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새로운 로고 공개…모바일 시대로의 변화
넷플릭스가 2014년 6월 20일 흰색 바탕의 로고를 변경한지 딱 2년만에 새로운 로고를 공개했습니다.
왼쪽이 기존 로고, 모바일에서는 가독성이 떨어짐 (이미지: Thenextweb 제공) |
로고가 바뀌는 것은 나름 큰 의미가 있습니다. 기존 넷플릭스의 로고는 스마트TV, 애플TV, BDP, 게임콘솔 등 빅 스크린에서 통용되던 로고였다면(큰 화면에서 넷플릭스라는 상징적인 단어가 보이는) 이번 로고는 ‘N’이라는 단어가 작은 화면에서도 쉽게 인지되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로고입니다.
“스펠링 ‘N’은 모바일에서 ‘Netflix’라고 포지셔닝하는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넷플릭스 스트리밍은 모바일이 아닌 PC, 게임콘솔, 스마트TV, BDP 등 큰 스크린에 집중했던 서비스입니다. |
190개 국가에 서비스를 출시한 넷플릭스는 기존 북미, 유럽 시장과 달리 아시아 사용자들의 모바일 중심의 콘텐츠 소비형식을 파악하고 나름 변화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아시아에서 의외로 ‘4K’라는 메시지가 먹히지 않고 있는 것과 상충합니다.
참고로 4K 스마트TV가 판매되고 있지만, 여전히 주류가 아니고 게임콘솔, 애플TV, 넥서스 플레이어, 크롬캐스트 등 FireTV(일본에서만 판매)를 제외한 아시아에서 4K 스트리밍이 지원되는 셋탑은 없는 현실입니다. 오히려 올해 가을 부터 출시하는 PS4 Neo, XBOX OneS가 4K 스트리밍을 지원하기 때문에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모바일 최적화 전략은 이제 정립하는 중
모바일에 최적화된 전략이 없던 넷플릭스는 상당히 많은 부분을 ‘무(無)’에서 ‘유(有)’로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사용자를 위한 데이터 서버와 최근 인도에서는 오프라인 뷰잉(Offline Viewing ) 기능을 적극 검통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티비를 통해 보는 사용자들이 생각보다 적다는 것에 놀라워 했다는 의견을 개인적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출퇴근에 많이 보시지요)
기가당 4시간 시청까지 데이타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모바일 데이터 서버 |
모바일 중심적 사고로 인해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소싱할 때도 짧은 시청시간의 콘텐츠를 적극 도입할 것으로 보입니다. (웹드라마를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모바일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아마존은 모바일로도 훌륭히 안착했습니다. 넷플릭스는 아직도 TV, 그래도 TV였는데, 이제 하나씩 바꾸려는 것이고요.
TV 시리즈의 홀드백 정책은 무너지나, 마블과 DC를 모두 품게된 넷플릭스
“북미 한정이지만 넷플릭스에서 오리지널를 제외한 가장 인기 있는 컨텐츠는 무엇일까요?”
워킹데드, 브레이킹 베드, 베터 콜 사울 등의 ‘AMC’ 라인업일 것이고 또 하나는 플래시, 애로우, 슈퍼네츄얼, 뱀파이어 다이어리 등의 ‘CW’일 것입니다. 특히 CW의 컨텐츠는 시청률은 안나오지만 엄청난 밀레니얼스의 버즈를 통해 SVOD 마켓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6/12~18 (미국 TV/Digital Demand Rating) |
위의 Parrot 자료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플래시의 경우 넥플릭스 최고의 화제작 볼트론 보다 더 많은 버즈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2,3,4,5,7위가 모두 넷플릭스에 있네요. 나머지는 HBO와 MTV, Showtime 콘텐츠입니다.)
CBS의 슈퍼걸도 차기 시즌부터 CW로 들어올 예정이고요. 그런 CBS와 Warner Bros의 합작사인 CW가 훌루(Hulu)와 계약 종료 후 넷플릭스와 독점 계약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훌루의 CW 페이지, 오랫동안 사랑 받았는데 빠지게 되겠네요. |
가뜩이나 라이브다 뭐다 이런 준비도 하면서 위에서는 아마존, 넷플릭스 그리고 밑으로는 SlingTV, HBO Now와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훌루에게는 안좋은 소식이지만, 미국 넷플릭스 사용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수 밖에 없는데요.
1조 이상의 규모가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엄청나지요. 이렇게 많은 돈을 줄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드시겠지만, 계약기간과 조건을 들으시면 고개가 끄덕여지실 수도 있을 것 같네요.
일단 조건이 파격적입니다. 보통 넷플릭스에 올라오는 미국 TV시리즈는 1년 후 혹은 다음 시즌 시작 몇 주전에 공개합니다. 그렇게 계약들을 하지요. 그게 TV시리즈의 홀드백 조건 입니다.
“하지만, 신규 계약 조건은 시즌 종료 후 1~2주 후 라고 합니다”
넷플릭스에서 거의 훌루처럼 CW의 인기 컨텐츠를 즐길 수 있게 된 셈이죠. 그리고 5년 계약이라고 하고요. 넷플릭스와 마블이 초기 계약을 하고 올 9월부터 디즈니 독점 계약이 발효되어 넷플릭스의 마블 세상이 됐습니다. 추가적으로 슈퍼걸, 애로우, 플래쉬, 아톰(준비중), 레전드 오브 투마로우(티비판 저스티스 리그) 등 인기있는 신작들을 넷플릭스에서 독점으로 만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는 엄청난 장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일본 오리지널 시리즈를 더 만들겠다고 계획에도 없던 발표를 하고(독일, 미국에서 인기가 있었다고), 이렇게 큰 투자를 감행하는 것을 보면 VPN 차단에 따른 가입자 축소가 2분기에 미국에서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를 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넷플릭스 신규 오리지널 콘텐츠 공개되면, 전 시즌 돌려보기
‘Orange is the New Black’ 시즌 4가 공개됐습니다.
부유하게 자란 뉴요커가 과거에 저질렀던 범죄 때문에 여자감옥에 갇히면서 벌어진 이야기가 벌써 시즌4까지 왔습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이 하우스 오브 카즈와 함께 성공가도를 달리게 했던, 그래서 전세계 OTT에 오리지널 바람을 일으킨 콘텐츠입니다. 에미상을 수상하기도 했고요.
이야기가 따로 셌는데, ‘Binge Watching(몰아보기)’ 이야기는 많이 들으셨다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는 ‘새로운 시즌 드라마가 기존 시즌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에 대해 조사를 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새로운 시즌이 공개되면, 기존의 보았던 시즌을 상기시키기 위해서 사용자 중 53%가 전 시즌 몰아보기를 한다고 합니다. (스토리 확인이 크겠지요. 보통 넷플릭스의 새로운 시즌은 9~12개월 이후 공개됩니다.)
상당히 의미있는 자료이기도 하면서 우리가 유료방송을 볼때 자주 겪던 일이기도 합니다. 신규 영화가 개봉할 때 말이지요. ‘X-Men : Apocalypse’ 개봉 시에 IPTV에서 전작을 프로모션하거나, 케이블 채널에서 몰아보기 이벤트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시즌제 드라마도 이것들이 통한다는 예가 될 것이고요.
한 가지 예를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불과 몇달 전에 지인들에게 미국의 대표적인 영화예매 사이트인 ‘판당고(Fandango)’가 드림웍스의 영화를 주로 스트리밍하던 ‘MGO’를 인수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공개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최근 프로모션 이메일을 받았는데요.
‘인디펜던스 데이:리써전스’ 개봉에 맞춰 티켓을 구매한 사람에게는 1편에 해당하는 ‘인디펜던스 데이’에 대한 디지털 스트리밍을 제공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인디펜던스 데이 1’은 20년 전 영화입니다. 밀레니얼스의 대부분은 아주 어렸을때, 보았던 영화일 가능성이 높지요. (심지어 태어나기 전일 가능성도) 개봉일에 맞춰 케이블에서 상영해주는 프로모션도 있겠지만, 미국 젊은이들은 케이블 채널을 많이 안 봅니다. 그래서 폭스와 판당고가 적절한 프로모션 합의점을 찾았다고 생각합니다. 1편을 보고 2편을 보는 것 만큼 감동을 배가하는 방법은 없겠죠. 이런 아이디어는 CGV와 CJ의 TVing과 함께 해보는 것이 어떤지 아니면 네이버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글. 김조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