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들쑥날쑥' 수상한 일본, 올림픽 전 '코로나 감염' 폭발?
일일 확진자 15명→80명→20명→87명→17명 '널뛰기'
전날 대비 확진자 증가율, 韓 1%대…日은 최고 12.4%
지난 3일 도쿄의 한 신사를 방문한 여성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음). © AFP=뉴스1 |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가 조만간 일본도 덮쳐 폭발적인 확산이 일어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매일 발생하는 확진자의 숫자가 들쑥날쑥하고, 전날 대비 확진자 증가율이 다른 나라보다 높은 지금 상황이 코로나19 확산의 전조 현상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23일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전날(22일) 낮 12시까지 일본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1046명이다. 분리해서 발표하는 크루즈 유람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서 발생한 확진자(712명)까지 포함하면 총 1758명이다.
일본의 특징은 매일 발생하는 확진자 숫자의 편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본에서 하루동안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는 15명(1일), 80명(7일), 20명(9일), 87명(14일), 17명(16일), 60명(20일), 10명(22일) 등 종잡을 수 없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29일(909명) 정점을 찍은 후 계속 줄어드는 모양새인 한국과 비교된다.
명확한 추세가 없다는 점을 놓고 일본의 코로나19가 과연 통제 아래에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로 확진자 수가 급증하다가 정점을 찍고 하락하는 한국·중국, 정점을 향하는 이탈리아, 최근 막 급증하는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은 모습은 제각각이지만 대부분 일관적인 추세를 보인다. 일본 같이 들쑥날쑥한 패턴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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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대비 확진자 증가율이 높다는 점도 우려된다. 뉴스1이 두 나라 보건당국이 발표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한국은 신천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마친 3월10일 이후 전날 대비 확진자 증가율이 대부분 1%대에 머물렀다. 대규모 감염 사태가 없는 상황에서, 산발적으로 일어나는 '잔불'을 잡으면 안정세에 들어설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반면 해당 기간 일본의 일일 확진자 증가율은 최고 12.4%(3월14일)에 달하는 등 높은 편이다. 1~2%대인 날도 있지만 상당수는 8~9%대 증가율을 보인다. 한 명의 감염자가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할 수 있는 전염병의 특성상, 기존과 비교해 많은 수의 확진자가 매일 발생한다는 건 그만큼 지역사회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한 수도권 대학의 A교수는 "제가 유심히 보고 있는 수치가 전날 대비 일일 확진자 증가율인데, 한국은 쭉 1%대인 반면 일본은 특이하게도 10%가 넘는 날이 다수 있다"며 "경우에 따라선 현재 상당히 심각한 상황인 유럽처럼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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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일본에서 이뤄지는 코로나19 검사 수가 실제 필요한 수준보다 적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2일까지 일본에서 이뤄진 검사는 2만228건으로, 전체 인구(1억2647만명)의 0.016%에 불과하다. 한국의 경우 33만1780건의 검사가 이뤄져 국민의 0.641%가 검사를 받았는데, 이는 일본보다 40배 많은 수치다.
검사가 필요한 수준보다 적게 이뤄지면 감염자도 실제보다 적게 발견해 코로나19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매일 발생하는 확진자 수가 10명대에서 80명대까지 널뛰는 것도 검사 표본 숫자가 일정하지 않아 실제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일 수 있다. 일각에선 오는 7월 도쿄올림픽을 앞둔 일본 정부가 감염자 수를 낮게 유지하기 위해 검사를 적게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해외에서도 이를 우려한다. 세계보건기구(WHO) 보건정책실장을 지낸 시부야 겐지 킹스칼리지런던 교수는 지난 19일 블룸버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중점 관리를 통해 실제 확산을 억제했거나, 발병 사례가 아직 드러나지 않은 것이라는 두 가지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후자에 더 무게를 뒀다.
겐지 교수는 "일본이 감염 사례가 폭발적으로 드러날 상황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이 때문에 불가피하게 그동안의 억제 정책에서 폭발 국면을 최대한 늦추는 전략으로 이른 시일 내에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만간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하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13일 일본 국회에선 적용 대상에 코로나19가 추가된 특별조치법이 가결됐다. 현지 언론은 일본 정부가 이 법에 근거해 학교 휴교와 흥행시설 이용제한, 토지·건물의 임시 의료시설 강제 사용 등이 가능한 '긴급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themo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