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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T 시대에 빛나는 잡화적 품격

[IT강국의 품격] 프랑스

IoT 시대에 빛나는 잡화적 품격

자유와 관용(톨레랑스)의 나라 프랑스. 

 

어느 때보다 과제로 산적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산업 전환기에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이민. 하지만 생각과는 달리 느낄 수밖에 없었던 차별 덕에 사회에 쌓인 한(恨)의 무게는 여기저기에서 악용되기 시작했다. 한국 정부는 여행 자제를 발령할 지경이 되었다. 힘든 것은 테러로 물든 잔혹함만이 아니었다. 대표적 구미선진국이었지만 공업 강국의 위상은 독일에 금융 허브의 역할은 영국에 밀렸다. 유구한 문화자본의 자존심으로만 미래를 버티기에는 배가 고프다. 경제는 생각 같지 않다.  

 

프랑스에서는 ‘신 프랑스 산업’(Nouvelle France Industrielle, New France Industry)이라고 미래 산업을 키워 경제 성장을 견인해 보려는 운동이 한창이다. 사실 프랑스는 에어버스나 푸조-시트로엥 등 초거대기업은 있지만 독일처럼 중견기업이 허리를 받쳐주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신흥 산업에서 미국과 굳이 대치하는 대신, 튼실한 중견기업이 성장 세계의 B2B 시장을 후면에서 공략해주기를 바라는 실리 위주의 정책이자 합의라 할 수 있다. 

 

프랑스 지방도시 틀루즈의 시그폭스(Sigfox)사는 그런 사례 중 하나다. 사물 인터넷용 통신망인 LPWA(저전력 광대역망)의 기대주인데, 수 킬로미터를 도달하며 배터리 하나로 10년을 커버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경쟁 규격인 로라(LoRa) 연합의 기술로 IoT 전국망이 상용 개통했는데, 이 역시 원래는 프랑스 회사에서 시작한 기술이다. 한 달에 몇백 원의 통신요금으로 IoT를 가동하는 가격파괴는 프랑스식 실리주의의 산물이었던 것이다. 

 

액틸리티(Actility) 등 새롭게 커나가는 B2B IoT 기업도 좋은 예이지만, 프랑스다운 느낌은 B2C에서도 잘 살리고 있다. 우리에게는 드론 기업으로 알려진 패럿이 내놓은 Zik 해드폰이나 웨어러블의 신흥강자 위딩스(Withings)의 Activité 등은 IoT 시대의 중흥기를 선포하는 프랑스 명품이다. 

 

프랑스는 중견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우리에게도 시사점을 주고 있다. 향후 5년간 이 LPWA는 연평균성장률 93%로 급성장을 하리라 예측되고 있다. 프랑스 스타트업이 만들어내는 명품 잡화들과 잡화들의 네트워크 IoT, 이런 일이 가능한 토양에 주목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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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hyun
채널명
김국현
소개글
줌닷컴, 조선일보, 한겨레 등에 글을 연재중이며 '오프라인의 귀환' 등 유수의 저서가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