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술인 조언 따랐던 한보 정태수, 결국은…"
"흙 사업하라" 역술인 조언에 개명도
정한근 체포? 국제공조 이뤄진 덕
불법 대출 5조7천억...어디에 썼나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손수호(변호사)
탐정의 눈으로 사건을 들여다봅니다. 탐정 손수호. 우리 사회에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사건을 보다 자세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죠. 탐정 손수호. 오늘도 손수호 변호사 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손수호> 안녕하세요.
◇ 김현정> 오늘 굉장히 이야기들이 막 급박하게 돌아가는데 탐정에서 가지고 온 내용도 역시 지난주부터 이번 주에 걸쳐서 굉장히 뜨거운 그 뉴스를 가지고 오셨네요.
◆ 손수호> 한보그룹 정태수 사건입니다.
◇ 김현정> 해외 도피 중이던 4남. 아들이 지난주에 붙잡혔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1998년부터 21년째 해외 도피 중이었던 4남 정한근 씨가 체포돼서 국내로 압송됐죠. 그리고 역시 12년간 해외 도피 중이던 아버지 정태수 전 회장이 작년에 에콰도르에서 이미 사망했다고 이야기했어요. 검찰이 정말 사망한 게 맞는지 확인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사실은 90세가 훨씬 넘었고. 사망 진단서도 나왔다면서요. 실제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데도 꼭 사망 여부를 아주 확실하게 확인해야 되는 이유가 있는 거죠?
◆ 손수호> 그게 오늘 이 사건을 골라서 다루는 이유인데요. 만약 아들인 4남이 일부러 거짓말한 거고 지금 어딘가에 살아 있다면 반드시 찾아서 국내로 압송해야 돼요.
◇ 김현정> 물론 당연하죠.
◆ 손수호> 그래서 오늘 이 정태수가 어떤 사람인지 그동안 어떤 사건에 연루됐고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어떻게 해외 도피했는지 살펴보고요.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부분들도 확인하려 합니다.
도피 21년 만에 중미 국가인 파나마에서 붙잡힌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아들 정한근 씨가 지난 22일 국적기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해 입국장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김현정> 그 사람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를 왜 우리는 끝까지 밝혀내야 되는가. 그 이유가 들어 있습니다. 먼저 한보 정태수. 어떤 사람입니까?
◆ 손수호> 1923년생입니다. 굉장히 고령이죠, 살아 있다면. 살아 있다면 올해 만 96세입니다.
◇ 김현정> 많아요.
◆ 손수호> 하지만 롯데 신격호 명예 회장이 몇 살인지 아세요?
◇ 김현정> 그분도 꽤 됐죠?
◆ 손수호> 22년생이에요. 오히려 정태수 전 회장보다 1살 더 형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사실은 생존 가능성도 있다는 얘기예요.
◆ 손수호> 그럼요. 생존 가능성이 있는 거예요. 이 정태수 전 회장. 그 당시에 거의 다 그랬듯이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또 대학을 졸업했다고 알려졌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고 세무 공무원으로 20년 동안 일을 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20년 넘게 세무 공무원이다 어떻게 갑자기 사업을 한 거예요?
◆ 손수호> 오늘 정태수 전 회장 이야기를 하면서 역술인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정태수라는 이름도 역술인의 조언에 따라서 개명을 한 거예요.
◇ 김현정> 본명이 아니에요?
◆ 손수호> 본명은 정태준이고요.
◇ 김현정> 태준이를 태수로.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리고 사업을 시작한 것도 역시 역술인의 이야기에 따른 겁니다. 1969년도에 친구랑 함께 역술인을 찾아갔어요. 그랬더니 그 역술인이 직장 그만두고 사업을 하면 대한민국에서 첫째, 둘째 손가락에 꼽히게 될 것이다라고 말을 했고요. 그 말을 들은 정태수 전 회장이 사업을 결심하게 됐죠.
◇ 김현정> ‘첫째, 둘째가 될 거다’라는 것까지만 하고 그 뒤에는 얘기를 안 했군요, 역술인이.
◆ 손수호> 했는데 전해지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서 그만둔 거예요, 딱?
◆ 손수호> 물론 당시는 지금과 다른 시절이니까 충분히 그럴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 사업을 하면서 이 사업 아이템도 역술인의 말을 듣고 결정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어떻게요?
◆ 손수호> ‘흙과 관련된 사업을 해야 성공한다.’ 그 말 듣고 정말 전국의 산을 찾아다녔대요. 그러다가 몰리브덴이라는 광물이 있는 산을 발견을 하는데요. 일제 강점기에 이미 다 문 닫은 폐광이었기 때문에 당시 한 달 월급 정도의 헐값으로 인수를 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채굴한 그런 광물을 해외에 수출하기 위해서 만든 회사가 바로 한보상사였어요.
◇ 김현정> 그럼 광물 수출 회사로 처음 시작을 했는데...
◆ 손수호> 그 한보상사가 한보그룹의 시작이 된 거죠.
◇ 김현정> 어떻게 하다가 건설업으로 뛰어들게 된 거예요?
◆ 손수호> 역시 또 역술인의 조언에 따른 겁니다. 광산을 운영해서 돈을 많이 벌었어요. 그래서 그 돈을 어떻게 활용할까 하다가 건설업에 뛰어들었는데요. 쓸모없어 보이는 땅을 사서 거액의 대출을 받습니다. 그래서 그 돈으로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큰 돈을 또 벌었어요. 시작은 서울 구로구 일대였는데요. 1979년도에 지은 그 유명한 은마아파트. 또 1983년에 지은 미도아파트.
◇ 김현정> 미도아파트도 거기서 지은 거예요, 대치동?
◆ 손수호> 많이 들어본 그 아파트들로 돈을 벌었습니다. 그래서 결국 한보그룹이 재벌 그룹의 반열에 오르게 됐죠.
◇ 김현정> 그 당시에 여러분, 지금의 대치동이 아니라 그 당시 대치동. 그 쓸모없는 땅들, 버려진 땅들을 왕창 사서 거기다가 대규모 아파트 단지 분양 성공. 그러면서 계속 사업을 확장한 거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그 후에도 건설업뿐 아니라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 제약 사업 또 논란의 수소지구 개발 사업, 당진제철소 건설 사업. 이런 큰 사업들을 계속 벌이고요. 그 과정에서 벌어진 게 바로 수서 비리 사건과 한보 사태죠.
◇ 김현정> 둘 다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죠, 한국 사회에.
◆ 손수호> 큰 사건들입니다. 하나하나 떼도 다 소개하기 힘들 정도인데. 요약해서 말씀드리면 우선 수서 비리. 수서는 서울에 있는 지명이죠. 1989년에서 91년 사이에 당시 서울에 마지막 노른자땅으로 불렸어요, 수서가요. 강남구 수서지구 일원동 일대죠.
◇ 김현정> 그러니까 대치동에서 조금 더 가는 거예요, 경기도 쪽으로.
◆ 손수호> 그 일대 택지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비리 사건인데. 원래는 무주택자 분양 용도로 지정된 그런 택지를 한보그룹이 로비를 해서 정부와 서울시의 입장을 바꾸고 특혜 분양을 추진하게 된 거죠. 당시 그 과정에서 한보그룹의 정관계에 걸친 엄청난 뇌물 살포가 드러났습니다.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고요. 뉴스가 온통 이 수서 비리로 뒤덮였는데 청와대와 집권 여당, 민자당까지 연루된 것으로 추정이 됐어요. 노태우 정권의 최대 비리로 불려질 만큼 큰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윗선이 밝혀지지 않고 그냥 흐지부지되는 바람에 짜맞추기 수사 아니냐, 봐주기 수사 아니냐. 이런 비판을 받았죠.
◇ 김현정> 그 정도로 떠들썩했는데도 한보그룹은 그때까지는 무너지지 않았어요.
◆ 손수호> 신기한 일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이유가 있었어요. 당시 정권의 비호로 위기를 넘긴 거고요. 위기 극복을 넘어서 다시 성장세로 돌아서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95년도에 전두환, 노태우가 구속되고 비자금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수서 비리 사건의 진상이 뒤늦게 밝혀지는데요. 수서 지구 택지 특별 분양을 받으려고 네 번에 걸쳐서 150억의 비자금을 만들어서 당시 노태우 대통령에게 건넸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150억 원이면 지금도 큰돈이지만 이거 지금 1995년이에요. 20년도 더 훨씬 전에 150억 원은 정말 어마어마한 돈이죠.
◆ 손수호> 그 대가로 다시 정권이 한보그룹을 봐주려고 사건을 덮었고요. 그러자 정태수 전 회장이 또 감사 표시를 하는데요. 이 감사 표시의 스케일도 큽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606억 원을 돈세탁을 해 줬습니다, 선물로.
◇ 김현정> 이 사람이 굉장히 통이 컸대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굉장히 통이 컸대요.
◆ 손수호> 하지만 또 이런 일 겪으면서 한보그룹이 주력이었던 주택 사업에서 손을 떼고 또 다른 사업 벌였거든요. 특히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건설에 매진하는데.
◇ 김현정> 바로 이게...
◆ 손수호> 한보 사태로 이어집니다.
◇ 김현정> 결정적이었죠.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IMF를 이끈 한보 사태로 갑니다.
◆ 손수호> 역술인이 또 나옵니다. 이번에는 ‘쇠를 만져야 큰돈 번다.’
◇ 김현정> 아까 그 역술인이에요? 그 흙 만지라고 했던 똑같은 사람인가 다른 사람인가.
◆ 손수호> 여러 사람이 등장을 합니다만.
◇ 김현정> 다른 사람이래요.
◆ 손수호> 그렇죠. 이런 쇠를 만져야 큰돈 번다는 말을 듣고 제철 사업을 시작했어요. 그래서 충남 당진에 제철 건설을 하게 되는데요. 공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필요한 자금이 계속 불어났습니다. 안 그래도 다른 사업하다 보니 자금이 부족한 상황이었는데요. 이미 회사 상황이 좋지 않았고 이런 대규모 대출을 받아도 상환하지 못할 그런 상황이었어요. 하지만 은행은 거액을 대출해 줬습니다.
◇ 김현정> 어떻게요?
◆ 손수호> 로비와 뇌물.
◇ 김현정> 역시.
◆ 손수호> 은행에 영향력 행사할 수 있는 분들에게 뇌물을 줘서 로비한 거예요. 그런데 이 한보그룹, 정태수 전 회장의 불법 로비, 뇌물 공여 스타일을 혹시 아십니까?
◇ 김현정> 아까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통 큰 로비.
◆ 손수호> 통이 정말 큽니다. 상대방이 기대하는 그런 액수의 10배를 준다.
◇ 김현정> 그러니까 0 하나를 항상 더 붙였대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 김현정> 5억을 기대하고 갔으면 50억, 50억을 기대하고 간 사람한테는 500억.
◆ 손수호> 그렇게 뇌물을 뿌려서 무려 5조 7000억 원의 불법 대출을 받습니다. 하지만 제철소가 완공되지 못하고 결국 한보그룹이 부도를 맞습니다. 수백 개의 거래처가 줄줄이 도산했고요. 은행도 불법으로 대출해 준 거니까 자금 회수 못 했죠. 결국 우리나라의 대외 신용도가 하락하게 되는 데 큰 영향을 줬고 결국 97년도 외환위기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 김현정> 거기까지 여러분 아시죠. 외환위기가 터질 그 무렵의 상황은 아실 거고. 그리고 정태수 회장이 결국 형사처벌을 받긴 받았잖아요.
◆ 손수호> 당연합니다. 많은 정치인, 금융인, 공무원도 마찬가지고요. 정태수 씨는 97년 5월에 횡령, 뇌물 등으로 징역 15년형이 확정됩니다. 그 후 5년 5개월 복역하다가 2002년에 특별 사면으로 나와요.
◇ 김현정> 특사가 돼요.
◆ 손수호> 그런데 그 후에 2005년에 설립한 강릉영동대학 교비 72억 원을 횡령해서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받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2심 재판 도중에 병 치료한다면서 일본에 갔고요. 그때부터 사라졌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그게 마지막입니다. 2심 재판 도중에 병 치료받으러 간다 하고 일본으로 간다. 허가를 받고 일본으로 안 간 거예요. 그런데 잠적을 해버린 겁니다. 본인뿐 아니라 자녀들도 그때 처벌을 받긴 다 받았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여러 가지 범죄가 등장해요. 장남은 목재 회사 운영하다가 한보그룹에 224억 불법 지원해서 징역 3년. 차남은 카지노에서 거액 도박 벌이다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3남은 학급 모임 운영하면서 운영비 횡령해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이번에 압송된 4남. 가스 회사 세워서 회삿돈 320억 원을 스위스 은행 계좌에 빼돌렸습니다. 추적받다가 98년부터 도피한 건데요. 아들뿐 아니라 며느리도 교비 횡령으로 유죄 판결을 받게 됐죠.
◇ 김현정> 모든 패밀리가 다 그렇게 됐어요. 온 패밀리가 다. 그런데 지금 정태수 전 회장과 관련해서 지금 제기되는 의혹들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정태수 한보그룹 전 회장 |
◇ 김현정> 몇 가지 짚어보죠.
◆ 손수호> 첫 번째, 도대체 왜 지금 이 시점에 체포된 걸까?
◇ 김현정> 정한근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뭐 덮으려고 하는 거 아닌가. 이런 음모론도 있어요.
◇ 김현정> 지금까지 해외를 그렇게 오랫동안 떠돌던 사람이, 그 아들이 어떻게 지금? 이거는 기획 체포 아니야? 기획 입국 아니야? 이런 얘기도 나오기는 해요.
◆ 손수호> 그렇습니다. 굉장히 재미있는 흥미로운 이야기인데요. 이 4남 정한근 씨가 본인의 체포 시점을 스스로 정한 셈이다.
◇ 김현정> 무슨 말입니까?
◆ 손수호> 문무일 검찰총장이 나오거든요. 이 정태수, 정한근 부자. 이 두 사람은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지시를 했습니다. 그래서 대검도 국제 공조 강화했고 두 사람을 쫓았어요.
◇ 김현정> 쫓고 있었군요, 계속.
◆ 손수호> 그렇습니다. 5월에 해외 출장 갔던 문무일 검찰총장이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문제로 급히 귀국한 사실 기억하실 겁니다.
◇ 김현정> 기억나요. 돌다가 갑자기 중간에 일정 취소하고 왔죠.
◆ 손수호> 갈등이 생겼기 때문에. 그 출장이 바로 정태수, 정한근 부자 송환을 위한 것이었어요.
◇ 김현정> 그런데 갔다가 갑자기 이쪽 국내 일이 터지니까 그러면 일 마무리 못 하고 온 거예요.
◆ 손수호> 일단 실무자들도 일을 하는 건데. 검찰총장도 직접 움직였다는 얘기죠. 당시 검찰이 이들 부자가 상당 기간 머무른 것으로 파악한 키르기스스탄, 이 국가와 범죄인 인도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또 당시 에콰도르에 체류하고 있다는 정보를 확인한 다음에 양국 검찰 차원에서 범죄인 인도 관련 수사 양해 각서까지 작성을 했죠.
◇ 김현정> 계속 쫓고 있었군요, 물밑에서. 그런데 정한근 씨가 체포 시점을 정한 거라는 건 무슨 말이에요?
◆ 손수호> 당시 검찰은요. 에콰도르로부터 정한근 씨가 출국을 시도할 때 곧바로 통보해 주겠다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에콰도르와는 범죄 인도 협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였거든요. 그런 약속까지 받았고요. 실제로 검찰 수사망이 좁혀오니까 정한근 씨는 에콰도르를 떠나서 파나마를 떠나서 미국 LA로 가려고 했어요. 이때 에콰도르 당국이 그 사실을 확인했고, 파악을 했고 우리 검찰에 출국 사실을 통보해 준 겁니다. 그래서 검찰이 파나마에 수배 사실을 알렸고 결국은 한국으로 송환까지 이어진 거죠.
◇ 김현정> 공조가 착착착착 잘 이루어졌기 때문에 정 씨가 에콰도르를 떠나려고 한 시점이 곧 체포 시점이 됐다. 그런 얘기인데요. 그러니까 지금 나돌고 있는 일부러 지금 맞춰서 입국하고 이런 건 전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또 다른 의문은 뭔가요.
◆ 손수호> 은닉 재산 더 있을까?
◇ 김현정> 그거죠.
◆ 손수호> 정태수 전 회장은 2225억, 3남 보근 씨는 644억. 4남 한근 씨는 293억 원의 세금을 안 내서 지금 체납 중이에요. 합해 보니까 3100억 원을 넘습니다. 또 한근 씨가 빼돌린 323억. 이거 역시 법률에 따라서 몰수 추징의 대상이 되는 거죠. 자발적으로 납부하지 않는 이상 재산을 찾아서 강제로 가져와야 됩니다. 그래서 은닉된 재산이 있는지. 있다면 어디에 있는지 그게 중요한 거죠.
◇ 김현정> 있죠. 어디 있어요? 뭐가 있을 걸로 봐요?
◆ 손수호> 부동산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태수 전 회장이 전국 곳곳에 토지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금까지 국세청이 찾아낸 게 좀 있어요. 그게 합해 보니까 시가 1500억 원. 30년 동안 미등기 상태로 숨겨놓은 180억 상당의 부동산이 있었고 또 강남에도 300억 원대의 땅을 숨겨놓은 게 있었거든요. 또 당시 한보 사태 때 은행권 대출액이 5조 7000억입니다. 그런데 당진제철소 건설에 쓴 게 2000억 원이에요.
◇ 김현정> 그러면 나머지 돈은.
◆ 손수호> 모르죠. 어딘가에 숨겨놨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 김현정> 이걸 찾는 게 문제인데. 그런데 여기서 정태수 씨가 사망했다라고 하면 찾는 게 훨씬 어려워지는 거잖아요.
◆ 손수호> 찾는 게 매우 힘들어질 수 있는 것이고요. 그래서 정태수가 정말 죽었나. 이게 세 번째 의문인데 사망 진단서, 증명서 등 자료를 제출했대요. 그래서 검찰이 이걸 지금 확인 중입니다. 그런데 2013년에도 건강에 아무 이상 없다. 물론 한참 전이기는 합니다마는 그런 기사가 있기도 했고. 또 지금 납세 의무도 상속으로 원칙적으로 승계되기는 합니다. 사망하면 다 끝나는 건 아니에요. 하지만 사실상 종결될 가능성이 있다. 이들 부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재산이 어디에 뭐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되는데 사망하면 더 힘들어지거든요.
◇ 김현정> 그러니까. 여태까지도 숨겼는데 사망했다라고 하면 정말로 그대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아주아주 커지는 상황. 그렇기 때문에 사망 여부를 더 꼼꼼히 지금 보고 있는 거라는 이야기.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정태수 한보그룹에 얽힌 이야기 잘 추적해 주셨어요. 손수호 탐정님, 고맙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