 하면 증거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것이다, 이렇게 얘기가 되는데. 문제는 그것 이외에 더 넓힐 수 있느냐는 공감대가 있어야 되는 거죠.


예를 들자면 청부살인이다. 청부살인이 틀림없이 이제 의혹을 갖게 만드는 여러 가지 사건들이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를 들자면 온라인에서 청부살인 정도를 범위를 넓힐 거냐. 이런 것들은 이제 토론이 돼야 되겠죠.


◇ 김현정> 여러분, 이게 지금 국민청원 올라가 있거든요.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관심 있는 분들은 가서 보시고 동의하시면 서명도 하시고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 이수정>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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