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게 섰거라"…'티맵 택시' 10% 깎아준다
[한겨레] 티데이엔 50%까지…SKT, 카카오에 도전장
‘안심귀가 라이브’, 기사엔 버튼식 ‘콜잡이’
카카오-택시 갈등 틈 타 점유율 확대 전략
“이동통신 시장 독점 활용” 지적도
‘카카오 게 섰거라.’
에스케이텔레콤(SKT)이 스마트폰 이용 택시호출(이하 택시호출) 서비스 마케팅을 강화해 카카오가 시장을 독점하는 구도를 깨겠다고 선언했다. 연말까지 이동통신 가입자에게는 택시요금 10% 할인 혜택을 주기로 하는 등 이동통신 시장 독점 지위를 활용할 뜻도 내비쳤다. 카카오가 ‘카풀’ 사업 추진으로 택시업계와 극심한 갈등을 빚는 상황을 타 택시호출 서비스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펴려는 것으로 읽힌다.
에스케이텔레콤은 2015년 뒤늦게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으나, 카카오의 ‘카카오 티(T) 택시’에 밀려 5%도 안 되는 점유율로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에스케이텔레콤은 5일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택시호출 서비스 ‘티(T)맵 택시’ 사업 강화 계획을 밝혔다. 우선 에스케이텔레콤 이동통신 가입자들은 연말까지 월 5회, 1회당 최대 5천원 한도 안에서 택시요금을 10% 할인받는다. 오는 21일을 ‘티데이’로 정해 최대 하루 5회, 5천원까지 택시요금을 50% 깎아주는 이벤트도 연다. 택시요금 할인을 받으려면 에스케이텔레콤의 간편결제 서비스 ‘11페이’로 요금을 결제해야 한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이동통신 가입자의 택시요금 할인을 내년에도 계속 할 지는 고객 반응과 시장의 대응 등을 보며 추가 검토를 거쳐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국내 최초로 ‘안심귀가 라이브’도 선보인다. 택시 탑승 고객이 택시의 현재 위치와 택시 정보, 도착 예정시간 등을 가족 등 지인에게 보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택시호출 시 목적지까지의 소요시간과 예상요금을 알려주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티맵’의 교통정보를 기반으로 하며, 낯선 장소에서 택시 이용 시 요금 걱정을 줄여준다.
택시 기사들의 안전운전을 돕는 버튼식 ‘콜잡이’도 마련했다. 콜잡이는 핸들에 부착하는 형태로, 택시 기사들이 콜(택시호출에 응답)을 잡느라 손을 뻗어 스마트폰을 조작하는 불편을 덜어준다. 티맵 택시의 위치 측위 기능을 고도화해, 택시 기사들이 고객의 택시 호출 장소가 차량 진행 방향과 일치하는지도 쉽게 알 수 있게 했다.
여지영 에스케이텔레콤 티티에스(TTS)사업 유닛장(상무)은 “직접 택시 면허를 따서 운행하며 파악한 택시 기사들과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새로운 혜택과 기능을 추가했다. 택시 호출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업체 간 신경전도 치열하다. 에스케이텔레콤 관계자는 “카카오가 택시업계와 상생할 방안을 찾지 않고, 카풀 서비스 등을 일방적으로 밀어부쳐 갈등을 빚는 배경을 두고, 택시호출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탓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배경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 시장점유율을 높여보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택시 호출 시장에서는 에스케이텔레콤을) 경쟁업체로 보지 않는다. 그리고 시장 독점 탓이란 얘기는 적어도 에스케이텔레콤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에스케이텔레콤이 수십년 간 이동통신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며 각종 폐해를 일으킨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김재섭 기자 js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