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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유정 現 남편 "고씨, 친양자 입양 이야기 자주했다"

고유정 現 남편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낸 친양자 제도 주장"

지난 3월 2일 의붓아들 사망 직후 '차량 내 취침' 이상 행동도

경찰의 국과수 부검 결과 발표에 의혹 제기…경찰 "이상 없어" 반박


CBS노컷뉴스 이정주 기자

노컷뉴스

고유정 (사진=연합뉴스 제공)

제주 전 남편 살인사건 피의자 고유정(36)이 지난 3월 발생한 의붓아들 A군(6) 사망 사건에도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고씨가 지난 2018년부터 자신의 현재 남편(38)에게 '친양자(親養者) 입양'을 자주 거론했다는 진술이 나왔다.


고유정이 자신의 아들을 죽인 의혹을 밝혀달라며 지난 13일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한 현재 남편은 CBS노컷뉴스와 인터뷰에서 "사망 사건이 발생하기 전인 작년에도 컴퓨터 검색에 빠삭한 고유정이 뭘 검색해서 내게 전송해줬다"며 "그런 사실을 잘 몰랐는데 알고 보니 '친양자 입양'에 대한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양자 제도를 활용하려면 전 남편의 동의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이건 쉽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며 "그런데도 고유정은 (친양자 입양을) 밀어붙여야 한다는 뉘앙스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 고유정, '전 남편' 친양자 입양의 걸림돌로 인식했나


지난 2008년부터 시행된 친양자 제도는 재혼 부부의 자녀들이 일정 조건을 갖추면 친생자와 같은 효력을 갖게 되는 제도다.


재혼 부부의 자녀들의 경우, 양자 제도로는 친부와 관계를 완전히 끊을 수 없다. 이와 달리 친양자 제도는 법원의 결정으로 사실상 친생자와 같은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어 재혼 부부들의 고충을 덜어주는 제도로 평가받는다.


문제는 고유정과 전 남편 사이에서 낳은 아들 B군(6)을 현 남편의 친양자로 입양하기 위해선 친부, 즉 전 남편의 동의 없이 진행할 수 없다는 점이다.


민법 제908조에 의하면 친양자 입양을 위해선 ▲3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로 공동 입양 ▲1년 이상 혼인 중인 부부의 한쪽이 그 배우자의 친생자 ▲친양자가 될 사람이 미성년자 ▲친양자가 될 사람의 친생부모가 친양자 입양에 동의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친생부모가 동의하지 않더라도, '부모가 친권상실의 선고를 받거나 소재를 알 수 없거나 그 밖의 사유로 동의할 수 없는 경우'에는 친양자 입양이 가능해진다. 다시 말해 전 남편이 B군을 친양자로 보내는 것에 대해 반대하더라도, 전 남편이 실종돼 '소재를 알 수 없게' 되면 요건이 충족되는 셈이다.


지난달 25일 제주 내 모 펜션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완도와 김포 등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의 범행 동기로 추정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종된 전 남편의 시신을 찾을 수 없게 되면, 친양자 제도를 활용해 B군이 법적으로 현 남편의 성(姓)을 따르는 등 자신이 생각하는 완벽한 가정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대학교 이수정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고유정이 친양자 제도를 이야기한 것을 보면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하려고 했던 동기를 지녔을 가능성에 대해 추정할 수 있다"며 "자신의 B군을 제주도에서 만나 놀이방에서 들어가며 이름을 현 남편의 성을 따른 것도 친양자로 삼고 싶은 희망사항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 고유정, 아들 사망 직후 '자동차 실내 취침' 등 이상한 행적


현 남편은 A군이 사망한 지난 3월 2일 저녁 고유정이 차 안에서 태평하게 자고 있었던 점, 사고 현장을 재빨리 청소한 부분 등을 의심스러운 정황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현 남편은 인터뷰에서 “사건 당일인 2일 저녁 8시경 아들의 사망소식을 전하러 제주 본가에 거의 다 도착해서 아내인 고유정의 안부가 궁금해 전화를 걸었다”며 “그런데 연락을 받지 않아 불안한 마음에 충북 경찰 상황실에 실종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의 죽음에 충격을 받아 혹시나 고유정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을까 걱정됐다”며 “결국 상황실에서 고유정의 휴대폰 위치를 추적해서 보니, 고유정이 청주 자택 근처 한 편의점 앞에 차를 세워두고 그 안에서 잠을 자고 있어서 연락을 못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현 남편은 당시 고유정의 이같은 행동을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일단 A군의 부검과 장례 일정 등에 바빠 깊이 생각하지 않고 넘어갔다고 했다. 또 며칠 뒤인 지난 3월 8일 청주 자택으로 돌아왔을 때, 고유정이 자신의 동의 없이 사건 당시 흔적이 남은 침대보와 전기매트 등도 이미 깨끗이 치워 버렸다고 주장했다.


고유정의 전 남편 살인사건 관련 의혹이 불거진 이후 돌이켜보니, 이같은 정황들의 석 달 전 아들의 사망사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는게 현 남편의 주장이다.


◇ 국과수 부검‧참고인 조사 등 경찰 수사


현 남편은 사망한 아들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경찰에 대한 강한 불신도 드러냈다. 청주경찰의 부실한 초동수사로 인해 A군 사망 사건의 주요 증거들은 사전에 확보하지 못해 진범을 밝히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 남편은 "지난 3월 2일 아들의 사망 이후 고유정이 전 남편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 되는 지난 1일까지, 약 3개월 간 고유정이 경찰에서 조사받은 시간은 지난 5월 2일 단 한 차례 15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15분 한차례 조사를 인정하면서도 "당시 고유정의 조사 거부로 진행하지 못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A군의 사인(死因)을 규명하기 위해 실시한 국과수 부검 결과에 대한 입장도 상반된다.


현 남편은 "부검 결과는 1,2차의 소견이 나왔다고 들었다"며 "지난 5월 1일에 나온 1차 소견은 바로 다음날인 2일에 고유정과 함께 가서 들었고, 2차 소견은 같은달 17일에 나왔는데, 정작 소식은 약 보름 후인 지난 3일에 들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이 두 번에 걸쳐 부검 소견을 알려줬는데 첫 번째는 지난 5월 2일에, 두 번째는 지난 3일 현 남편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후 청주 경찰서에서 조사 도중 '2차 소견은 지난 5월 17일에 나온 것'이라고 말해줬다고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부검 결과를 지난 5월 1일 문서로 받았고 이후 국과수와 자속적으로 연락을 하며 수사에 임하고 있다"면서 "부검결과와 관련 조치를 두고 경찰이 잘못한 점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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