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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직원들 줄퇴사 예고…임금체불, 대금미납 가중

삼성 등으로부터 받은 투자금 소진 직원 급여 밀려

이달말까지 특별한 조치 없으면 집단 퇴사 통첩

전제완 대표 "추가 투자 예정돼 급한 불 함께 끄자"


2017년 삼성으로부터 총 50억원의 투자를 받기로해 부활의 길을 걸을줄 알았던 싸이월드가 또다시 위기에 빠졌다. 싸이월드 자산에 대한 채권자들의 가압류에 이어 직원들의 최후 ‘퇴사 통첩’까지 나왔다.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큐(Que)에 이어 ‘클링’이라는 암호화폐까지 발행하면서 부활에 몸부림쳤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30일 싸이월드 내부를 잘 아는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싸이월드에는 임직원 30여명중 상당수가 전제완 대표에게 퇴사 의사를 밝힌 상태다. 재직자와 퇴사자들에 대한 급여 미지급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회사 운영 자금까지 부족하기 때문이다.


채권자들의 압박이 가중되면서 회사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게 되자 직원들이 나선 것이다. 지난 2016년 싸이월드를 인수하며 최고경영자(CEO) 겸 최대 주주인 전제완 대표에게 보내는 최후 통첩인 셈이다.


싸이월드의 자금난은 심상치 않다. 퇴사 직원들이 퇴직금까지 못받는 상황에 전 대표를 고발하기까지 했다. 회사 안에는 여기저기 자산 가압류를 뜻하는 ‘빨간 딱지’가 붙어 있다. 내부 직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뉴스 콘텐츠 사용료에 대한 일부 언론사들의 가압류가 들어오고 있다. 지난해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 큐(QUE)가 좌초하면서 콘텐츠 사용료를 못냈던 이유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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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사내에 붙은 이른바 ‘빨간딱지’. 뉴스 콘텐츠 대가를 지급 못해 가압류를 모 언론사로부터 가압류를 받은 것.

싸이월드 본연의 사업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자금 문제로 더 이상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암호화폐 사업을 시작했지만 싸이월드 비즈니스에 대한 성공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면서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추가 투자가 절실하지만, 삼성의 투자금을 소진한 마당에 국내에서는 자금 조달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싸이월드가 자체 배포한 암호화폐 ‘클링’이 일부 남아 있지만, 싸이월드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가지 않는 한 유명무실할 전망이다.


전제완 대표는 주주들에게 보내는 서신 ‘싸이월드 3.0’을 통해 싸이월드가 겪고 있는 자금난에 대해 인정했다. 그는 ‘2019년 초부터 마지막 개발을 위한 추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결과적으로 5개월간의 급여 체불 및 미납부로 노동부로부터 검찰에 고발된 상태’라고 털어 놓았다.


다만 전 대표는 해외에서 투자를 받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 자금난을 벗어나고 직원들 다독이기까지 들어간다는 목표다. 그는 자신이 창업한 회사로 싸이월드의 모회사 격인 에어(Aire)의 스위스 증시 상장을 준비중에 있다고 전했다. 에어를 통한 암호화폐 발행도 진행 중에 있다고 했다. 서류 제출과 자금 유입까지 약 두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 대표는 “9월 이후면 회사 상황이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이 제기한 최후 통첩에 대해서도 전 대표는 “사실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퇴사자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집단 사퇴를 제기한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문제는 당장 회사 유지에 필요한 돈이다. 최소한의 급여와 서비스 유지를 위해서는 수 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직원 급여 문제 해결에만 5억원이 든다. 그럼에도 전 대표는 “해외에서 진행되고 있는 투자 활동이 성공리에 끝나면 싸이월드는 다시 살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외부에 알려진 내부 직원 증언에 따르면 이를 믿는 이들은 거의 없다.


싸이월드는 1999년 인터넷 커뮤니티 서비스로 시작했다. 커뮤니티 팝업창에서 시작한 미니홈피가 젊은층에 큰 인기를 끌었고 도토리 비즈니스가 성공하면서 싸이월드는 급성장했다. 이런 싸이월드에 밀려 경쟁력을 잃었던 서비스가 ‘프리챌’이다. 프리챌의 창업주였던 전제완 대표는 2016년 7월 싸이월드를 인수하면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당시 싸이월드는 모바일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서비스 존폐 위기에 봉착해 있었다.


2017년 싸이월드는 뉴스 서비스를 접목했고 삼성 측으로부터 50억원 투자금 유치를 약속받으면서 부활의 길을 걷는 듯 했다. 언론계와 IT업계에서 인재들을 유치하면서 비즈니스를 펼쳤지만 마땅한 수익원을 찾지 못했다.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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