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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출혈로 아내 쓰러지자 남편은 저체온증으로…복지 사각지대

경찰, 남편 돌보던 아내 뇌출혈로 쓰러지자 남편도 숨진 것으로 추정

전화기·호출기·활동감지센서 등 응급안전알림서비스 설치돼 있었지만 제 기능 못해

노컷뉴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장애인 남편과 결혼이주여성 아내가 숨진 지 수일 만에 뒤늦게 발견된 가운데 복지 사각지대가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광주 남부경찰서와 광주 남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9시 30분쯤 광주 남구 주월동 한 주택에서 뇌병변 장애가 있는 남편 A(63)씨와 필리핀 출신 아내 B(57)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를 토대로 거동이 어려운 남편 A씨를 보살피던 아내 B씨가 뇌출혈로 쓰러져 숨지자 보호자 없이 홀로 지내던 A씨 역시 저체온증으로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발견 당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확인한 결과 A씨의 집에는 TV와 보온매트 등이 커져 있었지만 A씨는 차가운 바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결혼이주여성 B씨는 지난 2004년 결혼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지만 생활 형편이 나빠지면서 이들 부부는 지난 2005년부터 국민기초생활수급 대상자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 2014년 남편 A씨가 교통사고를 당해 뇌병변 장애까지 생기면서 월 120여만 원 정도를 받으며 살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자체에서는 사회적 약자들의 고독사를 막기 위해 주 2회 전화하고 1회 집을 방문하는 '노인돌봄 기본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보호자가 있고 만 65세 미만이었던 A씨는 해당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대신에 지자체는 응급상황 시 알릴 수 있는 전화기와 호출기 등을 설치하는 '응급안전알림서비스'를 노인복지관을 통해 A씨의 집에 설치했지만 응급상황에 놓인 이들의 상태를 확인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지역을 관할하는 광주 남구 노인복지관의 경우 모니터링 요원 1명이 190여 개 정도의 가정에 설치된 활동감지센서 등을 살피고 있었으며 특히 교대 인력이 없는 주말·공휴일에는 감지 장치에서 신호가 없더라도 확인이 힘든 구조였다.


남구청 관계자는 "A씨의 집에 설치된 응급안전알림서비스는 4가지 이상의 신고 방법을 갖추고 있다"며 "방 크기 등을 고려할 때 아내 B씨가 최소한의 신고도 어려운 상태에서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A씨 등이 숨진 지 3일에서 5일 정도 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광주CBS 박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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