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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by InsideIT

이더리움 레이어2 블록체인들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Summary

-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느린 성능과 높은 거래 수수료를 해결하는 레이어2 블록체인의 급부상

- 옵티미스틱 롤업보다 더 높은 중장기 잠재력을 가진 zk롤업 계열의 레이어2

- 이더리움 확장성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결합성을 약화시킬 수 있는 양면성을 지님

- 부작용이 있음에도 레이어2 중심의 생태계는 강세 전망

 

© iStock

 

판을 흔들 변수로 급부상 세계 최대 스마트 콘트랙트 블록체인 플랫폼이자 시가 총액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생태계에서 레이어2(L2) 플랫폼들의 기세가 무섭다.

레이어2는 통상 블록체인 메인넷(레이어1 블록체인)들, 특히 이더리움 블록체인이 직면한 느린 성능과 높은 거래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개념으로 여러 거래들을 하나로 합쳐 나중에 메인넷에서 한꺼번에 처리하는 것이 골자다. 메인넷에서 바로 처리하는 것과 비교해 신뢰도는 다소 약화될 수 있지만 거래를 하나씩 처리하는 것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레이어2 블록체인 플랫폼이 서식하는 가장 큰 생태계는 이더리움이다. 현재 거의 대부분의 레이어2 블록체인은 이더리움과 연결돼 있다. 이더리움은 탈중앙화 수준이 높고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갖고 있다.

레이어2는 지난해를 기점으로 블록체인 판에서 중량급 변수로 급부상했다. 레이어2를 표방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들이 본격 가동되면서 레이어2를 통한 거래 규모도 커졌다. 레이어1에서 자리를 잡은 유력 탈중앙화 애플리케이션들이 레이어2로 플랫폼을 확장하는 것도 트렌드가 됐다.

 

누가 레이어2의 대세가 될 상인가 현재 레이어2는 롤업(Roll up) 기술 기반이다. 롤업은 크게 옵티미스틱 롤업(Optimistic Rollup)과 zk롤업(zk Rollup) 계열로 나뉜다. 기본적으로 옵티미스틱 롤업은 번들로 묶인 거래를 합법적인 것으로 다루는 대신 네트워크 참가자들이 그걸 증명할 때까지 인출 하지 못하도록 하는 구조다. zk롤업은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s) 기술 기반으로 복잡한 수학적 증명을 통해 거래를 처리한다.

레이어2 초반 레이스는 옵티미스틱 롤업 기반 플랫폼들이 주도해왔다. 숫자만 놓고 보면 레이어2는 지금도 여전히 옵티미스틱 롤업 중심의 판세다. 옵티미스틱 롤업 레이어2 대표주자들인 아비트럼(Arbitrum)과 옵티미즘(Optimism)의 경우 모두 9월 거래량이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연초 대비 거래량이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L2비트(L2Beat) 데이터를 보면 아비트럼은 현재 레이어2 네트워크들에서 가장 높은 TVL(Total Value Locked)을 기록 중이다. 시장 점유율이 50% 수준에 이른다. 옵티미즘은 30% 점유율로 아비트럼의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향후 레이어2 판세가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옵티미스틱 롤업이 아니라 zk롤업 계열이 미래의 레이어2 레이스를 주도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상당수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도 이렇게 보는 쪽이다. 그에 따르면 옵티미스틱 롤업은 상대적으로 성숙한 기술이지만 결국 zk롤업 기반 기술에 의해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zk롤업은 메인넷에서 자금을 빠르게 가져오고 보낼 수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광범위하게 채택될 것이란 게 부테린의 전망이다. 비탈릭 부테린 외에도 필자가 만나본 많은 전문가들은 zk롤업이 레이어2의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zk롤업 계열 레이어2 플랫폼들이 최근 하나둘씩 실전에 투입되고 있는데, 이스라엘 스타트업 스타크웨어(StarkWare)가 개발한 것들이 대표적이다. 스타크넷은 스타크엑스(StarkEx)와 스타크넷(StarkNet) 플랫폼을 제공한다. 요즘은 ‘이더리움 가상 머신(EVM)’을 지원하는 스마트 콘트랙트를 수정할 필요 없이 zk롤업 레이어2에 바로 올릴 수 있게 해주는 ‘zk-EVM’ 컴퓨팅 기반의 zk롤업 플랫폼들도 나오고 있다. zk싱크(zkSync)는 zk-EVM 기반 레이어2 플랫폼을 공개했고 스크롤(Scroll)과 폴리곤(Polygon)도 유사한 레이어2 네트워크를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이더리움 스마트 콘트랙트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zk-EVM은 개발자들에게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비탈릭 부테린도 "이더리움 거래를 확장할 준비가 거의 돼 있는 zk-EVM을 실제로 보기 시작하고 있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다"라고 치켜세운 바 있다.

 

* zk-EVM

: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s) 기술을 활용한 이더리움 확장성 강화 솔루션으로 이더리움 메인넷 스마트 콘트랙트들, 개발 도구들, 및 지갑들도 끊김 없이 돌릴 수 있다.

© 디지털투데이

 

이더리움 확장성 문제를 풀 주인공 현재 시점에서 레이어2는 이더리움이 확장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이더리움은 최근 작업증명(Proof of work: 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합의 메커니즘을 전환하는, 이른바 머지(Merge) 업그레이드를 완료했다. 머지로 인해 이더리움 네트워크 에너지 효율성은 크게 개선됐다. 이더리움에서 에너지 소비량은 머지 전 대비 99%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머지는 이더리움이 직면한 확장성 문제를 푸는 것과는 관련성이 크지 않다.

확장성 문제를 푸는 것은 이더리움이 향후 업그레이드에서 도입할 샤딩(sharding)의 몫으로 남아 있다. 샤딩은 확장성 강화를 위해 이더리움 네트워크를 샤드(shards)로 불리는 작은 단위들로 쪼개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노드 중 일부만 거래를 검증하는데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이다.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노드가 거래를 검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체감할 수 있을 만큼의 속도 향상이 가능하다.

이론적으로 샤딩이 현실화될 경우 현재 나와 있는 레이어2 역할은 줄어들 수 있다. 심하게 얘기하면 레이어2는 이더리움에 샤딩이 구현될 때까지만 한시적으로 의미를 갖는 과도기적인 기술로도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블록체인 생태계 현장의 시각은 좀 다른 것 같다. 샤딩이 현실화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레이어2의 존재감이 단기간에 약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 샤딩이 나왔을 때도 레이어2가 계속해서 자기 역할을 하는 것을 넘어 레이어2가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사실상 샤딩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각종 이더리움 레이어2 프로젝트들에 벤처 투자 회사(VC)들 자금이 몰리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VC들 움직임만 놓고 보면 레이어2들의 미래는 매우 밝아 보인다.

레이어2 레이스가 고조되다 보니 과도한 기대를 경계하는 지적도 있다. 일부 레이어2 개발 업체들이 아직 실체가 부족한 기술을 너무 공격적으로 팔고 있다는 쓴소리도 들려온다. zk-EVM을 둘러싼 공방이 대표적이다. zk-EVM을 지원하는 zk싱크 메인넷 개발사인 매터랩스는 최근 공개한 버전에 대해 사용자들이 보안을 희생하지 않고 저렴하고 빠르게 거래할 수 있는 이더리움 롤업 네트워크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대포장'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zk싱크의 목표는 이더리움 스마트 콘트랙트와의 호환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다른 이더리움 확장성 솔루션들과 비교해 뛰어난 확장성과 효율성 이점을 제공한다는 것도 강조하고 있다.

zk싱크를 포함해 zk-EVM 레이어2를 향한 비판도 거세다. 논란의 핵심은 zk싱크가 말하는 복잡한 수학적 증명 시스템 ‘zk-스나크스(SNARKs)’가 실제로 존재하는지다. 오프체인랩스(Offchain Labs) 스티븐 골드페더 CEO는 최근 트위터를 통해 zk싱크 검증 기술이 주장하는 대로 작동하는지는 확인할 증거가 없다고 꼬집었다. 오프체인랩스는 옵티미스틱 롤업 기반 레이어2인 아비트럼 개발사다.

 

레이어2의 두 얼굴 레이어2 확산이 블록체인 생태계에 긍정적인 효과만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부작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금 나와 있는 레이어2는 물론이고 이더리움 진영이 확장성 강화를 위해 내놓는 로드맵을 보면 생태계의 지속 가능성과 생존 역량을 위협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의 최근 보도를 보면 레이어1 스마트 콘트랙트 플랫폼 라딕스(Radix)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 제레미 엡스타인은 앞으로 이더리움에서 탈중앙화 금융(디파이)을 가능케 한 ‘오토믹 결합성(Atomic composability)’이 훼손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오토믹 결합성이 깨지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것에 방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오토믹 결합성은 한 네트워크에서 어떤 애플리케이션이 마찰 없이 다른 애플리케이션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기술 용어다. 블록체인에서 오토믹 결합성은 이미 출시된 프로토콜과 새로 개발하는 서비스를 쉽게 버무려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다. 게임과 탈중앙화 금융의 결합을 예로 들면 개발자는 게임에 디파이를 결합해 다양한 사용자들에게 금융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제레미 엡스타인 CMO는 이더리움 확장성 강화를 위해 나오고 있는 레이어2 플랫폼이나 향후 추가될 샤딩과 같은 유형은 애플리케이션들을 서로 분리시켜 ‘결합성이 악화’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에 따르면 웹3.0을 구성하는 4가지 핵심 요소는 토큰화(tokenization), 디앱(decentralized applications), 중개자 없는 양방향 시장(two-sided markets), 그리고 결합성(composability)인데, 이들 중 하나만 빠져도 웹3.0 생태계는 흔들릴 수 있다. 필자가 얼마 전에 만난 이더리움 블록체인 전문가도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결합성이 약해지는 부분은 심각한 문제라는 시각을 보였다.

 

그럼에도 강세 예고 하지만 일부 우려에도 레이어2 성장세는 쉽게 수그러들 기미가 없다. 결합성 약화에 따른 부작용보다는 레이어2가 주는 효율성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려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하려는 사례도 늘었다. 이에 따라 이더리움이라는 거대한 네트워크와 연결되면서도 확장성과 저렴한 거래 비용을 지원하는 레이어2의 중량감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당분간은 이런 분위기가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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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A디지털 경제 미디어 IT 에디터 국내외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기반 웹 3.0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웹 3.0 관련 기술 및 비즈니스 최신 트렌드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