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울렛보다 더 싼'… 백화점 오프프라이스 매장 늘어난다
백화점들, 오프프라이스 전담부서 신설·매장수 확대 나서...
큰 매장 규모·입점 매장과의 갈등은 걸림돌
백화점들이 저렴한 가격에 해외 유명 브랜드를 판매하는 '오프프라이스'(Off Price)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래 고객인 2030대 소비자들을 겨냥해 문턱 낮추기에 나선 것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초 조직 개편을 통해 상품본부 내 '팩토리담당' 부서를 신설했다. 팩토리담당은 오프프라이스 매장인 '팩토리스토어' 사업을 이끌게 된다. 담당 부서는 임원급이 이끄는 조직으로 독립적인 경영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오프프라이스 사업에 확대하겠다는 포석이다.
오프프라이스 매장은 유명 브랜드의 2년차 이상 재고상품을 유통업체가 직접 매입해 아울렛보다 저렴한 가격에 할인 판매한다. 유통업체가 직매입을 하기 때문에 할인율을 직접 결정할 수 있어 할인율이 40~75%로 일반적으로 아웃렛의 30~60%보다 높다.
신세계 팩토리스토어는 2017년 8월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고양점에 처음 문을 열었다. 규모는 4000㎡, 국내·외 130여 개 브랜드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신세계 센텀시티몰에 2호점을 열었다. 신세계는 올해 광주점을 포함해 최소 3개 이상의 팩토리 스터어 매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일찌감치 오프프라이스 사업에 속도를 내왔다. 2016년 오프프라이스 전담팀 '탑스(TOPS)팀'을 만들었다. 2016년 론칭 당시 7개였던 탑스 매장은 지난해 33개로 늘었다. 매출 역시 2016년 5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8배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2020년까지 탑스 매장수를 48개로 확대하고, 매출 800억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젊은 고객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다양한 해외 직소싱 브랜드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패션과 리빙 이외에 더 많은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현대시티아울렛 대구점에서 임시 운영한 오프프라이스 매장 '오프웍스'를 올 하반기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에 정식 개설할 예정이다. 또 2020년까지 현대백화점 전 아울렛 5곳에 입점하고, 백화점에 숍인숍 형태로 오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오프프라이스 매장을 열기 위해서는 풀어야할 숙제들도 있다. 우선 공간 확보다. 다양한 브랜드를 한 자리에서 판매하는 오프프라이스 매장은 일반 매장보다 큰 매장 면적이 필요하다. 현대백화점이 시티아울렛 대구점에 오픈한 오프웍스 매장 면적은 250㎡로, 일반 매장(50㎡)의 5배 규모다. 신세계 센텀시티몰에 입점한 팩토리스토어 역시 300㎡ 규모다.
또 할인 판매에 따른 입점 매장의 불만도 고려해야한다. 오프프라이스의 경우 일반 매장에 비해 할인율이 높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일반 매장이 피해를 볼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오프프라이스 매장은 지나친 할인 판매로 입점 매장의 항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상품 선정 등에 있어 입점 매장과의 협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롯데아울렛 광교점에 입점한 탑스 매장 /사진제공=롯데백화점 |
김태현 기자 thkim124@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