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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사야겠다" 초보 개미, 저가매수 기회 일까?

"지난주부터 객장을 방문하는 숫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처음에 펀드런(Fund-run·펀드투자자들이 돈을 회수하기 위해 한꺼번에 몰리는 현상)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신규주식계좌를 개설하려는 고객들이었다"


경기도 분당의 한 증권사PB(프라이빗 뱅커)는 최근 주식투자를 상담하러 온 고객들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개미, 폭락장 속 '저가매수'…코스피에서만 10조 순매수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일 대비 56.58포인트(3.19%) 하락한 1714.86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미국 연방준비은행이 '제로금리' 수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3% 넘게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다중노출 촬영) 2020.3.16/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글로벌 주식시장이 폭락을 거듭하며 패닉에 빠진 가운데 이를 '저가매수' 기회로 삼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초저금리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사실상 '제로'가 된 이자수익 대신 주식 매매차익을 노리는 분위기도 스물스물 올라오고 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표적인 대장주들과 코스피우량주들을 한 데 모은 'KODEX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등의 매수 시점을 묻는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주가가 빠질 만큼 빠졌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최적의 매수 타이밍을 재고 있다는 설명이다.


올 초에 6만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삼성전자가 최근 4만원 후반대로 고꾸라졌고 10만원대의 SK하이닉스도 7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코스피지수도 연초대비 30% 가까이 폭삭 주저앉으며 주가상승에 배팅하려는 욕구를 부채질하고 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3.19% 내린 1714.86에, 코스닥은 3.72% 빠진 504.51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1050원(2.10%) 하락한 4만8900원에 마감했다.


실제 개인들의 주식매수세는 거침이 없다. 이날 개인들은 9266억원을 사들이며 6829억원을 팔아치운 외국인을 크게 상회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개인들은 코스피시장에서만 9조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지난 9일에는 하루에만 1조2799억원을 사들이는 등 그야말로 매수랠리다. 반면에 같은 기간 외국인은 10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팔아치우며 연일 '팔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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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윤 유안타증권 MEGA센터 분당PB는 "요즘 오는 분들은 정말 주식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분들이 많다. 삼성전자가 많이 빠졌으니 장기투자해보고 싶다는 접근이 많다"며 "평소 주식거래를 하지 않던 고객들도 '지금은 하면 괜찮냐'는 문의도 있다"고 말했다.


우종윤 PB는 "지금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어 보수적인 접근을 권하고 있다"며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한 시점이 오더라도 대형주나 지수위주 상품을 분할매수로 대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묻지마 삼성전자' 전략에 투자보다 확인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시장은 모르겠고 지수는 빠졌으니 그럼 삼성전자 사야겠다는 식의 투자논리는 위험하다"며 "요즘 PB들도 고객들에게 '현금을 들고 있어야한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 지금은 상황을 관망하는 투자대기자금들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1년만에 목표주가 하향…SK하이닉스에 밀려

머니투데이

증권가에선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투자 메리트가 떨어진다며 목표주가를 낮춘 보고서가 나왔다. 올해 이익전망이 좋지 않고 가전판매도 줄어들 수 있다는 내용이 골자다. 삼성전자 목표주가 하향조정은 지난해 반도체 가격급락 이후 1년 만의 일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삼성전자의 ‘매수’의견은 유지하지만 목표주가를 기존 6만7000원에서 6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삼성전자를 반도체 대형주 최선호주에서 차선호주로 낮추고 대신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올렸다.


증권가에서 최근 1년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내린 것은 하나금융투자가 처음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2.1% 하락한 4만8900원에 끝났고 SK하이닉스는 2.3% 떨어진 8만600원에 마감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20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38조9000억원으로 봤으나 이를 34조8000억원으로 하향조정 하면서 목표주가를 낮췄다”며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인한 세트 수요 둔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자들이 대외활동을 자제하고 노동집약적 생산라인 가동이 지연되면서 올해 전 세계 노트북 PC와 스마트폰 출하량이 역성장 할 것으로 봤다. 세부적인 출하량 감소폭은 노트북 PC 9.0%, 스마트폰 4.9%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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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초반 코스피가 반등하며 1800선을 넘었다가 전일대비 3%대 급락한 1714.86p로 마감한 1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관계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닥은 전일 대비 19.49포인트(3.72%) 내린 504.51에,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6.7원 오른 1226.0원 거래를 마감했다. /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반면 재택근무 확산으로 기업들이 확충할 서버 수요는 늘어나는 만큼 반도체 시장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전자 대신 SK하이닉스를 최선호주로 꼽은 이유다.


특히 그는 삼성전자 IM 사업부 및 CE(Consumer Electronics) 부문의 제품 출하량이 사업계획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2020년 삼성전자의 TV 출하량 전망은 4740만대였으나 이를 451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며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 역시 기존 3억만대에서 2억8500만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경우 낙폭 과대로 주가 반등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그러나 삼성전자의 실적 추정치 컨센서스가 충분히 하향 조정될 때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증권가는 하나금융투자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목표주가 하향조정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소비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는 만큼 기존 실적추정치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2월 초만 해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소폭 상향한 애널리스트들이 많았다”며 “3월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상장기업 전체가 영향을 받는 상황이라 삼성전자도 시각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반준환 기자 ab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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