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빙의 가치 강조한 플래그십 세단, 캐딜락 CT6 스포츠 플러스
시승기
캐딜락 CT6 스포츠 플러스는 리더를 위한 '드라이빙 파트너'라 할 수 있다. |
지난 2016년 캐딜락이 가로형 디테일을 앞세우고 새로운 디자인 기조를 담아낸 컨셉 모델 에스칼라(ESCALA) 컨셉을 공개하고, 각 모델에 에스칼라-라이크(ESCALA-LIKE)로 명명된 디자인 변화를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
캐딜락의 중량급 크로스오버 XT6는 물론이고 향후 데뷔할 세단 모델, CT4 및 CT5 또한 에스칼라-라이크 디자인을 고스란히 반영했고, 에스칼라 컨셉 데뷔 이전에 출시된 ‘캐딜락’ 또한 에스칼라-라이크를 적용하고 있다.
실제 캐딜락은 플래그십 세단이라 할 수 있는 캐딜락 CT6에도 에스칼라-라이크의 디자인 변화를 더하고 상품성을 새롭게 다듬었다. 과연 ‘리본 CT6’로 돌아온 ‘캐딜락 CT6’는 과연 어떤 변화와 발전을 품고 있을까?
새로운 디자인을 더한 캐딜락 CT6는 기존보다 더욱 커진 차체를 자랑한다.
실제 캐딜락 리본 CT6는 기존의 5,185mm의 CT6에서 한층 늘어난 5,227mm에 이르는 긴 전장을 확보했다. 여기에 각각 1,880mm와 1,473mm 그리고 3,109mm의 전폭과 전고, 휠베이스를 마련해 날렵하고 대담한 캐딜락 고유의 프로포션을 완성한다. 참고로 거대한 체격에 비해 공차 중량은 1,941kg에 불과해 ‘GM의 경량화’ 기술과 노하우를 엿볼 수 있다.
더욱 대담한 디자인의 플래그십 세단
판매 실적을 떠나 캐딜락 CT6는 데뷔 이후 꽤나 매력적인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전통적인 캐딜락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상당히 대담하고, 공격적인 이미지를 앞세워 ‘젊은 플래그십 세단’으로 표현되기에 아쉬움이 없었다.
하지만 에스칼라-라이크는 CT6를 더욱 대담한 존재로 탄생시켰다. 특히 시승 모델인 스포츠 플러스 트림은 캐딜락 크레스트 패턴이 아닌 V-스포츠나 V 모델에서 볼 수 있던 ‘메쉬’ 타입의 프론트 그릴, 그리고 스포티한 감성의 바디킷을 더해 역동적인 존재감을 더욱 강조한다.
에스칼라-라이크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가로형 디테일이 더해진 헤드라이트 유닛은 기존의 CT6 대비 더욱 스포티하고 대담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건 물론이고, 브랜드 내 모든 차량이 ‘고성능 모델’의 존재감을 연출하는 것처럼 보인다.
측면의 실루엣은 고유의 긴 전장과 낮은 전고, 그리고 긴 휠베이스의 존재감을 명확히 느껴지며 네 바퀴에 적용된 20인치 멀티-스포크 알로이 휠이 시각적인 완성도를 높인다. 특히 측면 끝 부분에 살짝 돌출된 립 타입의 스포일러, 그리고 검은색으로 칠해진 윈도우 몰딩 또한 역동성을 키우는 부분이다.
후면 디자인 또한 에스칼라-라이크의 역동성을 고스란히 반영한다. 날렵하게 다듬어진 새로운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더하고 양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의 사이를 크롬 가니시를 더해 더욱 세련되고 강렬한 이미지를 뽐낸다. 여기에 트렁크 게이트 또한 더욱 스포티하게 다듬고, 립 타입의 스포일러를 더했다. 끝으로 바디킷 양끝 하단에는 듀얼 타입의 트윈 머플러 팁을 더해 시각적인 매력을 한층 강조했다.
V의 감성을 담은 공간
캐딜락 리본 CT6의 가장 큰 아쉬운 점은 2.0L 터보 엔진의 삭제도 있겠지만, 또 반대로 ‘고성능 모델’이 도입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적어도 CT6 스포츠 플러스의 실내 공간에서는 고성능 모델의 감성은 충분히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실내 곳곳에는 고성능 모델의 감성을 느낄 수 있도록 ‘카본파이버’ 패널이 대대적으로 적용된 모습이다. 대시보드는 물론 도어 트림에도 카본파이버가 아낌 없이 사용되었으며 스티어링 휠에도 카본파이버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시트와 패들 시프트는 일반적인 것이라 약간 아쉬움이 남았다.
기능적인 부분은 여전하다. 캐딜락 고유의 구성을 반영한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센터터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CUE 그래픽의 업그레이드, 기어 노브의 변경 그리고 로터리 다이얼 및 버튼 패널을 추가하며 기능적인 만족감을 높이는 모습이다. 참고로 리어 뷰 카메라 미러는 해상도는 물론이고 기능 설정(줌, 각도, 밝기 등)이 조절되어 그 만족감이 더 높아졌다.
여기에 보스 사운드에서 캐딜락 CT6 만을 위해 제공한 파나레이 사운드 시스템은 총 34개의 스피커를 실내 공간에 입체적으로 배열, 더욱 풍부하고 여유로운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장르를 가리지 않고, 표현력과 해상력의 우위를 과시한다.
넉넉한 체격을 갖고 있는 만큼 공간 또한 만족스럽다. 1열의 경우 전고 비해 시트 높이를 낮춰 드라이빙 포지션의 구현은 물로니고 넉넉한 헤드룸을 제공하여 체격이 큰 운전자라도 답답함을 느끼지 못한다. 게다가 고급스러운 가죽과 입체적인 디테일을 더한 시트를 통해 플래그십 세단의 가치를 명확히 드러낸다.
2열 공간도 만족스럽다. 3,109mm의 긴 휠베이스를 통해 2열 탑승자에게 최적의 여유를 선사한다. 특히 체격이 큰 탑승자가 다리를 꼬고 앉더라도 공간의 여유를 느낄 수 있을 정도다. 플래티넘 트림과 달리 전동 시트 및 마사지 기능이 빠졌지만 1열 시트 뒤쪽의 디스플레이 패널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다.
차량의 체격과 실내 공간에 비해 아쉬움이 있다면 적재 공간일 것이라. 실제 캐딜락 리본 CT6의 적재 공간은 433L로 동급의 플래그십 세단에 비해 조금은 작게 느껴지는 편이다. 그러나 적재 공간이 깔끔하게 다듬어져 있어 그 사용성 부분에서는 분명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대담하고 완성도 높은 V6의 심장
캐딜락 CT6 스포츠 플러스의 보닛 아래에는 최고 출력 334마력과 39.4kg.m의 토크를 내는 V6 3.6L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다. 여기에 새롭게 개발된 10단 자동 변속기를 더하고, AWD 시스템을 통해 네 바퀴로 출력을 효과적으로 배분한다.
이를 통해 CT6 스포츠 플러스는 더욱 경쾌하고 민첩한 주행 성능은 물론이고 복합 기준 8.7km/L의 공인 연비를 갖췄다.(도심 7.5km/L 고속 10.9km/L) 다만 앞서 말한 것처럼 플래티넘 등 다른 트림과의 ‘성능 차이’를 구현하지 못한 건 내심 아쉬운 부분이다.
달리기의 가치를 전하는, 오너 드리븐 플래그십
캐딜락 CT6는 잘 만든 플래그십 세단이자 ‘쇼퍼-드리픈’과 ‘오너-드리븐’의 균형을 잘 맞춘 차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동급 최고 수준의 사운드 시스템과 마사지 기능을 통해 감성적인 만족감 또한 충족시킬 수 있는 존재였다.
하지만 캐딜락 CT6 스포츠 플러스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조금 더 오너-드리븐 성향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넉넉한 공간, 여유로운 시트가 선사하는 ‘여유’와 함께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곧바로 334마력의 V6 엔진이 맹렬히 회전하는 걸 느낄 수 있다. 다운사이징 터보 시대에 쉽게 경험할 수 없는 퍼포먼스 지향의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의 감성은 그 자체로도 상당히 짜릿하다.
엔진의 회전 질감이나 3,000RPM을 넘어가며 실내 공간으로 유입되는 그 사운드는 마치 달리고자 하는 의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드라이빙 모드를 스포츠 모드로 바꾸게 된다면 엑셀러레이터 페달의 반응이 더욱 민첩해져 ‘질주본능’을 더욱 강조한다.
실제 발진 가속에서 느껴지는 만족감은 물론이고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에서도 이러한 매력은 고스란히 이어진다. 다만 이러한 주행이 이어지는 어느 순간 ‘더 높은 출력의 CT6’를 원하게 되는 스스로를 볼 수 있다.
10단 변속기는 제 몫을 다한다. 기본적인 변속 속도도 빠를 뿐 아니라 변속 상황에서의 충격이나, 수동 변속 시의 반응도 상당히 우수한 모습을 드러낸다. 덕분에 운전자는 어느 순간부터 적극적인 수동 변속으로 주행의 즐거움을 한껏 누리는 모습이다.
차량의 움직임에 있어 단순히 달리기 성능만 좋은 것이 아니다.
반 템포 여유로운 조향 반응이지만 조향이 시작되어 앞바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가볍고 일체감을 강조한 차체가 빠르게 움직이며 운전자가 원하는 드라이빙 라인을 고스란히 구현한다. CT6 데뷔부터 주목 받았던 퓨전 바디는 물론이고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 그리고 우수한 EPS 시스템이 더해진 결과물이다.
특히 액티브 리어 스티어링은 운전자로 하여금 어떤 상황에서도 위화감이 들지 않을 정도로 능숙하게 반응하며 그 만족감을 더욱 끌어 올린다. 실제 연이은 코너에서 빠르게 조향을 하더라도 착실히 반응, 작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여기에 MRC(Magnetic Ride Control)의 존재감도 빼놓을 수 없다. GM의 자랑이자 현존하는 최고의 서스펜션 시스템 중 하나인 MRC는 주행 상황과 모드, 그리고 노면에 따라 감쇄력을 조절해 최적의 움직임을 구현하며, 특히 기존의 CT6가 갖고 있던 MRC보다 더 넓은 감쇄력 조절 범위를 확보해 편안함이 더욱 돋보였다.
이를 통해 오너-드리븐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주행 상황에서 ‘기술적인 판단’에 의한 최적의 움직임을 구현하며 스포츠 드라이빙의 완성도를 대거 끌어 올리며, 쇼퍼-드리븐을 원하는 고객에게는 어떤 상황에서도 부드럽고 여유로운, 그리고 넉넉한 공간의 이점을 선사하는 모습이다.
끝으로 브레이크 시스템에 대한 만족도 이어진다. 캐딜락 자체가 브레이크 시스템에 많은 투자를 하는 브랜드인 만큼 플래그십 세단이 CT6 스포츠 플러스에도 출력을 압도하는 건 물론이고 꾸준한 성능을 유지하는 고성능 브레이크 시스템이 적용됐다. 이를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단 번에 출력을 제압하고, 또 조율 능력의 지속성을 강화해 ‘드라이빙의 신뢰도’를 대거 끌어 올렸다.
좋은점: 시각적인 매력, 놀라운 드라이빙의 가치, 그리고 CT6 고유의 가성비
아쉬운점: 플래티넘 대비 일부 편의 사양의 부재
행동하는 리더의 플래그십 세단, 캐딜락 CT6 스포츠 플러스
캐딜락 CT6는 가성비 좋은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평가절하를 당해왔다. 사실 정확히는 가격을 제외하더라도 ‘좋은 플래그십’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의 캐딜락 CT6는 그러한 매력을 더욱 강조한 것은 물론이고, 시승 모델인 CT6 스포츠 플러스는 운전석에 앉고자 하는 리더를 위한 플래그십 세단의 가치를 명확히 드러내 이목을 끄는 존재로 명확한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애매하게 피어난 7 시리즈와 ‘선명함’의 차이를 드러낼 정도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매력적인 가격표’는 유효하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