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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안 띄울 수는 없고…하루에 '4800억' 날리는 美항공사

"연방정부 지원금 9월말 바닥날 것"…소규모 항공사 파산, 좌석 재배치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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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항공 항공기/사진=AFP

델타항공은 지난해 '가장 성공적인 한해'를 자축했다. 올해를 시작하면서는 9만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16억달러 규모의 기록적인 순이익을 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얼마되지 않아 코로나19로 인해 델타항공은 승객이 끊기고 자금줄이 말라가기 시작했다. 13일(현지시간)에는 추가로 10여곳의 공항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항공사당 하루 손실만 약 4800억원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델타항공을 비롯한 미국 항공사들은 국내 스케줄을 대폭 축소했으며 국내선 한편당 평균 23명의 승객을 태운다. 직원 급여, 항공기 리스비용, 항공기 유지·보수비용 등으로 항공사 한곳당 하루 3억5000만달러(약 4200억원)에서 4억달러(약 4800억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


미국항공 운송협회에 따르면, 승객 수요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94% 줄었으며 미국내 6215대의 항공기 가운데 절반 이상이 비운항으로 인해 주요 공항이나 간이 활주로에 계류돼 있다.


NYT는 "미래는 더 암울하다"면서 "전세계의 많은 사업들이 아직 폐쇄 상태이며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았다. 항공사들이 정상 운영으로 돌아오려면 몇년은 아닐지라도 몇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항공사들은 향후 수개월은 연방정부 지원에 따라 버틸 수 있다. 연방정부 지원금은 대부분 직원 월급으로 소진되고 있는데, 9월말에는 바닥나게 된다. 추가적인 연방정부 지원은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항공사들은 '길고 외로운 생존 싸움'을 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의 대표 저가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는 47년 연속 흑자를 기록해왔지만, 지금은 "6월말까지 매일 3000만달러에서 3500만달러의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다.


항공사중 가장 부채가 많은 아메리칸항공은 다음달 말까지 하루 5000만달러 수준으로 자체 손실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수익성이 높았던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은 사실상 승객 수입이 없는 1년을 보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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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 미국 덴버국제공항에 유나이티드항공사의 항공기들이 계류돼있다./사진=AFP

소규모 항공사 파산 가능성, 좌석 재배치 등 변화 예상

항공산업은 과거 911 테러 이후 재편된 것처럼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규모 항공사들은 파산하거나 피인수 대상이 될 수 있다. 좌석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재구성될 것이다. 항공사들은 할인 혜택으로 고객을 유인하려고 하겠지만, 항공편의 좌석수를 채우지 못하면 항공권 가격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


여행 동향을 분석하는 앳모스피어 리서치그룹의 헨리 하테벨트 사장은 "항공사들이 코로나19 이전 수요의 3분의 2 이상을 회복할 때까지 중간 좌석들을 계속 비워둘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봄 여행' 검색 늘어나…1년간 버틸 수 있을지 관건

항공산업은 조만간 회복될 조짐이 거의 없다. 많은 산업 분석가들과 경영진들은 항공사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처럼 많은 승객들을 실어나르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때도 2차, 3차 발병이 다시 생겨날 수 있고 백신이나 치료제 등 의학의 발전, 경제 회복 정도, 위험에 대한 사람들의 수용성 등이 항공산업 회복에 관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3월 초부터 항공업계에서는 비행기가 코로나19 감염처가 아니라는 점을 승객들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주부터 유나이티드항공과 델타항공은 승객들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고 있다. 11일부터는 아메리칸항공과 사우스웨스트도 마스크 착용을 요구할 방침이다.


프론티어 항공사는 6월 1일부터 화씨 100.4도(섭씨 38도) 이상 체온의 승객이나 승무원의 탑승을 거부하겠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여행이 재개될 조짐도 있지만, 항공사들은 여전히 승객들의 불안감과 신뢰 사이에서 싸워야하는 상황이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CEO는 "내년(2021년) 봄 여행에 대한 검색이 작년 동기대비 증가했다"면서도 "실제 예약과 결제로 이어질지는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NYT는 "2021년 봄까지는 1년이 더 남았다"며 "항공사들의 '버티기'가 그때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황시영 기자 appl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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