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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더리움 스테이킹 확산... 디파이 파워 시험대

SUMMARY

- 디파이 토큰들의 부진이 이더리움 스테이킹 영향일 것이라는 보고서 공개

- 높은 스테이킹 보상·낮은 리스크 등으로 이더리움 선호도 상대적으로 증가

- 디파이 프로토콜들도 토큰 보유자들의 혜택 강화하며 분위기 반전 중

 

© istock

 

디파이 토큰 의외로 힘 못쓰네 2019년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지분증명(PoS) 합의 메커니즘에 기반하는 블록체인 플랫폼들의 보안을 위협할 수 있다는 업계 전문가 주장을 글로 다룬 적이 있다. 컴파운드 같은 온체인(On-chain: 블록체인 상에서 합의 메커니즘을 거쳐 거래가 발생한다는 의미) 기반 대출 서비스들이 제공하는 이자가 PoS 블록체인 스테이킹에 참여해 얻는 보상보다 클 경우, PoS 블록체인 안정성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자금이 PoS 블록체인에서 컴파운드나 dYdX 같은 대출 서비스로 빠르게 이동하면 PoS를 뒷받침하는 근간인 스테이킹(Staking) 파워가 약해지게 되고, 시스템 보안도 그만큼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하지만 글로벌 1위 PoS 블록체인인 이더리움 생태계만 놓고 보면 이런 우려는 현실화되지 않았다. 오히려 상황이 거꾸로 연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블록체인 데이터 서비스 업체 글래스노드도 5월 말 보고서에서 주요 디파이 프로토콜 토큰들 가치는 크게 하락했고 여기에는 이더리움 스테이킹도 나름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더리움 스테이킹으로 얻는 보상에 투자자들 관심이 커지면서 디파이 토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여전히 견고한 이더리움 블록체인 데이터 서비스 듄 어낼리틱스에 따르면 이더리움 스테이킹 규모는 5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래스노드는 시가총액 기준 상위 8개 디파이 프로젝트 토큰들(유니스왑, 메이커다오, 신세틱스, 밸런서, 아베, 커브DAO 토큰, 컴파운드, 스시스왑) 중심으로 보고서를 작성했고 토큰 외에 디파이 프로토콜 자체 관련 지표는 다루지 않았다. 또 요즘 이더리움 생태계에서 관심을 많이 끄는 리도 파이낸스 같은 리퀴드 스테이킹 프로토콜들은 디파이가 아니라 스테이킹 영역으로 보고 제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8개 디파이 토큰들 총 시가총액은 2021년 5월경 450억달러 규모로 최고치에 달했다. 이후 꾸준히 하락해 5월말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 대비 1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더리움이 PoS 기반으로 완전히 전환된 것을 염두에 두고 이더리움과 디파이 토큰들 가격을 비교하면 디파이 토큰들이 대거 발행된 2020년 여름, 이른바 '디파이 썸머' 이후 2021년 1월까지 디파이 토큰들은 이더리움 대비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2021년 5월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고, 이는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주요 디파이 토큰들 가격 추이 © 글래스노드

 

2021년 후반 상승장 속에서도 디파이 토큰들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2021년 11월 이더리움은 역대 최고치를 찍었지만 디파이 토큰들은 고점 대비 42%인 낮은 수준에 그쳤다. 디파이 토큰들 가격만으로 디파이 프로토콜 건전성 전체를 평가하기는 무리가 있다. 디파이 토큰들은 프로토콜이 가진 진정한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보는 이들도 많다. 그럼에도 글래스노드는 토큰 가격이 디파이 영역 전체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글래스노드는 보고서를 통해 "흥미롭게도 2022년 대규모 디레버리징(Deleveraging: 자산을 매각하거나 증자를 통해 부채를 축소하는 것) 이후 디파이 토큰들 가치는 디파이 프로토콜들에 보관돼 있는 총자산 가치인 TVL(total value locked)에 따라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투자자들 신뢰는 결국 기본 프로토콜 성과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디파이 토큰들 합산 시가 총액 및 TVL © 글래스노드

 

2021년 5월 디파이 토큰들 가격이 역대 최고치를 찍은 이후 성과를 이더리움과 비교해도 디파이 토큰들 부진은 두드러진다는 것이 글래스노드 분석이다. 2021년 후반 상승 사이클에서 이더리움은 이전 고점 대비 40% 상승한 반면, 디파이 토큰은 43%나 하락했다. 또 2022년 약세장 이후 디파이 토큰들은 2021년 5월 최고점 대비 92.1% 하회한 반면 이더리움은 45% 하락에 그쳤다. 이는 하락 동안 이더리움이 디파이 토큰들보다 6.7배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음을 의미한다.

 

디파이 토큰들이 꾀해야 할 변화 디파이와 스테이킹 영역이 버무려진 리퀴드 스테이킹 서비스들의 성장세도 주목할만하다. 리퀴드 스테이킹 시장은 최근 몇 개월간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업계 리더인 리도는 최근 TVL(total value locked)이 13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디파이 프로토콜인 메이커다오의 두배 수준이다.

디파이언트 최근 보도를 보면 이더리움(ETH) 공급량 중 15.7%에 해당되는 1900만 이상이 현재 스테이킹돼 있고, 스테이킹돼 있는 ETH 중 47%가 리퀴드 스테이킹 프로토콜들에 보관돼 있다. 달러로 환산하면 170억달러 규모다.

리퀴드 스테이킹은 투자자들이 네트워크에 스테이킹 방식으로 자산을 묶어 놓는데 따른 기본 보상 외에 별도 이자도 얻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리퀴드 스테이킹을 통해 묶여 있는 자산은 래핑(wrapping) 돼 전송 가능하며 스테이킹돼 있는 자산에 대한 소유권을 나타내는 토큰으로 바뀐다. 결과적으로 래핑된 토큰은 완전히 전송 가능하며 스테이킹돼 있는 자산을 청구하기 위해 래핑을 풀 수 있다.

이더리움 스테이킹을 통한 보상을 고려하면 디파이 토큰들은 현재 4% 정도인 이더리움 스테이킹 연간 이자율보다는 많은 것을 줘야 할 필요가 있다. 리스크 측면에서도 이더리움 스테이킹이 디파이보다는 안전한 것으로 인식이 강하다. 물론 디파이 프로젝트들도 그냥 있는 것은 아니다. 토큰 보유자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이중 담보 기반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인 메이커다오와 탈중앙화 거래소인 유니스왑의 행보가 주목된다.

지난 5월 메이커다오 창업자인 루네 크리스텐슨은 플랫폼 개편 일환으로 새 스테이블코인과 거버넌스 토큰을 선보이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들 토큰은 메이커다오가 발행하는 담보 스테이블코인 DAI와 거버넌스 토큰 MKR(maker)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새로운 통합 브랜드와 웹사이트와 함께 몇 개월 안에 선보일 예정이다. 크리스텐슨은 AI를 메이커 거버넌스 프로세스에 통합하는 것도 제안했다.

유니스왑은 오랫동안 검토해왔던 프로토콜 수수료 전환(fee switch)을 구현하기 위한 새로운 거버넌스 제안을 선보였다. 유니스왑이 선보인 제안은 유동성 풀(유동성 풀(Liquidity pool) 거래 수수료에서 5분의 1 가량을 유니스왑 DAO에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유니스왑 거버넌스 토큰인 UNI 수요 확대를 위한 포석 같다.

글래스노드에 따르면 메이커다오와 유니스왑이 선보인 제안들은 기존 프로토콜들이 상품 개발을 넘어 생태계에 참여하는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가치 창출에 점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더리움 스테이킹을 둘러싼 판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디파이 프로토콜들이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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