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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고유정, 재혼 남편과 결혼 깨질까 우려해 범행"

- 경찰, 11일 오전 고유정 살인사건 수사결과 발표


- 수면제 먹였으나 방어혈흔 곳곳에서


- 범행동기는 ‘현재 결혼 파탄’ 우려 탓 추정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고유정(36)은 전남편 A(36)씨를 쇠톱 등 기구를 사용해 사흘간에 걸쳐 시신을 훼손한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경찰 펜션 곳곳에 전남편의 저항 흔적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A씨는 고유정이 준 수면제를 먹고 잠들지 않은 상태에서 저항하다 숨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또 고유정이 공범 없이 혼자서 A 씨를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고유정은 A씨가 성폭력을 하려해, 살해했다고 주장했지만 고유정이 범행전 부터 남편에게 보낼 ‘성폭행 문자’를 저장하고 있는 점 등이 드러나는 등 계획된 범죄였음이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11일 제주동부경찰서는 고유정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고유정을 살인 및 사체 손괴ㆍ유기 혐의로 오는 12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고유정은 지난달 25일 오후 8시에서 9시16분 사이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인 피해자 A씨를 칼로 찔러 살해했다. 경찰은 펜션에서 피해자가 방어할 때 나타나는 혈흔이 발견된 점 등을 근거로, 고유정이 미리 준비한 식칼을 이용해 저항하는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피해자가 최초 식당에서 고유정의 공격을 받고 도주하다, 팬션 화장실 입구 근처에서 숨진 것으로 결론냈다.


고유정이 펜션에 머문 기간은 모두 3일이었다. 25일 저녁께 살인이 일어났고 이후 고유정은 27일 11시 30분 펜션에서 나왔다. 경찰은 고유정이 이 시간 동안 쇠톱 등의 흉기로 숨진 A 씨의 시신을 조각 낸 것으로 판단했다. 고유정은 다음날인 26일 완도행 여객선에 올랐고 이후 쓰레기 봉투에 담긴 전남편의 시체 일부를 바다에 버렸다. 29일에는 경기도 김포에 있는 부모명의집에 가서 전남편의 남은 시신 일부를 절단기 등을 통해 다시 훼손했다. 고유정은 이후 훼손한 시신을 종량제 봉투에 담아, 쓰레기분리 수거장에 유기했다. 시신은 이후 소각됐다.


고유정은 체포 당시부터 A 씨가 자신을 성폭행을 하려해 이에 대항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이를 허위로 판단했다. 우선 고유정은 범행전부터 피해자에게 보낼 ‘성폭력 미수 및 폭력으로 고소하겠다’는 내용의 문구를 작성해 자신의 휴대폰에 저장해 놓고 있었다. 또 범행 10여일 전부터 집중적으로 졸피뎀, 스틸 녹스 등 수면제와 관련된 단어를 인터넷상에서 검색했다. 제주도에 들어오기 직전에는 약국에서 졸피뎀성분의 수면제인 졸피드정 7일분을 처방받았다. 경찰은 팬션에 함께 투숙했던 아들이 “카레를 먹었다”고 진술 한 것을 바탕으로 고유정이 졸피뎀을 음식에 타서 먹인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유정은 또 수면제는 물론 전기충격기, 수면유도제, 소각, 분쇄기, 뼈의 무게, 이민 가방 등 범행과 관련되는 단어들을 인터넷으로 집중 검색했던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드러났다.


경찰은 고유정이 아들(6)의 면접교섭권 소송에서 전남편이 승소하자 전남편 A씨를 앞으로도 정기적으로 만날 수밖에 없게 된 이 상황이 자신의 평온한 결혼생활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 피해자를 살해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고유정이 현재 남편에게 맹목적인 믿음을 보이며 결혼생활을 위해 노력했으나 최근 면접교섭권의 이행으로 현재 남편과의 관계가 깨어질 것이라는 위기 상황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존재하는한 갈등과 스트레스는 계속 될 것이라는 극심한 불안 때문에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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