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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 금·은·동 모두 목에 건 여자 근대5종 대표 김선우

[강홍구의 휘슬]

한국 근대5종 대표팀은 1일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마무리된 국제근대5종연맹(UIPM) 세계선수권에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금메달 2개(남자계주, 혼성계주), 은메달 1개(여자단체), 동메달 1개(여자계주) 등 총 4개의 메달을 수확하며 출전국 중 가장 빼어난 결과를 수확했다. 지난해 2020 도쿄올림픽 남자 개인전에서 전웅태(27·광주광역시청)가 사상 첫 올림픽 메달(동) 숙원을 해결한 데 이어 한국 근대5종의 황금기가 조금씩 문을 열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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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가 없는 풍성한 메달 잔치 속 유독 많은 메달을 목에 걸고 돌아온 선수가 있다. 이번 대회 금메달(혼성계주), 은메달(여자단체), 동메달(여자계주)을 모두 따낸 여자 대표팀의 김선우(26·경기도청)다. 세계선수권 첫 입상도 모자라 세 번이나 시상대 위에 섰다.


귀국 이튿날인 3일 전화 인터뷰에서 김선우는 “동료들에게 메달 수집하느냐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웃고는 “세계선수권에서 처음으로 메달을 땄는데 그것도 모두 팀 동료들과 함께라서 두 배로 기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선우는 혼성계주에서 전웅태, 여자계주에서 김세희(27)와 메달을 합작했다. 여자 개인전 성적을 토대로 순위를 매기는 여자 단체전에서는 성승민(19·대구광역시청), 장하은(18·경기체고)과 함께 시상대에 섰다. 김선우는 “새로 대표팀에 합류한 후배들도 기초체력 등 기량이 좋다보니 기대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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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종목 펜싱에서 실마리가 풀렸다. 혼성계주의 경우 펜싱에서 참가국 중 가장 많은 27승(9패)을 따내면서 레이스 내내 우위를 점한 채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여자계주에서도 19승(17패)으로 50% 이상 승률을 거뒀다. 김선우는 “도쿄올림픽 전부터 펜싱 연습에 중점을 뒀다. 펜싱 코치님도 세 분이나 계시고 훈련 비중도 높다보니 펜싱에서 좋은 출발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첫 종목인 여자계주에서 메달을 따면서 대회 기간 내내 좋은 흐름이 이어졌다.


한편 이번 세계선수권에서 남여부 모두 개인전 노 메달에 그친 건 숙제로 남았다. 올림픽 무대에서는 계주, 단체전 없이 개인전만 진행된다. 김선우는 여자 개인전 준결선에서 3위로 기대를 모았지만 최종 결선에서는 17위에 그쳤다. “대회를 앞두고 컨디션도 좋고 수영, 레이저런(육상+사격) 페이스도 좋아서 기대를 많이 했다. 하지만 (말을 추첨하는) 승마에서 까다로운 말이 걸리면서 어려운 경기를 해야 했다. 이 역시 내가 보완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어린시절 수영, 철인3종 등을 했던 김선우는 경기체고에 진학하며 근대5종에 입문했다. 전국체육대회에서 2년 연속 3관왕을 차지하며 두각을 드러낸 김선우는 한국 여자 선수로는 최초로 2회 연속(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기도 했다. 리우에서는 13위, 도쿄에서는 17위를 했다. 기대를 모았던 두 번째 올림픽을 앞두고는 왼쪽 발목 골절 등 부상이 이어지면서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김선우는 “부상에 올해도 성적이 좋지 않으면서 많이 힘들었는데 세계선수권 메달로 자신감을 얻었다. 부모님이 나보다 더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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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선수권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김선우는 이제 다음 목표를 바라본다. 바로 한국 여자근대5종 선수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 꿈이다. 김선우는 “웅태 오빠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서 그런지 당장 이번 세계선수권 기사도 많이 나오고 주변의 관심이 뜨거워서 놀랐다.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서는 내 스스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1996년생인 김선우는 파리 대회 때 근대5종 선수의 전성기로 꼽히는 20대 후반(28)이 된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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