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당리 오름 품은 집

THE HOUSE EMBRACING SONG-DANG OREUM

오름 하나로 시작한 집

제주는 360여 개의 오름이 있다고 한다. 이 동네는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오름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대학 때부터 오름동호회 활동을 하던 이가 오름에 반해서 땅을 샀고, 주변의 말발굽오름을 닮은, 그리고 북쪽에 마주한 아진오름을 볼 수 있는 수영장이 있는 집을 갖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평범한 단독주택은 아니다. 준공이 될 때까지 건축주의 세컨드 하우스가 될지, 민박 용도로 쓰일지 확실한 결정 없이 진행되었기에 공간 프로그래밍에 애를 먹었다. 일단 몇 개의 세부 용도를 전제로 집의 구상을 시작했다. 그리고 한 편으로는 멀리 보이는 주변 오름들과, 정면으로 보이는 아진오름, 그리고 그 완만한 경사의 끝에 마주한 오솔길 등을 단서로 판의 공간을 만들어 보자고 했다. 그 스케일을 섬세하게 다룰 수 있다면, 각 공간에 유니크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으면서, 집의 성격이 바뀌더라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득했다.

내부로 연장되는 땅

누군가의 이야기처럼 제주의 땅은 특별하다. ‘지형판’이라고 이름 지은 1층 바닥은 최대한 대지조성사업을 하기 전의 땅의 형국을 닮았으면 했다. 그리고 그 닮은 형상이 외부공간에서 그치지 말고 내부공간까지 연장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뒤 도로의 레벨차 1.2m를 최대한 작은 스케일로 섬세하게 다루고 싶었고, 레벨에서 그치지 말고 패브릭까지 연장됐으면 했다.

지형판의 시작점은 거실이기보다는 외부의 좁은 산책로라 보는 것이 옳다. 북측의 좁은 오솔길에서 중정까지 최소의 높이로 연결하고 나면 수영장의 물높이, 중정 마당, 거실은 동일한 높이가 된다. 그러면 거실은 주방, 식당과 레벨차로 공간의 위계가 만들어지고, 조금 더 높아진 천장고에 최소의 프레임으로 정리되면 마치 한 폭의 병풍처럼 아진오름의 풍경을 담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거실의 레벨을 잡는 것이 가장 고민됐다.

유틸리티 룸

이 집의 계단실은 34.32㎡이다. 이제는 진부한 방식이 되어 버렸지만, 계단실만으로 사용하기는 너무 크고, 다른 용도의 거실을 넣기에는 좁은 공간을 해결하려고 ‘만들어진’ 공간을 유희실, 도서실, 회의실, A/V룸 등의 다목적 공간으로 풀었다. 어쩌면 태생적으로 갖고 있는 집의 불확정적인 요소를 유연함으로 대체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공간이다. 그리고 뭔가 정해지지 않은 특별한 이 거실의 이름을 유틸리티 룸이라 부르기로 했다.

가로로 긴 창

이 집의 대부분의 창을 ‘멩거스펀지 Menger sponge’ 형태로 만들어, 주변의 오름이 창마다 액자처럼 담기도록 했다. 하지만 2층 가족실의 이 창은 특별하다. 그 이유는 마주보는 아진오름을 담아야 하는 창이기 때문인데, 아진오름은 다른 오름과 달리 계절마다 색과 풍경이 달라진다. 날이 좋을 때는 소를 방목하고, 잠깐 휴식기에는 곡식이 자라고, 드문드문 사람들이 소풍을 오는 곳이기도 하다. 이렇게 바뀌는 아진오름의 능선이 가로로 얇고 긴 프레임 안에 옮겨졌으면 했다. 이 창의 높이와 폭이 설계하는 동안 고민되었는데, 거푸집 시공 단계에 직접 건축주와 현장에서 ‘목업(Mock-up) 테스트’를 통해 확정지었다.

SECTION

FLOOR PLAN

Architect : S.O.D.A

Location : Songdang-ri, Gujwa-eup, Jeju-si, Jeju-do, Republic of Korea

Program : Housing

Site area : 337.80㎡

Building area : 134.93㎡

Gross floor area : 197.69㎡

Building scope : 2F

Building to land ratio : 39.94%

Floor area ratio : 53.67%

Principal architect : Seungheon Baek

Design team : Seungheon Baek, Dukhyun Kang

Structural engineer : Dream Consulting Structural Engineers

Mechanical engineer : Myeong Equipment

Electrical engineer : Yun Engineering

Construction : GAU Archi Factory(Jongmin Kim)

Photographer : Joonhwan Y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