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압승에 마음 급해진 다주택자들 "팔까 말까"
거래절벽·관망세 짙지만…매물 부족으로 U자형 반등 가능성도
(자료사진=노컷뉴스) |
서울 용산구와 강남구에 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김모(49)씨는 최근 용산구의 아파트를 내놨다.
여당이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면서 대출규제와 다주택자 세금 압박 등 부동산 정책이 더욱 강화될 거라는 우려 때문에서다.
정씨는 "규제가 더 심해지면 심해졌지 완화되지는 않을 것 같다"며 "가격이 더 떨어지기 전에 아파트를 처분하려 한다"고 말했다.
21대 총선에서 여당이 180석 이상을 확보하며 집값 안정화 정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다주택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시장 안정화 정책과 주거복지 확대 방안 기조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여 시장에서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늘어날 거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여당의 압승으로 선거가 끝난 16일 강남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남의 한 부동산중개인은 "선거가 끝난 직후라 아직까지 다주택자들의 동요나 매물 던짐 현상은 나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총선 승리로 정부 여당이 부동산 규제 정책 방향에 확신이 선 만큼 다주택자들에게는 더 불리해진 상황이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총선 결과에 실망한 다주택자들이 4~5월에 매물을 본격적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매수자들은 경기 침체 등으로 관망세가 커지면서 집값 리스크는 더 커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정부 정책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어서 집값은 대내외 경제 여건에 따라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총선 이후에도 집값 약세 지속" vs "공급 부족이 가격 상승 요인 될 것"
실제로 서울 집값은 가격 하락폭이 점차 커지고 있다. 지난 3월 보합으로 전환된 후 3주 연속 하락 그래프를 그린 서울 집값은 3월 마지막 주 -0.01%, 4월 첫째주 -0.03%를 기록했고, 그 다음주는 -0.04%로 하락폭이 커졌다.
특히 상승세를 이어오던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이 보합으로 전환되면서 강남에 이어 강북도 지난해에 이어 41주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6월 보유세 부과 이전에 집을 팔려는 다주택자들의 매물 던짐이 본격화되고 시장에 급매물이 쌓일 경우 서울 집값의 하락이 가속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저금리에 따른 과잉 유동성으로 과열된 상태에서 코로나19 등 충격을 받은 부동산 시장이 당분간 거래가 두절된 가운데 가격도 약세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전문위원은 "강남 고가 아파트시장은 총선 이후에도 당분간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15억원이 넘는 초고가주택에 대한 대출금지에 코로나19까지 겹쳐 타격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1주택자 종부세 감면을 시도해도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빨라 보유세 부담은 줄지 않을 것"이라며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관망세가 커 5월 말까지는 다주택자들이 던지는 절세매물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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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신규 입주 물량 감소 등 공급부족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집값이 다시 상승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두성규 선임연구위원은 "보유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절세 매물은 이미 시장에서 소화가 된 상황"이라며 "통상 부동산 거래에 걸리는 시간이 두 세달임을 고려했을 때 6월 세부담을 피하기 위한 골든타임은 이미 지났다"며 다주택자 급매물로 인한 가격 하락 영향은 크지 않을 거라고 내다봤다.
이어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으로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 듯 하다"며 "오히려 전세를 끼고 자녀에게 증여하는 부담부 증여 등 우회로를 선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규 입주물량 부족이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두 연구위원은 "작년 신규 입주물량이 40만호였는데 올해는 35만호에 그쳤고, 내년에는 그 절반 수준인 24만호 정도"라며 "코로나19 충격으로 약세 기조 위에 관망세가 이어지겠지만 내년 1/4분기를 기점으로 공급 감소와 맞물려 U자형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CBS노컷뉴스 조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