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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by 조선일보

여행은 걷는 맛… 국가어항 바닷길 걷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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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읍천항의 파도소리길은 양남주상절리의 장관을 보며 걷기여행을 할 수 있다.

푸르름 가득한 여름은 가고 하늘과 땅, 산과 바다도 가을 색으로 물들고 있다. 완연한 가을을 맞이한 요즘, 진한 가을 향기를 머금은 바람과 단풍 색으로 물들어 가는 나뭇잎, 한층 더 높아진 하늘이 여행객을 유혹하고 있다. 가을이면 단풍 구경을 위해 산으로 떠나는 등산을 가장 먼저 떠올리곤 한다. 하지만 최근 가을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여행 방법으로 걷기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걷기여행은 경사가 가파른 산악 지형이 아닌 비교적 평탄한 지면을 따라 걷는 방식으로, 등산에 비해 체력적 부담이 작아 자연 풍광을 보다 여유 있게 느낄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에서 발표한 '2018년 전국 걷기여행길 이용자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10명 중 7명이 걷기여행에 만족하고 있으며, 제주 올레길은 한 해 방문자만 100만 명이 넘는다.


해양수산부는 국가어항 사업을 통해 어촌을 보다 많은 국민들이 찾는 쉼터이자 관광자원으로 개발해 나가고 있다. 해안둘레길은 물론 주변 경관 조성사업을 포함하여 사업을 설계함으로써 국가어항은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발전하고 있다. 해안둘레길은 일반적인 걷기여행과 달리 산과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새로운 가을여행지로 관심 받고 있다. 특히 시원한 가을바람과 함께하는 해안둘레길 산책 후 맛보는 신선한 해산물 또한 올 가을 여행을 국가어항으로 떠나는 이유로 충분하다. 요즘 떠오르는 국가어항 해안 둘레길 3곳을 소개한다.

[읍천항] 주상절리 파도소리길과 벽화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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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천리 일대에 조성된 벽화마을 풍경.

경상북도 경주시에 있는 양남 주상절리를 중심으로 구성된 파도소리길은 오감을 만족하는 걷기여행길로 트레킹 마니아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주상절리가 만든 웅장한 경관을 바라보며 파도가 주상절리에 부딪치며 만드는 소리를 듣는 오감만족 산책을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상절리는 용암이 빠르게 냉각, 수축해 만들어진 기둥 모양의 절리를 말하는데, 수평으로 넓게 펴진 부채꼴 모양은 경주 양남 주상절리가 유일하다. 아름다운 지역만들기 사업을 통해 과거 오랜 기간 해안 군사작전지역으로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양남 주상절리 전 구간에 몽돌길, 야생화길, 등대길, 데크길 등 해양환경에 맞는 해양산책로를 조성해 더욱 다채로운 걷기여행이 가능해졌다. 파도소리길은 이제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찾은 최고의 해안 트레킹 코스로 유명하다.


파도소리길로 출발하기 전 시작 지점인 읍천리 일대에 조성된 벽화마을도 꼭 들러야 할 여행코스이다. '읍천항 갤러리'라고 불리는 이곳은, 마을 전체를 화려한 색감과 뛰어난 작품성을 자랑하는 벽화로 꾸며 마치 동화 속을 걷는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벽화는 읍천항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 매년 50여 점을 새롭게 그려 해마다 새로운 매력을 뽐내고 있다.

[축산항] 산과 바다가 함께하는 블루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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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덕군에 위치한 축산항 블루로드. 천리미향으로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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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영덕군에 있는 축산항 블루로드는 산과 바다가 만나는 코스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영덕 축산항 블루로드는 부산부터 강원도 고성까지 이어지는(770km) 최장 트레킹 거리인 해파랑길 중 하나로 총 4개의 코스로 구성된다.


'축산(丑山)'은 소가 누워 있는 듯한 모습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축산항은 천혜의 자연경관 덕에 천리미항으로 불린다. 블루로드 B코스 중간에 위치한 축산항은, 주변에 대소산과 죽도산이 우뚝 솟아 바람을 막아주어 다른 항구와 달리 푸근한 느낌을 받게 된다. 죽도산 전망대에 오르면 축산마을이 한눈에 보여 이 곳을 천리미항으로 부르는 이유를 알게 된다.


해양수산부는 축산항 국가어항사업을 통해 항구 일대의 노후 위판장을 재개발하고 블루로드와 연계하여 해상 랜드마크로 조성하고 있다. 축산항은 기존의 노후 어항시설 주변을 재정비하고 문화, 복지, 관광·휴게시설 등이 결합된 새로운 해양관광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축산항에 왔다면 원조 영덕대게 마을로 손꼽히는 차유마을에서 대게를 맛보기를 추천한다. 또한 축산항은 물가자미와 막회로도 유명한 곳이다. 대게요리와 함께 물가자미 막회, 자연산 미역, 건오징어, 성게 등 다양한 마을 특산물로 배를 든든히 채우면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오천항] 역사, 풍경, 먹거리를 한 번에 잡은 걷기여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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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천항 근처에 위치한 충청수영성은 역사적 의미 뿐만 아니라 수려한 경관을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도 인기가 높다.

충청남도 보령시에 있는 오천항에는 바다낚시 외에도 다른 항구에 없는 볼거리, 먹거리가 풍성해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오천항 근처에 위치한 충청수영성은 왜구의 침략이 빈번했던 고려 말부터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돌성으로, 긴 세월 동안 우리나라를 지켜준 수군의 발자취와 역사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충청수영성은 역사적 의미뿐만 아니라 수려한 경관을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도 인기가 높다. 특히 성 중심에 있는 영보정은 바닷가 절벽 위에 세워져 보령호, 천수만, 미인도 등 보령의 도서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서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명소이다. 영보정은 바다 건너편 황학루, 한산사와 어우러진 뛰어난 경치로 조선시대부터 유명했다. 다산 정약용, 백사 이항복 등 많은 시인 묵객이 영보정에 들러 숱한 시문을 남겼으며, 특히 정약용 선생은 '세상에서 뛰어난 경치를 논한다면 영보정을 으뜸으로 꼽는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오천항은 전국 생산량의 약 60~70%를 차지하는 이름난 키조개 산지다. 조업이 없는 한겨울에도 근해 가두리 그물에 저장해 둔 키조개를 맛볼 수 있어 미식가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장시간 걷기 여행으로 허기진 여행객이 맛있는 먹거리를 즐기며 잠시 여행의 피로를 풀 수 있는 시간이야말로 여행의 맛이라 할 수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1년 국가어항 사업을 통해 오천항에 물양장, 부두, 주차장 등 제반 시설을 개선함으로써 여행객이 보다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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