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경남 양산에 바이러스 연구소 세운다?
[앵커]
경남 양산에 중국 바이러스 연구소가 세워진다, 중국의 거대한 음모다, 이런 주장이 빠르게 퍼지고 있습니다. 팩트체크 결과 일부 불확실한 사실이 음모론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이가혁 기자, 출발은 언론 보도였죠?
[기자]
지금 화면에 띄운 이 기사인데요.
일주일 전에 한중일 바이러스 연구센터, 양산 부산대병원 유휴부지에라는 제목의 부산일보 기사입니다.
양산 지역구 김두관 의원이 중재했다고도 나와 있습니다.
그러니까 중국 측이 먼저 제안을 해서 김 의원이 유치에 나섰다, 이런 내용입니다.
[앵커]
그러면 저런 제안이 있었던 것 자체는 맞습니까?
[기자]
지난달 26일에 서울에서 열린 2020 북방경제포럼이라는 행사였습니다.
중국 공산당 산하로 해외 사업 관련 교류를 맡은 중화해외연의회의 뤄유젠 상무가 서면 축사에서 이렇게 한중일 공동으로 종합적인 바이러스 예방체계 및 관련 센터 건립 등을 추진하고자 한다, 이렇게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 계획이 어느 정도 그러면 추진이 됐다고 봐야 합니까?
[기자]
확인 결과 전혀 진척된 사항이 없었습니다.
행사를 주최한 북방경제인연합회 측은 여러 분야 가운데 아이디어 차원의 원론적인 제안으로 나온 것이라면서 서면 MOU나 구체적 계획이 나온 게 없다고 밝혔습니다.
또 정작 양산시도 이 계획이나 해당 행사 또 의원실 활동에 대해서 내용을 전혀 모르고 관여한 바 없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제안만 있었고 될지 안 될지는 아직은 모른다는 건데, 그러면 그렇게 과격한 주장이 나온 이유가 뭘까요?
[기자]
제가 온라인에서 그대로 좀 가져와봤습니다.
보시면 우한 바이러스 제2연구소를 건립하기로 한국과 중국이 밀약을 맺었다, 또 양산시를 제2의 우한으로 만드는 거다, 이런 주장,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코로나19가 유출된 것이다라는 음모론에서 출발한 겁니다.
지난주에 저희가 팩트체크 전해 드린 대로 아직 과학적 근거가 빈약한 주장입니다.
바이러스 연구소 전체가 무조건 위험한 것도 아닙니다.
중국 우한 바이러스 연구소 같은 아주 높은 등급의 생물안전 4등급 시설은 국내에서도 질병관리청 산하에 1곳 있습니다.
흔히 알려진 바이러스 연구소라고 하면 그보다 안전기준이 한 단계 더 낮은 3등급입니다.
국내에는 건국대, 고려대, 서울대 등 총 73곳에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런 3, 4등급 연구소를 세우려면 감염병예방법에 따라서 질병관리청이 허가를 내줘야 합니다.
그리고 3년마다 정기점검을 받고 또 안전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허가를 취소합니다.
그리고 설령 제안이 구체화 된다, 해도 민간 단체나 정치인이 일방적으로 설립할 수가 없고 만약 중국 측이 돈을 댄다, 이것도 계획이 전혀 나온 건 아니지만 돈을 낸다고 해도 마음대로 할 수는 없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근거가 있다기보다 중국이라서 못 믿겠다, 이런 주장에 가까운 건데요. 그러면 그 기사에 언급된 김두관 의원 측은 뭐라고 하던가요?
[기자]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구체화된 게 없어서 기다리는 중이다, 단 아무 통제 없이 감염병 연구소를 만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팩트체크 이가혁 기자였습니다.
※ JTBC 팩트체크는 국내 유일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 인증사입니다.
이가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