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서 어린이 괴질 속출, 코로나와 연관 의심돼
마스크를 쓰는 어린이 © AFP=뉴스1 |
코로나19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던 어린이들 사이에서 코로나와 연관성이 의심되는 괴질이 돌고 있어 보건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의사들은 코로나19와 관련 가능성이 있는 희귀 염증성 질환이 어린이들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경보를 받았다.
이번주 초 영국 국민건강보건서비스(NHS)는 소속 의사들에게 영국 각지의 중환자실에서 어린이 중증환자들이 특이한 증상으로 치료받고 있다고 전했다. 환자들은 독감을 동반한 '다기관 염증'(multi-system inflammation) 증세를 보이며 일부는 코로나19에 대해서도 양성 반응을 보였다.
러셀 비너 영국 왕립보건소아과학회 교수는 "우리는 아주 적은 수라도 어린이들이 코로나19로 심각하게 아플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지만, 이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증후군이 신체의 면역체계의 과민반응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코로나에 감염된 일부 성인에게서도 유사한 증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질환이 코로나19인지 아니면 그외 다른 괴질인지는 현재로서는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이들 어린이 환자들은 비전형 가와사키병(18세 이하 소아에게 심장 이상을 초래하는 급성 열성 질환)과 독성쇼크증후군(TSS)과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데 그중에서 코로나 19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은 일부다.
비너 교수는 "의사들이 다른 바이러스나 신약에 대한 반응을 포함한 다른 원인들도 고려하고 있지만 일단 주요 가설은 이 증세들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에서 어린이 괴질 사례는 10~20건에 달한다.
스페인소아과협회도 최근 몇주간 수 시간 내에 쇼크, 저혈압, 심장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특이한 복통으로 고통 받는 학령기 아이들이 다수 있었다고 의사들에게 경고했다.
이탈리아소아과협회 한 의사도 소속 소아과전문의 1만명에게 비슷한 경고를 보냈다. 코로나19가 강타한 지역 어린이들이 가와사키 병이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 일부는 코로나 양성 환자거나 확진자와 접촉한 이들이었다는 것이다.
이 의사는 이들 어린이환자가 전통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일부 아이들은 높은 양의 스테로이드제를 투여받았다고 밝혔다. 프랑스와 벨기에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보고되었다.
어린이들은 그간 코로나19의 가장 영향을 덜받는 연령층으으로 생각되어왔다. 중국 7만5000건의 환자 사례에서 2.4%만이 어린이였고 그것도 대부분 가벼운 증상만을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위세가 줄어들고 있는 유럽에서 코로나19와 연관된 듯한 중증 어린이 환자가 늘어나면서 의료계의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ungaung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