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을 통해 시장 앞에 겸손해집니다
Summary
- 인플레이션 해결을 위해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 금리 인상을 단행하자 시중 자금은 고갈 중
- 작년 유례없는 상승장을 겪었던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의 하락장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음
-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앙드레 코스톨라니, 피터 린치로 보는 폭락장을 견디는 바람직한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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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와 무더위가 시작되는 뜨거운 계절 6월. 주식 투자자들은 하루하루 ‘멘탈’을 부여잡고 살고 있습니다. “시장은 곧 안정을 찾고 정상화될 거야” “내 투자 손실도 원금회복이 될 거야”라고 자기최면을 통해 버티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지금의 폭락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보다 더 힘들고 고통스러운 듯합니다.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잡아야 하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자이언트 스텝’ 금리 인상 및 긴축정책으로 시중 자금이 고갈되면서 자산 시장에는 거대한 가치 붕괴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지금의 자산 가치 폭락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시장의 불안감이 실물경제와 자본시장을 휘감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폭락하는 자본시장에서 우리 투자자들이 대응해야 하는 자세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40년 만에 이런 하락장은 처음 봅니다 지난 11주 동안 S&P 500 지수는 10주나 하락했습니다. 이는 1980년 이후 3번째라고 하는데요. 그만큼 지금의 폭락장은 지난 40년 동안 매우 드문 경우입니다. 4월 초 4,488포인트였던 S&P 500 지수는 6월 중순 3,674포인트까지 하락해 -18.1% 폭락했습니다. 물론 2020년 3월 23일 코로나19 팬데믹 공포상 2,191포인트까지는 아니지만, 팬데믹 이전 최고점인 3,393포인트 근처까지 다가왔습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지난 11주 동안 무려 21%나 하락했습니다. 4월 초 13,711포인트였던 나스닥은 현재 10,798포인트로, 곧 1만 포인트가 깨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기술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굉장히 큰 손실을 봤을 것입니다.
주가는 언제든 상승과 하락을 반복합니다. 차트를 보면 지난 2년 동안 주가가 급락했던 구간이 4번이나 있었습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폭락장이 있었고, 같은 해 미국 대선으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단기 급락장이 발생했습니다. 2021년은 엄청난 주가 상승기여서 S&P 500은 단 한 번도 ‘마삼(-3%)’ 하락을 기록하지 않았습니다. 나스닥 역시 단 2번(2월 25일 -3.5%, 3월 18일 -3%)만 마삼 하락이 있었을 뿐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주식시장 개장과 동시에 1월 초부터 급락 랠리가 시작됐습니다. 여기에 연준이 인플레이션 헤징을 위해 지난 5월 22년 만에 처음으로 한 번에 금리를 0.5% 올렸으며, 6월 15일에는 0.75% 금리 인상을 단행해 주식시장은 크게 출렁거렸습니다. 연준이 0.75% 포인트 금리 인상이라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은 것은 1994년 이후 28년 만에 처음입니다.
작년에는 역사상 유례없는 상승장이었기 때문에 대부분 투자자는 수익을 올렸을 텐데요. 특히 기술주나 성장주 투자로 큰 수익을 올린 투자자가 많았습니다. 이 지점에서 투자자들은 내가 투자에 재능이 있거나 종목 선정을 기가 막히게 잘했다는 착각을 하기 십상입니다. 시중에 풀린 엄청난 돈으로 시장이 좋아서 대부분 종목이 상승한 것이지, 우리가 종목 분석을 잘했다거나 진입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포착해서는 아닙니다.
사실 작년처럼 투자하기 쉬웠던 시장은 거의 없습니다. 만약 그랬다면 누구나 백만장자 부자가 될 수 있겠죠. 올해부터는 진짜 주식시장이 시작됐습니다. 투자하면 누구나 돈 벌던 시대는 끝났습니다.
개미가 폭락장에 대응하는 방법은 ‘없다’ 1987년 블랙먼데이에 지수는 하루 만에 -22% 대폭락 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공포로 치닫던 2020년 3월 16일에는 나스닥이 -12.3% 하락했습니다. 우리 같은 개인 투자자가 폭락장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단지 불안감과 두려움을 떨쳐내고 미래 자본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견뎌내는 것이 최선입니다.
이제 미국 주식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이것이 정상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나스닥은 1만 포인트 아래였고, 시장에 무지막지하게 풀린 엄청난 유동성은 나스닥 지수를 사상 최고인 16,212 포인트까지 60% 이상 끌어올렸습니다. 그리고 불과 6개월 만에 다시 1만 포인트 언저리로 돌아왔습니다. 60% 상승하고 다시 35%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하락장은 여기서 끝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더 끔찍한 폭락장을 맞이할 수도 있는 게 주식시장입니다. 우리 같은 일반 투자자들이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대응하는 것조차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는 이런 어려운 시기에 오랜 기간 시장에서 머무르며 견뎌 온 현명한 투자자들에게서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세계적인 투자자는 어떻게 버텼을까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보유한 주식이 50% 급락하는 것을 견뎌낼 자신이 없는 사람은 주식 투자를 하지 말라”고 했는데요.
하루 이틀 투자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투자한다고 생각한다면 폭락장을 수도 없이 경험할 것입니다. 그런데 하락장마다 극심한 스트레스와 불안을 견뎌내지 못한다면 워런 버핏의 조언대로 주식투자를 하지 말아야 합니다.
주식시장은 인내심 없는 사람의 돈을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이동시키는 도구입니다. 그는 “50% 폭락하는 시장에서도 인내심을 가지고 계속 시장에 머무르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고 말했습니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우량주 몇 종목을 사서 수면제를 먹고 푹 자라, 10년 후에 깨어나 보면 부자가 되어있을 것이다”라며 장기 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70년간 주식투자를 하면서 장기적인 차트 매매로 부자가 된 사람을 한 명도 본 적이 없다며 단기 차익 매매자를 노름꾼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은 주식시장을 떠나야 하며, 인내는 주식투자의 실수를 줄이는 단 하나의 요소”라고도 했습니다. 주식투자는 머리로 보상받는 게 아니라 인내로 보상받는 것입니다.
올해 폭락장에서는 안전자산인 미국 채권 역시 23주 가운데 17주나 하락했습니다. 사실 이런 일은 매우 드문 경우입니다. 채권은 주식이 하락할 때 그 위험을 상쇄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시장에서는 전에 일어나지 않았던 일들이 항상 일어납니다.
역사상 최고의 펀드 매니저인 피터 린치는 “새로 닥친 위기는 항상 이전 위기보다 더 심각해 보여서, 악재를 무시하는 것은 언제나 어려운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런 폭락장에 어떻게 대응했을까요? 피터 린치의 폭락장 대응 매뉴얼은 매우 단순했습니다. ‘추가 매수’를 하거나 ‘그냥 내버려 둔다’입니다.
전략 ① - 시장을 떠나지 말라! 지금까지 워런 버핏, 앙드레 코스톨라니, 피터 린치 등 세계적인 투자자들이 폭락장에 대응하는 방법을 알아봤는데요. 이들 모두 한결같이 시장을 예측하려 하지 말고, 인내심을 가지고 시장에 오래 머무르라는 조언을 건넸습니다. 일반 투자자들은 폭락장을 맞이하면 공포심에 보유한 주식을 팔고 시장을 떠나곤 합니다. 하지만 주식이 폭락했다고 자포자기하기보다는 시장을 잘 관찰하며 기다려야 합니다.
실제 미국 증시 하락기를 살펴보면,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3년까지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시기가 있었지만 장기 투자자에게는 오히려 좋은 매수 기회였습니다. 특히 매월 급여의 가처분소득으로 적립식 투자를 하는 장기 투자자에게는 저가 매수를 통해 보유 주식의 단가를 낮출 수 있어 유리한 찬스입니다.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주식 매매 타이밍을 정확히 찾아내는 것이란 불가능합니다. 시장을 들락날락했다가는 계좌가 녹아내리기 십상입니다.
전략 ② -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존버’만이 정답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시장에 피가 낭자하거나 오랫동안 하락장이 지속될 것 같다면 보유 주식의 일부를 매도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우리가 주가 흐름을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수익이 난 종목과 손실 종목을 매도해서 수익 밸런스를 맞춰도 좋습니다. 불안한 종목 역시 일부 수량을 매도해서 현금을 보유하는 전략도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찾을 수 있다면 시장을 떠나지 않고 머무를 수 있는 에너지가 될 것입니다. 만약 시장이 더 하락한다면 보유한 현금은 좋은 종목을 싸게 살 수 있는 황금 시드머니가 될 수도 있습니다.
폭락장에서는 이런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것 또한 좋은 전략입니다. 특히 자산이 성장주나 기술주 등 특정 종목에 몰려있다면, 소비재 섹터나 산업주 등 포트폴리오 구성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강세장에서 약세장으로 확실히 전환한 시점에서는 성장주보다 변동성이 적고 배당을 통한 현금흐름도 만들어낼 수 있는 전통 가치주나 배당주 비중을 높여서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검토해 봐야 할 것입니다.
투자로 번 돈은 ‘고통의 대가’ 2020년 5월 3일 파이낸셜 타임스에 “코로나19 팬데믹이 경제를 심각하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마법이 이전에도 그랬듯 이번에도 승리할 것”이라는 보도문이 올라왔습니다. 그리고 결국 미국의 마법이 팬데믹을 물리치고 승리했습니다.
몇 해 동안 엄청나게 풀린 돈으로 극심해진 인플레이션을 헤징하기 위해 긴축정책을 시행하면서, 시장에는 자금이 고갈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대도시 봉쇄 등 전 세계에 닥친 위기들은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위기가 이전 위기보다 훨씬 심각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인플레이션이 경제를 심각하게 할 것이지만, 이전에도 그랬듯 이번에도 자본시장이 승리하기를 바라봅니다.
평생을 투자자로 살아가겠다고 마음먹는다면, 수십 번의 급락과 급등을 경험할 것입니다. 하락장은 분명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래서 투자에서 얻은 돈은 고통의 대가로 받은 돈, 즉 고통 자금입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어려운 시기를 잘 견뎌낸다면 그 고통의 대가로 보상받을 시기가 분명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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