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 때문에 무시당했는데…‘하극상’ SUV, 국민차 향해 돌진
준중형 이상 품질, 하극상 SUV
올해 글로벌 판매 700만대 유력
스포티지와 쏘렌토 [사진출처=기아] |
“잘 팔릴 줄 알았지만 이렇게 욕심 많을 줄은 몰랐다”
기아 스포티지는 불과 2년 전까지 형님인 쏘렌토, 형제이자 경쟁차종인 현대차 투싼에 밀려 존재감이 약했다. 기아 SUV와 준중형 SUV 부문에서는 잘해야 ‘넘버2’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2021년 6월 스포티지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6년 만에 완전변경된 5세대 신형 스포티지는 ‘하극상’ 품질로 소비자들을 사로잡았다.
5세대 스포티지 [사진촬영=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
인기 비결은 준중형 SUV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파격적이고 미래지향적 디자인, 중형 SUV에 버금가게 넓어진 실내 공간, 차급을 뛰어넘는 첨단 안전·편의성이다. 모두 하극상이다. 판매도 기대 이상이었다. ‘넘버1’ 투싼을 압도했다. 지난해에는 결국 크기와 품질에서 보여준 하극상 정신으로 형님 자리까지 위협했다. 올해는 쏘렌토가 차지한 국민차 타이틀까지 노린다. 지난해 현대차 그랜저를 막판 뒤집기로 제치며 처음으로 국민 SUV를 넘어 ‘국민차’가 된 쏘렌토 입장에서는 건방진 도발이다.
출시 4개월만에 1위 파란 일으켜
스포티지와 함께 해외에서 호평받는 투싼 [사진출처=현대차] |
27일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국토교통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집계한 2021년 차종별 판매현황에 따르면 스포티지는 3만8397대 판매됐다. 같은 기간 투싼은 4만8648대 팔렸다. 국산 승용차 기준 판매순위는 스포티지가 14위, 투싼이 9위다. 지난해 실적만 놓고 판단한다면 투싼의 승리다. 대신 판매 증가세는 스포티지가 가팔랐다. 스포티지는 전년보다 106.3%, 투싼은 36.7% 각각 늘었다. 신형 스포티지 사전계약 돌입 이후 판매현황을 보면 상황이 달라진다. 사전계약에 돌입한 첫날에만 1만6078대 계약됐다. 투싼이 보유한 국산 준중형 SUV 사전계약 첫날 기록 1만842대를 가뿐하게 뛰어넘었다.
사전계약 돌풍은 판매에서 태풍으로 위력을 키웠다. 신형 스포티지는 2021년 11월 출시 4개월 만에 1위를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판매대수는 7598대다. 그랜저는 6764대로 2위, 쏘렌토는 4447대로 6위, 투싼은 3745대로 12위를 기록했다.
판매 톱5 중 유일하게 판매 증가세
스포티지 LPG 모델 [사진출처=기아] |
신형 스포티지는 판매가 본격화된 지난해에는 가속페달을 더 힘껏 밟았다. 지난해 상반기 판매대수는 2만7873대다. 순위는 5위다. 그랜저가 3만3396대로 1위, 쏘렌토가 3만1677대로 2위, 아반떼가 2만8663대로 3위, 카니발이 2만8186대로 4위를 기록했다. 이 중 신형 스포티지만 전년 동기보다 판매가 증가했다. 다른 차종은 차량용 반도체 품귀로 발생한 출고대란으로 22~40% 감소했다. 반면 스포티지는 307.7% 폭증했다.
스포티지는 하반기에는 제품 경쟁력을 더 높였다. 가솔린 모델, 디젤 모델, 하이브리드(HV) 모델에 이어 LPG 모델을 추가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4개 엔진 라인업을 모두 갖췄다. 지난해 연간 판매대수는 5만5385대다. 3위 자리까지 노렸지만 2000여대 차이로 아반떼와 카니발에 밀렸다. 쏘렌토는 6만8220대로 1위, 그랜저는 6만4729대로 2위, 아반떼는 5만7507대로 3위, 카니발은 5만7414대로 4위를 기록했다.
스포티지는 대신 국산 SUV 중 가장 높은 판매 성장세를 달성하면서 국민차 대권경쟁에 합류하게 됐다. 스포티지가 전년 대비 판매대수가 44.2% 증가하는 동안 쏘렌토는 2.6% 감소했다. 그랜저는 26.4%, 아반떼는 18.3%, 카니발은 21.9% 각각 줄었다.
일본 SUV 압도하는 경쟁력 갖춰
스포티지 1세대 [사진출처=매경DB] |
스포티지는 글로벌 베스트셀링카로도 대접받고 있다. 지난해 7월 스포티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650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지난해 연말까진 670만대를 넘어섰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45만대 넘게 판매되며 기아 단일차종 판매 1위도 달성했다. 올해에는 700만대 돌파가 유력하다. 분위기도 좋다. 글로벌 시장에서 호평이 쇄도하고 있어서다.
스포티지는 지난해 엄격하고 까다로운 글로벌 자동차 테스트에서 잇달아 승전고를 울리며 품질과 성능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유럽 소비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독일 3대 자동차매체 평가에서 경쟁차종들을 압도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포티지와 경쟁하는 혼다 CR-V와 도요타 라브4 [사진출처=기아, 혼다, 도요타] |
지난해 12월에는 아우토 자이퉁이 진행한 콤팩트 하이브리드 SUV 5개 차종 비교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하이브리드 SUV 시장을 주름잡던 토요타 라브4, 닛산 캐시카이, 마쓰다 CX-5, 투싼을 이겼다.
아우토빌트가 실시한 하이브리드 SUV 비교평가에서도 토요타 라브4에 승리했다. 아우토빌트는 스포티지가 글로벌 하이브리드 SUV 시장에서 주도권을 차지한 라브4보다 “한 세대 앞선 차”라며 높은 점수를 줬다.
스포티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도 지난해 6월 아우토모토운트슈포트의 PHEV SUV 평가에서도 토요타 라브4, 오펠 그랜드랜드, 볼보 XC40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스포티지는 세계 여성 자동차 기자가 뽑은 ‘2022 올해의 차’(2022 Women‘s World Car of the Year, WWCOTY)에서도 패밀리 SUV 부문을 수상했다.
스포티지는 안전성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잇달아 받았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가 지난해 발표한 충돌평가 결과에서 ‘톱 세이프티 픽(Top Safety Pick, TSP)’ 등급에 선정됐다. 유럽 NCAP(European New Car Assessment Program) 신차 안전성 평가에서 최고 등급을 획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