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영화로 보다] 빙하 속 매머드, 유전자가위로 부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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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망아지 사체를 발견한 러시아 북동연방대와 한국 수암생명공학연구원 공동연구진이 지난 2월 말, 말의 심장혈관 속에서 액체 상태의 혈액 샘플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특히 연구진은 해당 종을 복원하기 위해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만약 혈액 속에서 손상되지 않은 DNA가 발견될 경우 복원 연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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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화석을 이용해 고생물을 ‘부활’시킨다는 것은 우리에게 낯설지 않은 얘기다. 1993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쥐라기 공원’에는 호박 화석 속 모기에서 공룡의 혈액을 채취해 그 DNA로 공룡을 되살린다는 얘기가 등장한다. 손상된 DNA는 개구리의 것으로 채워 완전한 공룡 DNA를 복원한다는 내용이다. 영화가 만들어질 당시에는 공상과학일 뿐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지만, 유전기술이 획기적으로 발달한 오늘날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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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 유전체교정연구단 수석연구위원은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사용하면 털과 긴 상아 등 매머드의 특징을 발현하는 유전자를 정확히 편집해낼 수 있다”며 “어미 코끼리의 수정란 속 DNA에서 해당 유전자를 교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처치 교수는 2017년 2월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와 인터뷰에서 “(매머드와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아시아 코끼리의 유전자에 약 45개의 매머드 유전자를 넣어 편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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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처치 교수 연구진의 작업이 성공한다 해도 이는 완전한 매머드 부활이 아닌 ‘매머드의 특징을 가진 코끼리’가 탄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과학계의 시각이다. 이 때문에 연구진 역시 매머드와 코끼리의 교잡종인 ‘매머펀트(Mammophant)’를 만드는 것을 일차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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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황우석 박사가 이끄는 한국·러시아 공동연구진은 이 기술을 이용해 말 복원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단장은 그러나 “긴 시간 동안 혹한의 환경에서 온전한 상태로 보존된 체세포핵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체세포핵 치환 기술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온전한 체세포핵을 확보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밝혔다.
![]() 중국 연구진은 체세포핵 치환기술(SCNT)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원숭이 복제에 성공했다. 2018년 1월의 일로, 영장류로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픽제공=연합뉴스] |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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