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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연습장 1층을 선택해야 할 이유

골프 인기가 식을 줄 모릅니다. 골프연습장은 퇴근 시간 이후, 주말이면 1~2시간 대기가 기본이랍니다. 실력 향상을 위한 연습도 좋지만 시간이 금보다 귀한 현대인으로서는 하릴없이 기다리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대기 시간이 짧은 타석을 선택하는 게 당연합니다.


실외 골프연습장은 1층부터 3층 정도로 만듭니다. 옆으로 넓게 만들면 좋지만 우리나라는 그럴 환경이 못 됩니다. 좁은 국토 면적, 비싼 땅값에 위로 높이는 게 비용면에서 효율적이니까요.

실외 골프연습장 층을 향한 골퍼의 선호도는 갈립니다. ‘무조건 1층’인 골퍼부터 ‘1층 사절’인 골퍼도 있습니다. 1층을 선호하는 골퍼는 “정확한 비거리를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2층 이상 올라가면 내리막 샷이므로 실제보다 볼이 멀리 날아갑니다. 그만큼 정확한 비거리를 알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볼이 더 높이 뜬다”는 점에서 위층을 선호하는 골퍼도 있습니다. 초보 골퍼는 볼을 띄우고 싶은 욕구 때문에 퍼 올리는 스윙을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심리적인 부담감을 줄이고 부자연스러운 동작을 없애기 위해 위층에서 연습하라”라고 조언하는 교습가도 있습니다.

저는 다른 의미에서 1층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연습장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는데요. 제가 생각하는 ‘무조건 1층’인 실외 연습장은 2층 이상에서 타석과 타석이 끝나는 지점이 가까운 곳입니다. 다시 말해서 볼이 날아가는 방향으로 타석 폭이 좁은 곳입니다.


저는 고소공포증이 있습니다. 사실 2층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두려움을 느낄 높이는 아닙니다. 그런데 스윙을 할 때 무의식중에 공포심이 엄습합니다. 다운스윙 때 체중을 왼발에 실어줘야 하는데 타석 너머 아래층으로 떨어질 것 같습니다. 실제로 떨어질 정도는 아닌데 몸이 그렇게 반응합니다. 결국 체중이 오른쪽에 남으니 뒤땅을 치거나, 왼쪽으로 잡아당기는 스윙을 하게 됩니다.

골프는 멘탈 스포츠라고 합니다. 혼자 멈춰있는 볼을 치면 됩니다. 그런데 누군가의 시선을 비롯한 온갖 두려움 때문에 제대로 치지 못합니다. 두려움을 떨쳐내야 멋지게 샷을 할 수 있는데 두려움의 대상이 너무 많습니다. 실외 연습장 위층도 그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제가 선택한 것은 두려움을 주는 위층 대신 무조건 1층을 선택하는 겁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명언이 있지만 저는 피하는 게 상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두려움이 있고, 또 극복 방법은 무엇인가요.


류시환 기자 soonsoo879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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