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블랙핑크 제니의 하나뿐인 포르쉐 공개...‘존더분쉬’는 무엇?
‘타이칸 4S 크로스 투리스모 포 제니 루비 제인’ 공개스페셜 오더로 만든 제니를 위한 특별한 포르쉐 타이칸
월드스타 제니의 하나뿐인 포르쉐가 공개됐다. 사진=포르쉐코리아 |
독일어 존더분쉬(Sonderwunsch)는 영어로 'Special Wish'로 해석된다. 스페셜 주문이라는 뜻이다. 존더분쉬는 포르쉐 개인오더 시스템의 최상위에 있는 스페셜 주문제작 프로그램이다.
독일 본사의 포르쉐 익스클루시브 매뉴팩처(Porsche Exclusive Manufaktur)은 여러 단계의 커스텀 주문을 통해 고객의 취향에 맞춘 다양한 모델을 내놓고 있다. 존더분쉬 프로그램은 그 말뜻에 걸맞게 고객이 꿈꾸는 특별한 소망을 이뤄주는 포르쉐의 주문제작 프로그램이다.
존더분쉬는 포르쉐가 운영하는 최고의 주문제작 프로그램이다. 사진=민준식 |
고객은 본사와 협업을 통해 자신만의 차를 만들 수 있다. 컨셉을 잡고 하나뿐인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데에는 12개월이 걸리며, 포르쉐는 10만 유로의 작업비를 받는다. 설계가 끝난 후 실제 차량을 제작하는 비용은 마감재나 스펙에 따라 달라진다.
고객이 주문을 해 차를 인도받으려면 2년은 족히 걸릴 것이다. 다만 현재 부품망 이슈로 일반 차량도 2년 이상 주문이 밀려있는데 존더분쉬 차량의 경우 주문이 밀려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도시간이 3-4년씩 길어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포르쉐의 최상급 커스텀 제작 차량의 첫 번째 주인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인사가 된 K팝스타 제니다. 2016년 블랙핑크의 멤버로 연예계에 데뷔한 제니는 강렬한 인상과 퍼포먼스로 히트를 치며 월드스타가 됐다. 특히 귀여움만 부각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던 아시아 걸그룹 멤버와는 달리 제니의 강인한 인상과 퍼포먼스는 서양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제니가 자신만의 차로 고른 포르쉐는 전기차 타이칸이다. 특히 웨건 형태의 타이칸 4S 크로스 투리스모가 그의 선택을 받았다. ‘아빠차’를 젊은 팝스타가 타고 다닐 수 있다는 것을 과감히 보여준 제니의 용기가 엿보인다.
포르쉐 타이칸 4S 크로스 투리스모 포 제니 루비 제인. 사진=민준식 |
제니는 푸른 하늘과 뭉게구름을 어릴 적 꿈으로 간직했다고 한다. 특히 요즘 월드 투어를 다니면서 하늘의 이미지가 계속 각인된 점도 이 디자인의 배경이다. 그가 직접 디자인한 구름 로고 제니 루비 제인(Jenny Ruby Jane)은 그 꿈을 반영한 것이다. 여기에 옅은 하늘색의 마이센블루(Meissenblue) 컬러가 차를 돋보이게 하는 액센트로 선택됐다.
검은색 차체에 밝은 하늘색 휠이 일단 눈길을 잡는다. 개인 취향에 따라 다소 거북할 수 있는 색 조합이지만 제니 만의 컬러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되겠다. 제니 루비 제인 구름로고도 이 색으로 마감됐고, 레터링은 현행 포르쉐 911(992) 모델의 폰트가 그대로 쓰여 포르쉐다움을 부각시켰다. 실내 곳곳에는 이 하늘색 컬러가 들어갔다.
시트는 파스텔톤의 화이트 가죽으로 마감됐다. 4개의 개별 버킷시트가 장착됐는데, 인테리어 컬러는 모두 검은색이지만 시트만 따로 밝은색으로 마감함으로써 시트가 떠있는 듯한 효과와 함께 스포티한 모양의 시트가 부각되는 효과도 얻었다.
4개의 독립 버킷시트는 파스텔톤의 흰색 가죽으로 마감됐다. 사진=포르쉐코리아 |
이 강렬한 조화와 디자인을 제니가 차를 인수해 타고 다닐 때 짙은 틴팅으로 덮어버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연예인의 프라이버시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실내를 꽁꽁 감추는 것은 힘들게 만들었던 노력을 감추는 격이 될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총괄한 알렉산더 파비그(Alexander Fabig) 포르쉐 개인화 및 클래식 부사장이 직접 이 차를 소개했다. 파비그 부사장은 제니의 창의성과 열정에 찬사를 보냈다. 제니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설명하기 위해 프리젠테이션 보드까지 준비해 본사 관계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 곳곳을 자세히 설명하는 알렉산더 파비그 포르쉐 개인화 및 클래식 부사장. 사진=민준식 |
파비그 부사장과 행사 후 짧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런 개인화 프로그램에 고객이 마감재를 직접 가져와 제작을 의뢰할 수 있는 COM(Customer's Own Materal: 고객 제공 마감재) 프로그램이 있는가를 물었더니 파비그 부사장은 “방염(화재시 연소 방지) 등 안전기준에 부합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원래 포르쉐는 아무나 탈 수 없는 차였다. 운전이 힘들기도 했지만 생산량 자체가 많이 않아서 일부 부자들만 손에 넣을 수 있었던 희귀차였다. 그러나 대량생산 체계가 확립되면서 포르쉐도 많은 사람들이 탈 수 있는 일종의 ‘대중차 브랜드’가 돼버렸다.
나만의 특별함을 누리는 것을 원하는 부자 고객들에게는 이런 변화가 달갑지 않았을 것이다. 포르쉐는 이런 고객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기 위해 이런 ‘맞춤’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좋다.
포르쉐 팬들은 특별한 포르쉐 모델이 계속 생산돼 눈요기가 되고, 이런 차를 손에 넣을 수 있는 부자들은 남들이 안 타는 특별한 차를 가질 수 있어서 만족스럽다.
여기에 월드스타 제니가 대한민국 특별주문 포르쉐 1호차의 주인공이 되면서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누리게 됐다. 자동차의 기본인 달리기 실력은 이미 최고임을 인정받은 포르쉐가 수많은 고객들의 취향을 따로따로 저격할 수 있는 무기까지 갖췄다. [교통뉴스=민준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