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 값의 67.6%는 ‘중간’에서 가져간다
정운천 의원, 해수부 자료 분석
고등어 58.3%·오징어 39.5%…5개 어종 평균 유통비용 ‘52.3%’
소비자 밥상까지 6단계 거쳐야…농축산물은 직매로 낮춰 ‘44.4%’
명태·고등어·갈치·참조기 등 주요 수산물의 판매가격 중 절반 이상이 유통비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6단계에 이르는 복잡한 유통구조가 주원인으로 분석된다.
2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정운천 의원이 해양수산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우리 국민의 선호도가 높은 어종인 명태·고등어·갈치·참조기·오징어 등 5개 품목의 2018년 기준 평균 유통비용은 수산물 판매가격의 52.3%로 나타났다.
이는 2017년 51.8%에 비해 0.5%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수산물 판매가격 중 생산자인 어업인에게 돌아가는 비율(생산자 수취율)은 47.7%에 그쳤다. 소비자가 1만원을 내고 수산물을 구입하는 경우 생산자(어업인)의 몫은 4770원에 그치고, 나머지 5230원은 유통업자들에게 돌아간다는 얘기다.
유통단계별 유통비용률을 보면 소매단계가 27.3%로 가장 높고, 그다음은 도매단계 13.4%, 산지단계 11.6%의 순으로 나타났다. 소매단계에서 상당액의 유통비용이 추가되는 것이다. 품목별로는 명태(냉동)의 유통비용률이 67.6%로 가장 높았다. 명태의 유통비용률은 2017년의 66.3%에 비해 1.3%포인트 상승했다. 고등어 58.3%, 갈치 48.6%, 참조기 43.8% 순으로 나타났다. 오징어의 유통비용률은 39.5%로 5개 어종 중 가장 낮았다.
수산물의 유통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로 복잡한 유통구조가 꼽힌다. 수산물은 보통 생산자를 통해 산지의 위판장으로 넘어가면 다시 산지 중도매인을 거쳐 도매시장으로 나간다. 이후에는 소비지 중도매인의 손을 한 번 더 거쳐 소매상으로 넘어간 다음 최종적으로 소비자의 손에 전해진다. 수산물이 생산자에서 소비자로 넘어가기까지 모두 6단계를 거치게 된다는 얘기다.
정 의원은 “수산물은 생산물의 손질과 포장, 신선도 유지 등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농축산물에 비해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에 유통비용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농축산물의 경우를 보면 산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로컬푸드형 직매장이 활성화돼 있기 때문에 유통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2017년 기준 국내 농축산물의 평균 유통비용률은 44.4%로 수산물에 비해 훨씬 낮은 상황이다.
정 의원은 “수산물은 유통경로가 복잡하기 때문에 생산자는 제값을 받지 못하고, 소비자는 비싸게 사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수산물의 유통비용 절감을 위해서는 ‘수산물직거래촉진센터’를 설치하고, 로컬푸드직매장·온라인·홈쇼핑 등을 통한 직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