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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들고 탄 보조배터리, 가방·선반 보관 말고 몸에 지녀야”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

"보조배터리 관련 승객들의 안전 인식 미비...

가방에 넣어 선반 보관 시, 사실상 방치돼"

한국일보

31일 오전 부산 김해국제공항에 지난 28일 화재가 발생한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국토부 항공철도조사위원회 등 합동조사반이 화재 합동 감식을 앞두고 안정성 검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8일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의 원인이 휴대용 보조배터리(리튬이온 배터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보조배터리의 기내 반입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장 출신인 정윤식 가톨릭관동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31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보조배터리 관련 현행 규정과 승객들의 안전 인식이 미비하다"고 지적하며 "기내에 들고 탄 보조배터리는 가방에 넣거나 선반에 보관하지 말고 반드시 승객이 직접 몸에 지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휴대용 보조배터리에 쓰이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특성상 과열이나 충격에 의해 폭발할 위험이 크다. 따라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리튬이온 배터리를 위탁 수하물로 부치는 것을 금지하며, 승객이 기내에서 직접 소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 교수는 "비행기에 타면 탑승 전 '보조배터리는 승객이 직접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안내방송이 나오지만 승객들은 대부분 이를 주의 깊게 듣지 않는다"며 "만약 보조배터리를 가방에 넣어 선반(오버헤드 빈)에 보관하는 경우, 사실상 불이 발생해도 금방 알아차리기 어렵다. 방치되는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승객이 들고 있거나, 식탁 위 아니면 적어도 의자 밑에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지난 28일 김해국제공항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에어부산 항공기에서 발생한 화재가 기내 선반에 둔 보조배터리 등 수하물에서 시작됐을 수 있다는 추정이 나오는 가운데, 보조배터리에 대한 위험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 28일 화재가 발생한 홍콩행 에어부산 항공기 BX391편 기내 좌석 위 선반에서 붉은 화염이 포착된 모습. 뉴스1

다만 정 교수는 기내에 보조배터리를 반입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전동휠체어나 심장박동기처럼 의료용 배터리를 반드시 지니고 다녀야 하는 승객도 있다"며 "배터리 소지 자체를 금지할 것이 아니라, 안전 규정을 좀 더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제대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승객이 직접 보조배터리를 관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승무원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며 "화재 발생 시 바로 진압할 수 있는 수조 옆에 보관한다든지 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화재 발생 당시 한 승객이 기장의 지시 없이 비상구를 열고 탈출한 것으로 알려진 점에 대해선 "매우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했다. 정 교수는 "엔진이 작동 중일 경우, 비상문 개방 시 슬라이드나 승객이 엔진으로 빨려 들어갈 위험이 있으므로 승무원의 안내를 따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내 화재의 경우 공중 폭발이 아닌 이상 일정 시간이 확보된다"며 "기장이 엔진을 전부 끈 다음 긴급 탈출 명령을 내리기 전에는 무작정 비상구를 열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통상적으로 항공사고 발생 시 탈출하는 데에는 10분 정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승객들의 조급한 행동이 오히려 위험을 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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