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볼만한곳 :: 다채로운 쇼핑의 시작, 뉴노멀 편집샵
이번 편의 주제는 서울 뉴노멀 편집샵 3곳. 다채로운 시간을 보내길 바라며 준비했다.
다들 새해 복들은 많이 받았는지..? 새해 인사가 늦었다. 한 달여 휴식을 갖고 오랜만에 글을 연재하는 에디터 Z다. 정신없는 연말을 보내고 연초라는 말을 떼기 무섭게 벌써 2월이 됐다. 이러니 괜히 나이를 빨리 먹는 게 아니다. 오랜 추위에 필자처럼 봄을 기다리는 분이 적지 않을 거다. 이제 따뜻해지나? 하는 기대에는 눈으로 보답하는 게 날씨의 인지상정인지.. 겨울이 더 길게만 느껴지는 2월 날씨다.
필자는 추위를 지극히도 싫어해 겨울엔 실외 활동을 지양한다. 그렇지만 또 바깥활동을 안 하면 못 견디는 피곤스러운 사람이다. 뜻밖에 주어진 소중한 휴식기간에 더 다양한 스팟을 다니겠노라 심사숙고하며 서칭했다. 물론 실내로 말이다. 눈에 들어온 건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한 편집샵. 많고 많은 서울 편집샵 중 지극히 필자 취향으로 셀렉한 편집샵 세 곳을 준비했다. 다녀와보고 하는 말이지만 분명히 마음에 들만한 곳이라 장담한다. 아, 이쁘다고 하나 둘 담다 보면 탕진할 수 있으니 자제력을 상실하지 않도록 주의하기 바란다.
1. 나이스웨더
신사동 가로수길, 편집샵보단 편의점이 더 잘 어울릴법한 크기의 1호점에서부터 시작된 나이스웨더. 현재는 더현대서울에 입점했으며, 리뉴얼 확장 오픈해 더 이상 작은 규모가 아닌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나이스웨더는 빠르게 성장했다. 작고 아담한 편의점 같은 1호점을 방문해야지 하고 생각만 하고 있다 보니 어느새 1호점은 사라져 버렸다. 아담하고 귀여운 유년기를 보내고 어느덧 성공한 브랜드의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자니 흐뭇하기도 하지만, 괜스레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아기자기한 모습은 사라졌지만 꽤나 커진 규모는 제법 괜찮은 편집샵의 모습으로 갈아입었다.
나이스웨더는 단순히 물건을 팔기만 하는 곳이 아니다. 앞서 말했듯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자리 잡기 위해 브랜딩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런 점을 가장 직관적으로 볼 수 있는 첫 번째 요소는 브랜드 컬러와 로고. 파란색 바탕의 하얀 글씨 nice weather와 청양(淸陽)이 눈에 띈다. 이름과 같이 시원한 하늘과 구름을 연상케 한다. 억지스럽게 브랜드 컬러를 풀어내지 않았고, 중간중간 화이트와 블루를 배치에 은근슬쩍 각인시킨다. 대놓고 브랜드를 강요하지 않음이 오히려 세련됨으로 다가온다.
나이스웨더를 더 매력적으로 만드는 건 훌륭한 선곡이다. 어느 매장이든 음악은 매장의 분위기를 만드는 큰 부분을 차지한다. 유튜브나 각 스트리밍 사이트 ai의 발달로 원하는 분위기만 검색해도 음악을 골라주는 경지까지 왔다. 나이스웨더는 이런 점에서 보면 굉장한 아날로그를 추구했다. 디제이가 직접 lp를 셀렉하고 턴테이블을 통해 음악을 선보인다. ai나 누군가가 짜놓은 플레이 리스트가 아닌, 현장의 분위기에 따라 디제이가 직접 플레이 리스트를 만든다.
그날의 날씨, 분위기, 시간에 따라 현장과 소통하며 선보이는 음악은 이곳을 찾게 만드는 또 하나의 이유다. 아, 음악소리가 다른 매장들에 비하면 굉장히 큰 편이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그렇지만 필자는 즐겼다. 내면 댄스를 얼마나 췄는지 모를 만큼.
편집샵인데 그래서 뭘 파냐고? 의류, 식료품..? 취급 카테고리를 하나로 정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물건을 선보이고 있다. 아주 상향된 다이소 느낌이랄까? 다양한 물건들을 모아놨지만, 그 어느 하나도 어쭙잖은 브랜드나 물건들은 없다. 마켓이라는 이름답게 다양한 식료품을 구매할 수 있고 그릇이나 가구까지 선보인다.
아르테미테 조명, lp 등 눈과 귀가 즐거운 오브제들을 직접 보고 느낀 뒤 겟 할 수 있으니, 행복한 공간이 아닐 수 없다. 아, 물론 나이스웨더 자체브랜드의 물건들도 판매하고 있다. 천천히 둘러보며 눈과 귀 그리고 구매 욕구를 살살 달래보자.
- 이용시간 : 매일 11:00 - 21:00
- 주소 :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62길 35 1층 나이스웨더마켓
- 문의 : 02-547-0073
2. 에이치픽스 (HPIX)
술을 좋아하지 않는 취향 덕에 카페를 좋아하게 됐다. 카페를 좋아해 이곳저곳 다니다 보니 공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고, 자연스레 인테리어에 흥미를 느껴 가구나 조명을 보러 다니는 게 하나의 취미가 됐다. 콘란샵, 이케아, 루밍, 무인양품 등 다양한 인테리어 편집숍을 사랑하지만, HPIX는 필자의 취향과 가장 비슷한 가구들이 모여있던 곳. 감각적인 가구와 오브제를 만날 수 있는 디자인셀렉샵 에이치픽스를 소개한다.
에이치픽스는 도산점/한남점 두 곳에서 운영 중이다. 한남점은 에이치픽스가 시작된 곳으로, 브랜드의 시작을 담고 있다. 2020년 리뉴얼 오픈 되어 새로움도 느낄 수 있다. 도산점보다 규모는 작지만, 도산점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한 브랜드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으니 아기자기한 감성이 가득한 한남점에 먼저 방문해 보는 걸 추천한다.
에이치픽스 한남점의 첫 느낌은 채광이 굉장하다는 점. 조명을 너무나도 좋아하지만, 그 어떤 조명도 자연광보다 아름다울 수 없다고 생각한다. 에이치픽스는 천장 일부분을 비스듬하게 투명 창으로 내 자연광이 내부 곳곳을 따뜻하게 밝힌다. 햇볕은 가구에 은은하게 묻어난다. 채광 좋은 따뜻한 가정집에 놓일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 가구 자체의 아이덴티티를 더한다. 많고 많은 가구 편집샵 중 이곳이 더 매력적인 이유는 볕을 한껏 즐길 수 있게 만든 공간이라 할 수 있겠다.
인테리어 계열 디자인을 전공하는 사람들은 졸업작품으로 의자를 많이 선정한다. 그 이유는 의자가 공학과 디자인이 집합된 가구이기 때문. 이 얘기를 들은 후로 가구를 볼 때 의자에 한 번 더 눈길이 간다. 이전에 의자는 앉는 도구에 불과했지만, 괜히 사연을 듣고 보니 조금 특별해 보인다.
에이치픽스 한남에서는 특별한 스툴도 직접 볼 수 있다. 바우하우스 체어로 유명한 TECTA 체어, 프랑스의 위트 있는 감성이 묻어난 MOUSTACHE 스툴 등 특별한 의자들이 가득하니 공학과 디자인이 주는 감성을 느껴보기 바란다.
삶의 질이 높아지면서 가구를 선택할 때 기능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심미적인 부분도 큰 요소를 차지하게 됐다. 이곳 역시 다양한 색감의 가구들이 모여있는 걸 보면 마치 현대미술 전시회에 온 것 같기도. 톤도 색감도 모두 다르지만, 다른 여러 가구가 모여 조화를 이룸이 꽤나 아름답다.
예쁜 가구를 보면 왜 이렇게 비싼 건지.. 비싼 게 예뻐 보이는 사대주의에 빠진 내 눈이 문제인 걸 수도 있겠다며 위안을 해본다. 다 브랜드 값이지, 비슷하게 생긴 거 이케아 가면 널렸어 하면서도 눈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내 언젠간 풀 세팅으로 맞추겠노라 마음속에 담아두며 이케아로 발길을 돌리지만 다시 한번 소망해 본다. 언젠간 하나씩 결제하는 날이 아닌, 일괄 '일시불'로 결제할 날이 오기를.
- 이용시간 : 평일 10:00 - 19:00 / 주말 12:00 - 19:00
- 주소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55-1 2층
- 문의 : 070-4150-3229
3. LCDC 서울
'또 성수 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필자는 주말이나 시간이 날 때면 성수동을 가곤 했다. 이전에도 많았지만 어느새부턴가 성수동엔 사람이 급격히 늘었다. 사람 많은 걸 싫어하기에 한동안은 발길이 뜸했지만, 하나둘씩 새롭게 생겨난 핫플 소식에 성수를 가지 않을 수 없었다. 다시 찾은 성수의 첫 번째 플레이스는 LCDC. 차가운 쇠냄새가 퍼지는 자동차 공업소 거리 사이, 따뜻한 공간플랫폼 LCDC를 소개한다.
성수동 자동차 공장 거리의 오래되고 커다란 한 공장은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 되었다. 자동차 공장을 업사이클 해 만든 건물답게 공간의 구성이 큼직하고 시원스럽다. 가장 먼저 맞이하는 건 높은 콘크리트 벽이 둘러싸고 있는 광장. 정확히 말하면 광장은 아니지만, 'ㅁ'자의 건물 구조로 공간 중앙을 중정이나 광장의 분위기로 꾸몄다. 공간 안에 들어왔지만 외부에 있는 듯, 아늑함과 개방감을 느낄 수 있어 광장의 매력을 더한다.
프랑스어 'Le conte des contes'에서 따온 LCDC의 이름은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름의 의미와 같이 크고 작은 여러 브랜드의 이야기를 하나의 조화로운 결과물로 만들어 낸다. 카페, 소품샵, 라이프스타일 큐레이션 샵, 루프탑 바 등 개성 있는 여러 브랜드들이 각자의 색깔을 담아내고 있다. 여러 브랜드는 아이덴티티를 보이는 동시에 통일성을 유지하며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LCDC를 둘러보며 여러 번 감탄한 기억이 난다. 물론 각 분야 전문가들의 정성을 어떻게 평가하겠냐마는, 곳곳에 느껴지는 브랜딩에 감탄했다. 어느 한 브랜드도 뻔하지 않았다. 브랜드 이름에서부터 동선까지 섬세하게 신경 썼음이 느껴진다.
1층부터 3층까지 이어진 나선형 계단은 분리된 각층을 이어줌으로써 공간의 흥미와 통일성을 더했다. 3층 여섯 개의 브랜드는 들어가기 전부터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두운 복도를 방에서 나온 빛들로 채워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이예하, 한아조, 오이뮤, 요한나, 글월, 셀렉트마우어 여섯 개의 희소성과 확실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브랜드가 자리 잡고 있으니 꼭 방문해 보길 바란다.
여러 브랜드에서 시각적인 요소들로 브랜딩을 많이 시도한다. 이곳이 매력적이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후각적인 요소를 브랜딩으로 사용했다는 점. LCDC를 이곳저곳 둘러보는 내내 '향'에 많은 신경 썼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냄새에 민감한 편이어서 악취는 물론 싫어하고, 강한 향도 선호하지 않는다. 이곳의 인센스향, 비누향, 식물향 등 다양한 향은 각 브랜드 각자의 색깔대로 은은한 향으로 이미지를 각인시킨다. 어느 하나 거슬리지 않게 조화로운 향이 이곳을 더 감각적인 곳으로 만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추후 LCDC만 한편으로 연재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다방면에서 흥미를 끈 곳이었다.(물론 계획이므로, 연재할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뭘 해도 아쉬운 주말을 아깝지 않게 보내기에 충분한 곳이었음은 확실하다.
- 이용시간 :
1층(카페) 11:00 - 21:00
2,3층 11:00 - 20:00 (층별 상이)
4층(바) 16:00 - 21:00
*A동 3층 매주 월요일 휴무
- 주소 : 서울 성동구 연무장17길10
- 문의 : 02-3409-5975
당신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은 무엇인지? 필자는 '돈 쓸 때'라고 대답해 보겠다. 벌 땐 참 힘들지만 돈 쓸 때 이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과한 소비를 조장하는 건 절대 아니다. 어려운 시기에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본인 혹은 누군가에게, 가장 빠르고 확실한 행복을 주는데 돈 쓰는 거 만한 것도 없겠다. 아름다운 것들을 보고 즐기며 가끔은 가져보는 기쁨도 누리길 바란다.
이번 편은 짧은 글로 마무리해 본다.
(오늘의 나, 다음 달의 나, 그리고 그다음 달의 내가 힘을 합치면 못 살 건 없다.)
-제목 : 3개월 할부-
# 쇼핑도 식후경, 맛있는 식사로 시작하세요
JW 메리어트 동대문 스퀘어 서울 더 라운지 딸기 디저트 뷔페 (전화 예약 후 티켓 구매)
서울 홍대 L7 호텔 루프탑바 플로팅 (전화 예약 후 티켓 구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