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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가 만든 고성능 전기차는 어떨까? 운전 재미는 그대로…뉴 i5 M60 xDrive

고개 젖혀질 정도로 치고 나가는 괴력에도 조용

최고 601마력, 제로백 3.8초… 고성능 M 모델

뒷바퀴도 최대 2.5도 좌우로 ‘액티브 스티어링’

한국일보

BMW 뉴 i5 M60 xDrive. BMW 코리아 제공

국내 수입차 판매량 1위(한국수입자동차협회 2023년 집계 기준 연간 7만 7,395대) 브랜드인 BMW의 준대형 세단 5시리즈는 1972년 출시 이후 전 세계에서 800만 대 넘게 팔린 인기 차종이다. 그 가운데서도 2023년 10월 국내 출시한 뉴 i5 M60 xDrive는 BMW 5시리즈 최초의 전기차(EV)다.


BMW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운전하는 재미는 그대로일까. 가속 페달을 세게 밟으면 고개가 젖혀질 정도로 치고 나가는 괴력은 오히려 강해졌다. 전기 모터의 최대 토크(회전력이 가장 강할 때의 힘) 도달이 빠르기 때문이다. 내연기관차는 최대 토크에 도달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걸린다.


특히 이 차에는 2개의 전기모터를 장착해 601마력의 최고출력과 81.1kg·m의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3.8초다. BMW가 이 차를 고성능 제품군인 M 모델로 분류한 이유다. '양의 탈을 쓴 늑대'라 불리는 M 모델은 기존 BMW 차종과 같은 겉모습을 하고 있지만 파워트레인(동력계통)을 달리한다.


BMW 특유의 조향감도 여전하다. BMW는 회전 반경(운전대를 최대한 돌렸을 때 차량이 그릴 수 있는 원의 반지름)이 다른 브랜드 차량에 비해 작다. 운전대를 조금만 돌려도 반응이 크기 때문에 차와 한 몸이 된 듯한 운전의 재미가 있다. 이 차는 뒷바퀴가 최대 2.5도 좌우로 움직이며 주행 안정성을 높이는 ‘액티브 스티어링’ 기능까지 있다.

가속페달에서 발 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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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i5 M60 xDrive. BMW 코리아 제공

하지만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눈에 띄게 떨어지는 느낌이 난다. 배터리를 담아 2.4톤(t)에 달하는 빈 차 무게 탓인지 의심했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로부터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에너지를 가속이 아닌 배터리 충전에 쓰는 회생 제동 기능이 작동하기 때문이란 설명을 들었다. 요철(凹凸)을 넘을 때 충격은 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부드럽지도 않다. 우렁찬 내연기관차 배기음이 사라진 것도 고급스러운 승차감을 선사한다. 가속 페달을 밟을 수록 나는 모터 소음도 크게 거슬리지 않는 수준이다.


차체가 높아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차체가 닿을 듯 말듯한 불안감도 덜하다. 신형 BMW5 시리즈는 길이 9.5㎝, 너비 3㎝, 높이 3.5㎝를 각각 이전보다 늘렸다. 축간거리(휠베이스)도 2㎝ 늘어 동급의 다른 차량보다 실내 공간을 확보했다. 운전석도 헤드룸(좌석과 천장 사이 공간)과 레그룸(좌석과 발 사이 공간)이 넉넉하다.


외관 전면부는 BMW의 상징인 ‘키드니(Kidney·인체의 콩팥 모양을 닮아 붙은 이름) 그릴’을 옆으로 넓은 형태로 달고 주변에 조명을 이어붙여 도로에서 존재감을 뽐낸다. 날렵한 직사각 형태의 주간주행등이 달린 헤드 라이트도 간결하다. 직각이 강조된 차량 형태는 직선이 측면과 후면까지 이어진다. 범퍼 하단 등의 가니쉬(장식)는 무광 크롬 소재를 써 세련미를 더한다.

친절하게 안전주행 돕는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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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뉴 i5 M60 xDrive 실내. BMW 코리아 제공

BMW i5 M60 xDrive는 운전하기에 편안한 차이기도 하다. 안전 운전 보조 기능을 다양하게 갖췄다. 운전대는 겨울철엔 자동으로 데워져 따뜻하다. 의도치 않게 차로에서 벗어나면 운전대가 부르르 떨리며 충돌 위험을 경고한다. 차간 거리 제어와 차선 유지 보조 기능을 장착한 덕이다. 차량 디스플레이의 구성과 배치도 이 차의 친절함을 보여준다. 속도와 함께 내비게이션의 주요 도로 일부까지 표시하는 헤드 업 디스플레이(HUD)가 있다.


운전자가 고개를 숙여도 속도계에 차량 전방 상황을 카메라로 찍은 동영상이 실시간으로 나와 안전 주행을 돕는다. 12.3인치 계기판과 14.9인치 인포테인먼트·공조장치 디스플레이를 곡선으로 이어 붙여 눈에 쉽게 띈다. '바워스 앤 윌킨스'(Bowers & Wilkins)의 스피커 음질은 또렷하면서도 깊이감이 있다. 배터리는 삼성SDI 제품을 썼다.


다만 인포테인먼트·공조장치, 비상등 등을 조정하는 컨트롤 디스플레이에 물리 버튼이 거의 없어 주행 중 자주 쓰는 기능을 빨리 찾기 쉽지 않다. "안녕 BMW"를 외치면 보이스 컨트롤 기능이 켜져 말로 이를 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다시 한번 말씀해주시겠습니까"라고 되묻는 등 오류가 잦고 조정 범위에 제한이 있다. 완충시 361km까지 주행할 수 있는데 차량 가격은 1억 3,890만 원이다.


김청환 기자 ch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