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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by 조선일보

뻥뚫린 사무실이 혁신의 아이콘? 그건 작년 얘기! 칸막이가 돌아왔다

With Corona: 사무실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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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업체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W)는 코로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4월 발 빠르게 ‘6피트(약 1.8m) 사무실’이라는 새로운 사무실 형태를 선보였다. C&W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사무실 바닥에는 모든 책상을 중심으로 6피트 반경의 검은색 원이 그려져 있다. 다른 직원들이 주변을 오갈 때 최대한 개인 공간을 침범하지 않도록 시각 효과를 준 것이다. 이동 통로에는 시계 방향의 화살표를 붙여 직원들이 이동할 때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게 했다. 움직이다가 서로 부딪히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다. 제론 로커스 C&W 네덜란드 수석은 주간지 뉴요커에 “사람들의 습관을 바꾸려면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시각화는 사람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만드는 열쇠”라고 말했다.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시대엔 코로나 방어가 업무의 일부다. 낮고 커다란 책상, 벽과 칸막이가 없는 뻥 뚫린 공간, 빈백과 소파가 놓여있어 카페처럼 자유로운 분위기로 상징되는 ‘개방형 사무실’은 한때 혁신의 아이콘처럼 여겨졌지만 이젠 아니다. 혹시라도 침투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돌아다니기 좋은 허술한 공간으로 여겨진다. 기업들은 이제 반대로, 어떻게 하면 사무실 안에 있는 사람들을 최대한 멀리 떨어뜨릴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도심에서 벗어난 곳에 분산 오피스가 등장하고 사라졌던 칸막이는 부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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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피트 사무실'이 나타났다


영국 런던의 금융 중심지 카나리워프에도 ‘6피트 사무실’은 확산 중이다. 바클레이스·씨티그룹·HSBC 등 글로벌 금융사들이 입주해있는 카나리워프에선 한 번에 최다 4명만 함께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다. 엘리베이터 바닥에 서 있는 위치를 표시해 탑승자 사이엔 거리를 유지하도록 했다. 계단과 복도에서 걸을 때도 일방통행을 해야 한다.


‘소통 단절’을 유발한다며 사라져가던 칸막이도 다시 부활하고 있다. 대신 모양은 조금 변했다. 거리 두기를 하되 ‘개방성’은 유지하기 위해 투명 칸막이를 도입하는 회사가 많다. 인테리어기업 현대리바트를 운영하는 현대백화점그룹 이경훈 과장은 “상반기에 파티션을 비롯해 사무실 공간을 구분하는 다양한 인테리어 아이템에 대한 문의가 20~30% 늘었다”며 “코로나 사태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지난 9월부터는 기존 파티션 위로 20~30cm 높이의 투명 아크릴을 추가해달라는 문의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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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디에도, 손대지 마세요


사무실로 복귀하는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 건물을 아예 ‘비접촉 시스템’으로 바꾸는 곳도 생겼다. 영국영사관과 크레디트스위스, MUFG은행 등이 입주한 호주 시드니 게이트웨이빌딩 운영사 덱서스는 지난 7월 건물 출입 시스템 전체를 비접촉으로 바꿨다. 생체 인식기 위로 손을 스치기만 하면 지문과 손바닥이 인식돼 자동으로 문이 열린다. 엘리베이터나 주차 타워를 이용할 때도 생체 인식기를 활용해 버튼을 누를 필요가 없다. 덱서스 총괄 책임자 케빈 조지는 “근로자들이 건물 표면에 접촉하는 횟수를 줄여 개인은 물론 건물 전체 위생에 도움이 된다”며 “안면 인식 시스템보다는 이 방법이 사생활 관련 정보를 보호하는 데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코로나가 처음 발병한 중국 우한에서 지난 1일 새로 문을 연 오피스빌딩 우한 샹그릴라센터 역시 비접촉 시스템을 도입했다. 샹그릴라센터는 안면 인식 기술을 이용해 출입문과 엘리베이터를 제어한다.


한국에선 네이버가 2021년 준공 예정인 성남시 제2사옥을 비접촉 건물로 짓는 중이다. 공간 출입에는 안면 인식 기술을 활용하고, 사무실 내에선 자율 주행 로봇이 택배·문서부터 커피까지 배달한다는 구상이다. 한동근 네이버 대리는 “설계 단계부터 로봇·자율 주행·인공 지능 기술이 융합한 ‘테크 컨버전스 빌딩’으로 구상했는데 ‘위드 코로나’ 시대에 딱 맞아 떨어졌다”며 “코로나를 계기로 책상과 팀 사이 간격을 더 띄우는 등 사무실에 거리 두기 개념을 더 반영하려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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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자체를 쪼개라


한 빌딩에 모여 있던 사무실은 뿔뿔이 흩어지고 있다. 대기업 사무실은 교통이 편리한 도심 고층 건물 여러 층에 직원 수천 명을 모아놓는 게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혼잡한 대중교통을 타고 온 직원들이 인구 밀도 높은 도심으로 집결하는 기존의 출퇴근 방식은 코로나 시대엔 적절하지 않다. 이에 기업들은 사무실 자체를 작게 쪼개 도시 곳곳으로 흩어놓기 시작했다. 직원들의 거주지 주변에 소규모 거점 오피스를 두는 것이다.


국내 대기업 중엔 SK텔레콤이 지난 4월 처음으로 서울 서대문·종로, 경기 분당·판교에 거점 오피스를 열었다. ‘전 직원 출퇴근 20분 이내’를 목표로 연내에 거점 오피스를 10곳까지 늘릴 계획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7월 롯데백화점 노원점·일산점·인천터미널점·평촌점, 빅마켓 영등포점의 매장 공간을 활용해 거점 오피스 5개를 마련했다. 이선대 롯데쇼핑 상무는 “재택근무 피로감을 호소하는 직원들을 위해 점포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거점 오피스를 만들었다"며 “5개 오피스를 지속적으로 운영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수도권 지역에 거점 오피스를 추가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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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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