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4대강 보 완전히 열자…축구장 333배 수변공간 드러나
4대강 보 수문을 연 영산강 승촌보 상류에 퇴적물이 쌓인 하중도가 생성됐다. |
영산강에 닫혀있던 4대강 보를 완전히 열자 축구장 23배 면적의 모래톱이 드러났다. 물가에는 축구장 333배에 달하는 수변공간이 생겼다. 수문을 연 4대강 중 변화가 가장 컸다.
환경부는 지난 10월31일부터 11월14일까지 영산강 승촌보와 죽산보의 수문을 완전 개방한 결과 물의 흐름이 크게 좋아지고, 매년 반복되던 녹조가 줄었다고 6일 밝혔다.
승촌보는 올해 3월20일부터 수위를 점진적으로 낮춰서 4월6일부터 완전 개방상태를 유지해왔다. 겨울철에 접어들면 농가에서 지하수를 끌어다 비닐하우스에서 농작물을 키우는 수막재배를 하기 때문에 지난 11월15일부터 다시 수위를 올렸다. 지난해 6월 수문을 절반 열었던 죽산보는 올해 10월31일 완전히 개방했으며, 양수장 가동을 시작하는 내년 3월까지 현재 최저 수위를 유지하게 된다.
보를 연 뒤 물의 흐름은 체류시간이 평균 7.3~20.1일에서 2.4~3.3일로 크게 줄었다. 강물의 유속도 초당 1.9~3.4㎝에서 11.0~13.8㎝로 너다섯배 빨라졌다.
강물이 막힘없이 흐르면서 승촌보는 매년 여름마다 반복되던 녹조가 올해 급감했다. 매년 6~7회 발생하던 저층 산소 부족 현상도 해소됐다. 다만 죽산보는 11월에 비가 많이 내리면서 오염물질이 흘러들어와 총인(T-P)과 생화학적산소요구량(BOD) 농도가 개방 전보다 약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문을 연 강들 중에 가장 넓은 노출지가 나타났다. 모래톱은 축구장 면적 약 23배에 달하는 0.164㎢, 수변공간은 축구장 면적 약 333배에 달하는 2.378㎢가 드러났다.
수변생태 구간이 넓어지고, 여울과 웅덩이가 생기면서 물새류와 맹꽁이, 삵, 수달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의 서식환경도 좋아졌다. 텃새화된 물새류들도 문을 열기 전인 10월에는 68마리가 관찰됐는데, 11월에는 126마리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문을 연 동안 물을 쓰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보문을 열면서 내려간 수위보다 지하수 수위가 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으며, 취수장 2곳과 양수장 28곳에서도 문제가 없었다. 강물에 부유쓰레기가 떠내려가고, 강바닥에서 올라오는 혐기성가스가 사라져 악취도 줄었다.
환경부는 보 개방에 따른 정확한 수질변화 분석을 위해 개방기간을 확대하고, 오염물질의 유입과 지류 하천의 영향을 보다 면밀하게 분석할 예정이다.
환경부는 이번 보 개방 모니터링 결과를 반영해 이달 중에 영산강과 금강의 4대강 보 처리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