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위조하기 어렵다고 손꼽히는 5만원권 제조과정
5만 원권은 대한민국의 최고가 화폐이다. 작은 음료 상자를 채울 분량만으로도 1억 원이라는 거금이 된다. 때문에 한국은행은 2009년 5만 원권을 발행하면서 위조 방치에 만전을 기했다. 최첨단 장치와 기술이 총동원되어 제작되어 위조하기 어렵기로 손에 꼽는다는 한국의 5만 원권, 어떻게 제조하는 걸까? 조금 더 알아보자.
5만 원권 제조 과정
대한민국의 화폐는 한국조폐공사에서 제작된다. 7만 2800㎡(2만 2017 평), 대지 46만 3400㎡(14만 200평)에 달하는 화폐본부는 ‘가급’ 국가 중요 보안 시설로 카메라를 소지할 수 없으며 출입통제 각종 출입통제 시스템과 CCTV의 감시하에 놓인 곳이다.
지폐는 인쇄처에서 제조된다. 인쇄소는 품질관리를 위해 20~26도의 온도와 55%의 습도가 유지되는 환경에서 제작된다. 5만 원권은 이곳에서 총 8단계의 공정을 거쳐 제조되기에 1장이 생산되는 데 약 40일이 소요된다. 5만 원권의 8단계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까?
첫 단계는 원료인 가로, 세로 각각 671mm, 519mm의 목화 섬유 전지에 5만 원권 28장이 찍는 것이다. 이후 스크린 인쇄, 홀로그램 부착, 요판인쇄를 거쳐 전지 검사와 활판인쇄를 진행하면 1장의 지폐가 완성된다. 마지막으로 불량 여부 검사를 거치고 나서야 5만 원권은 시중에 유통되게 된다.
조폐공사에 따르면 5만 원권은 제조과정에서 최첨단 기술의 위조 방지 기술이 적용되기 때문에 매 단계마다 3~4일의 건조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5만 원권에 들어간 위조 방지 기술에는 무엇이 있을까?
5만 원권에만 적용된 최첨단 기술
5만 원권이 발행되면서 적용된 최첨단 위조 방지 기술은 띠 형 홀로그램과 입체형 부분 노출 은선, 가로 확대형 기번호 등이 있다. 발권 당시 한국은행 이내황 발권국장은 “이런 최첨단 위조 방지 장치는 미국이 앞으로 발행하려는 100달러 지폐에도 적용될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국보다 강력한 위조 방지 장치가 적용되었던 것이다.
우선 띠 형 홀로그램은 특수필름 띠로 왼쪽 끝부분에 부착되어 있다. 우리나라 지도와 보는 각도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 4괘의 3가지 무늬가 상, 중, 하 세 곳에 위치해 있다. 5만 원권의 액면 숫자 50000은 이 3가지 무늬 사이에 위치해 있다. 지폐 뒷면의 50000 숫자는 특수잉크가 발려있어 지폐의 기울기에 따라 자홍색과 녹색을 오간다.
입체형 부분 노출 은선은 MOTION으로 불린다. MOTION은 지폐를 움직일 때 태극무늬의 움직임을 다르게 만드는 기술이다. 지폐를 위아래로 움직이면 청회색 특수 필름 띠에 새겨진 태극무늬는 좌우로, 지폐를 좌우로 움직이면 태극무늬가 위아래로 움직이게끔 만든 것이다.
가로 확대형 기번호는 보다 간단하다. 지폐에 인쇄된 10자리의 숫자와 문자의 폰트가 오른쪽으로 갈수록 커지도록 해놓은 것이다. 이외에도 돌출 은화, 숨은 은선, 앞뒷면 맞춤, 숨은 그림, 요판잠상, 볼록 인쇄, 엔드리스 무늬, 무지개 인쇄 등의 위조 방지 기법이 적용되었다.
위의 방식은 일반인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다. 한국은행은 금융기관 전문가를 염두에 둔 위조 방치책도 마련했다. 자외선이나 X선을 지폐에 비추면 앞면의 묵포도도에 사용된 특수 잉크가 형광색으로 빛나도록 했다. 또 특수 제작된 필터로만 확인할 수 있는 액면 숫자를 제작하였고 이것으로도 부족해 액면 숫자에 확대경으로만 확인할 수 있는 미세문자를 새겨두었다.
이와 같은 노력에도 위조지폐가 생겨남에 따라 한국은행은 국립 과학수사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알기 쉬운 위조지폐 확인법 앱’ 등을 통해 위조지폐 식별 요청을 안내하고 있다. 해당 앱에서는 위조지폐 식별 요령과 위조지폐 처벌 조항 그리고 위조지폐 발견 시 행동 요령을 알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