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스가 침대 없는 광고와 매장을 자꾸 만드는 이유는
독특한 마케팅 전략부터, 성공적인 D2C 채널 운영까지 대단합니다!
시몬스는 침대 브랜드인데, 침대가 없는 광고와 매장으로 유명합니다. (출처 : 시몬스 / design by 슝슝) |
침대를 없애니, 힙해졌습니다!
누가 뭐래도 시몬스는 침대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최근에는 침대보다도 광고로 유명합니다. 감각적인 영상과 BGM으로 널리 알려져 있고요. 최근에는 OSV(Oddly Satisfying Video)라는 요소를 차용한 광고를 선보이며 역시 트렌디하다는 찬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러한 광고들에 침대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것. 침대 회사 광고에 침대가 나오지 않다니 정말 특이하지 않습니까?
그런데 시몬스 광고에만 침대가 없는 게 아닙니다. 심지어 침대가 없는 매장을 내기도 하는데요. 지난 2월 15일에도 침대가 없는 팝업 스토어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청담’을 오픈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미 작년에 부산에서 동일한 컨셉인 ‘해운대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를 운영해 성공을 거두기도 했고요. 2020년에는 창립 150주년 기념 팝업 스토어인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를 성수동에 열기도 했었습니다.
이렇게 시몬스가 침대가 없는 광고와 매장을 연이어 오픈하는 건, 이제는 기능보다는 느낌을 강조하는 것이 브랜딩에 더 도움이 되는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과거 시몬스는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이라는 기능적인 메시지를 소구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선 브랜딩의 문법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캐치한 겁니다. 이후 시몬스는 TV광고를 비롯한 여러 캠페인을 통해 힙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모든 에너지를 집중하고 있습니다.
▶시몬스 광고에서 침대가 사라진 이유 보러 가기 (영상)
그리고 압도적으로 인지시킵니다
그런 면에서 그로서리 스토어를 택했다는 건, 매우 칭찬할 만한 포인트입니다. 그로서리 스토어는 최근 힙스터들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는 핫한 곳입니다. 결국 브랜딩에는 경험이 중요한데, 세련된 공간과 식음료 메뉴를 두루 갖춘, 그로서리 스토어는 당연히 적합할 수밖에 없겠지요. 더욱이 지역 기반의 상품들을 판매함으로써, 고객 가치도 극대화시키고 있습니다.
도산대로 일대를 시몬스 디지털 아트로 뒤엎어 버렸습니다 (출처 : 시몬스) |
여기서 더욱 놀라운 점은 시몬스가 단지 힙한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것을 넘어서, 이를 반복적으로 노출하여 각인시키는 지점까지 고려하여 캠페인을 설계했다는 점입니다. 여전히 가장 강력한 매체인 TV광고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요. 강남 도산대로 일대를 디지털 아트로 뒤덮을 정도로 옥외광고까지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최근 수년간 게임업계에서 신작 게임을 론칭할 때, 자주 사용하던 방법인데요. 아예 압도적으로 메시지를 노출시켜, 어떻게든 고객의 뇌리에 남도록 하는 겁니다. 그래서 광고 예산도 단기간 내에 집중적으로 집행한다고 하네요.
근데 왜 하필 MZ세대일까요?
그런데 왜 이렇게 시몬스는 MZ세대에게 힙한 인상을 남기는 데 집중하고 있는 걸까요? 사실 시몬스는 프리미엄 침대를 표방하기에, 상당히 비쌉니다. 따라서 MZ세대가 아무리 호감을 가지더라도 즉각적으로 구매로 이끌기엔 한계가 있지요. 하지만 동시에 이들은 분명 언젠가는 결혼 등 침대를 사야 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렇기에 MZ세대에게 좋은 인상을 남긴다는 건, 곧 미래 고객을 선점하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오히려 진짜 구매를 하는 순간에, 광고로 결정을 뒤집기는 쉽지 않습니다. 비싼 만큼 이것저것 따지고 구매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그렇기에 역으로, 오래전부터 쌓아온 브랜드 호감도는 구매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아는 브랜드라는 측면에서 초기 고려 대상 안에 자연스럽게 들어갈 수 있고요. 브랜드의 명성이 고가 시장에선 오히려 기능보다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시몬스는 단지 광고에만 기대고 있지도 않습니다. 제품 개발은 물론 판매 방식 혁신에도 끊임없이 노력을 해오고 있는데요. 구독 경제 멤버십인 시몬스 페이를 출시하기도 하고, ‘시몬스 멘션’이라는 위탁 대리점 판매 방식을 도입하여, 매장을 줄이고도 전체 매출 파이는 꾸준히 키우고 있습니다. 이처럼 독보적인 마케팅 전략부터 성공적인 D2C 채널 운영까지, 역시 잘 나가는 브랜드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기묘한 님이 뉴스레터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