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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이탈리아 여행

채지형의 여행살롱 28화

낭만 이탈리아 여행

베네치아의 곤돌라

가을이 되면 옆구리가 더 시려옵니다. 무작정 옆 사람의 손을 잡고 싶어지죠. 심지어 모르는 사람이라도 말입니다. 밤이 되면 허한 마음을 가누지 못해, 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가을에 많은 이들이 결혼을 마음먹는 이유도, 외로움에 지쳐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을 만났든 만나지 못했든, 사랑을 찾고 싶다면 이탈리아로 떠나보기를 권합니다. 이탈리아 곳곳이 낭만으로 가득 차 있지만, 특히 베로나와 베네치아로 이어지는 여행은 가슴을 촉촉하게 적셔줄 최고의 로맨틱 루트거든요. 따듯한 이탈리아 햇살 아래를 거닐다 보면 마음이 맞지 않던 커플들도 어느새 하나가 됩니다. 홀로 걷는 여행자라면 운명의 연인을 우연히 만날 지도 모를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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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를 여행하는 법. 혼자 또는 함께.

이탈리아 최고의 낭만도시, 베로나

이탈리아에서 최고의 낭만도시를 꼽으라면 단연 베로나입니다. 베로나를 부를 때는 '벨라(아름다운)'라는 형용사를 붙이고 싶어집니다. 그냥 '베로나'가 아니라 '벨라 베로나(아름다운 베로나)'라고 부르는 것이 베로나를 향한 제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서인데요.

 

베로나는 베네치아에서 400km 정도 떨어져 있는 도시예요. 로마와 중세 베로나 왕국, 르네상스의 모습이 잘 어우러져 특유의 편안함을 품고 있는 곳이죠. 거리의 오래된 건물들은 여행자를 한없이 여유롭게 만듭니다. 아기자기한 골목들도 무척 사랑스럽죠. 겉으로 보기에는 다른 소도시와 그다지 달라 보이지 않지만, 어슬렁거리면서 베로나를 산책하다 보면 그 맛을 알게 됩니다. 저도 모르게 '참 좋다'라고 중얼거리고 있더라고요.

 

유려한 곡선으로 베로나를 유유히 흐르는 아디제 강부터 동화 속에 나오는 붉은 지붕의 집들, 도심을 둘러싸고 있는 성곽, 울창한 나무, 아날로그 감성의 건물이 어우러져 베로나만의 매력을 만들어 낸답니다.


사랑의 징표가 빼곡한 ‘줄리엣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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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나 줄리엣의 집 벽에 있는 수많은 메시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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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나가 낭만도시가 된 이유 중 하나는 셰익스피어의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 때문입니다. 베로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배경이 된 도시죠. 그래서 베로나에는 줄리엣의 집(casa di guilietta)이 있답니다. 줄리엣이 실제로 살았을 리 만무하지만, 베로나를 찾는 관광객들은 어김없이 이곳을 찾습니다. 로미오가 달빛 아래에서 애절한 목소리로 불렀을 사랑의 세레나데를 상상하며 땅에서 3m 정도 떨어진 발코니를 바라보죠. 세계 각지에서 몰려온 연인들은 이 재미있는 장소를 가만두지 않습니다. 세레나데를 불러주는 21세기 로미오와 비극이란 없을 것 같은 현대판 줄리엣으로 변신하기도 합니다.

 

줄리엣의 집 마당에는 동상이 하나 서 있습니다. 물론 줄리엣의 동상이죠. 오른쪽 가슴을 만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속설 때문에 오른쪽 가슴만 반질반질해져 있더군요. 동상 옆에 있는 나무에는 주렁주렁 사랑의 자물쇠도 매달려 있었습니다. 줄리엣의 집에 있는 사랑의 징표는 이뿐만이 아니었어요. 줄리엣의 집 입구에 있는 벽에는 사랑의 기원을 적은 종이들이 셀 수 없이 붙어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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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미오와 줄리엣의 발코니

호기심에 들렀던 줄리엣의 집에서 새삼스럽게 '사랑'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변치 않는 불멸의 사랑이 가능이나 한 것일까 하고요. 유리처럼 금방 깨지기도 하고 아무리 강력한 접착제로 붙여도 잘 붙지 않으며, 한번 놓으면 다시 잡기 쉽지 않은 수수께끼 같은 '사랑'. 사랑은 과거와 현재, 공간을 초월한 모든 이들의 최고의 관심사임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원한다면 줄리엣의 집에서 결혼식을 올릴 수도 있답니다. 수백 년의 역사와 러브스토리를 간직한 '줄리엣의 집'에서의 결혼이라. 특별한 결혼식이 될 것임에는 분명하지만, 비용은 만만치 않을 것 같더군요. 비용은 차지하고라도 줄리엣의 집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쉬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베로나를 찾을 때 그곳에서 식을 올리는 커플을 보게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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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로나 줄리엣의 집 벽에 있는 수많은 메시지들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는 아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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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작은 도시 베로나에 있는 단테동상

'줄리엣의 집'이 유명하지만 베로나의 넘버 원 아이콘은 로마시대의 원형 경기장인 '아레나'입니다. 로마의 콜로세움과 나폴리의 원형경기장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원형 경기장이에요. 여름에 베로나를 찾으면 장엄한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답니다. 과거에는 사자가 사람을 잡아먹는 잔인한 광경이 펼쳐졌지만 말입니다. 이탈리아를 사랑했던 괴테도 '이탈리아 기행'이라는 책에서 베로나의 원형극장에 대한 감탄을 아끼지 않았더군요.


베로나의 중심은 사람들이 왁자지껄하게 모여 있는 에르베 광장입니다. 이 광장을 주변으로 병풍처럼 서 있는 유서 깊은 건물들을 볼 수 있는데요, 광장에서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심각한 표정의 동상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단테의 동상이에요. 턱을 괴고 고뇌에 찬 표정으로 서 있어서, 움찔하게 만듭니다. 단테의 고향은 피렌체였지만 정치적인 음모 때문에 추방당해, 베로나에서 머물렀다고 해요. 그래서 단테의 불후의 명작, 신곡의 천국 편 일부가 베로나에서 탄생되었다는군요.

낭만이 넘실거리는 베네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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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잠겨 있는 파스텔톤의 건물들. 베네치아

예술가들이 사랑한 낭만 도시를 치자면, 베네치아를 빠트릴 수 없죠. 결혼식장에 가면 매번 듣는 ‘결혼 합창곡’을 작곡한 바그너와 세기의 음악가 브람스는 베네치아에 푹 빠져있던 대표적인 예술가입니다. 브람스는 산 마르코 광장에 있는 유서 깊은 카페 플로리안의 단골이었고, 바그너 역시 하루가 멀다 하고 산 마르코 광장에 나와 글을 쓰고 작곡을 했다고 하죠.

 

산 마르코 광장에 반한 사람을 이야기할 때 나폴레옹을 빠트리면 안 됩니다. 나폴레옹은 산 마르코 광장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실’이라고 극찬했다고 해요. 그리고 이 거실을 갖고 싶어서 베네치아를 정복하게 됐다는 일화도 전해집니다. 산 마르코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산 마르코 성당이나 베네치아 공국의 정부청사였던 두칼레 궁전 어떤 수식어를 사용해도 아쉬움이 남을 정도로 훌륭합니다.


베네치아에서는 어디에 가도 낭만이 넘실거린다. 그저 도시를 감싸고 있는 물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느낌이 듭니다. 오후 5시 즈음 해가 넘어갈 때가 되면 베네치아의 모든 건물과 물이 금빛으로 반짝인답니다.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황금의 도시로 옷을 갈아입는 시간이죠.

 

베네치아를 즐기는 방법 중 하나는 지도 없이 미로를 돌아다니는 것입니다. 길을 잃을까 걱정할 필요는 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도시다보니, 막다른 골목에도 기념품 가게가 하나쯤 있더라고요.

 

베네치아를 이어주는 다리만 해도 400여 개. 크고 작은 다리를 건너면서 골목과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는 것은 베네치아 여행을 더욱 행복하게 해줍니다.

 

밤이 되면 베네치아는 더욱 낭만적으로 변하죠. 조명을 받은 건물들이 물 위에 비칠 때면, 이곳이 동화 속은 아닌가 하는 착각에 빠지기도 합니다. 길을 걷다 보면 우연히 꿈처럼 아름다운 선율을 만나기도 하고요. 지친 다리도 놓을 겸 카페에 앉아 커피를 한잔 마주하고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이보다 더 낭만적인 여행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진하게 스며든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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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무렵 베네치아는 황홀한 풍광을 선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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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지형
소개글
모든 답은 길 위에 있다고 믿는 여행가. '지구별 워커홀릭' 등 다수의 여행책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