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달릴수록 만족, 업그레이드 폴스타2 듀얼모터
올린즈 서스펜션은 단단하다? 고속도로에선 오히려 편안함↑서울에서 부산까지 충전 없이 충분히 가능…법규 맞춰 주행하니 약 460km 달려
여행이나 출장,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나들이 등 장거리를 계획하고 있을 때 드는 생각이 있다. 떠나려는 목적에 따라 다르지만 “이럴 때 이런 차가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함께 하는 사람이 많다면 미니밴을, 모험심으로 캠핑을 떠난다면 SUV를 바랄 것이다.
2년마다 개최되는 부산모터쇼(올해부터 부산 모빌리티쇼로 명칭이 변경됐다)를 갈 때도 늘 같은 고민에 빠진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장거리 시승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전기차가 늘어나기 시작한 시점부터 “아 그래서 부산 한번에 가냐고”를 몸소 해볼 수 있는 기회기 때문이다.
폴스타 2는 볼보가 개발해 공동으로 사용하는 CMA 플랫폼을 사용한다. 장거리 주행은 이 플랫폼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다. 내연기관, 하이브리드, 전기차 모두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인 덕분에 대부분의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낮은 무게중심, 단단한 강성은 폭발적인 드라이빙 뿐 아니라 장거리 항속 주행에도 한결같은 승차감을 선사한다.
퍼포먼스 팩에 포함되는 올린즈 서스펜션은 폴스타 2의 특징이다. 그런데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이기도 하다. 조작에 능숙하다면 사용자가 개인적으로 조절할 수 있지만 보통은 서비스 센터를 방문해야 조절할 수 있다. 그러다보니 기본 세팅으로 운행하는 것이 일반 적. 올린즈 서스펜션 특유의 단단함은 얼핏 마이너스 요소다.
하지만 정작 올린즈 서스펜션이 장착된 폴스타 2는 장거리 주행에서 일관된 편안함을 선사한다. 과속방지턱이 많고 골목을 꺾어 들어가거나, 신호등에 자주 멈춰야 한다면 단단한 서스펜션이 주는 승차감에 쉽게 피로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잘 다듬어진 고속도로에서는 일종의 역전현상이 발생한다. 커다란 반동 없이 일정하면서도 농밀하게 반응하는 움직임은 꼭 퍼포먼스 주행이 아닌 고속도로 주행이 많은 이들에게도 매력적인 요소다.
듀얼모터가 발휘하는 310kW(약 415마력)의 출력은 시원한 가속감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4,605*1860*1480mm의 콤팩트한 크기는 즐거운 드라이빙을 배가시키고, 2,735mm의 휠베이스는 날렵한 거동을 완성한다. 하지만 장거리 주행을 위해서는 이 모든 즐거움을 포기해야 한다. 특히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기 위해선 더더욱 그렇다.
폴스타 2 듀얼모터의 복합 인증 주행가능 거리는 약 379km. 물론 상온과 저온의 차이, 고속과 도심 주행의 차이 등이 있어 주행 환경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하지만 서울에서 부산까지 한번에 가기엔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폴스타2에 탑재된 T 맵 내비게이션은 서울 압구정 공영주차장에서 부산의 숙소까지 경부고속도로를 통과해 약 431km를 안내한다. 100%까지 충전 후 계기판에 표시된 거리 역시 약 430km. 인증된 주행거리와 계기판의 주행거리대로면 중간에 반드시 한번은 충전을 해야 한다.
그러나 도로교통법을 준수한다면 주행 거리는 크게 배신하지 않는다. 원 페달 드라이브 단계는 낮음, 주행 보조 기능을 사용해 도로 교통법에 따른 제한속도에 맞춰 주행한다면 배터리 잔량은 아슬아슬 줄타기를 시작한다. 갑작스런 정체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배터리 경고가 뜨는 시점에 맞춰 부산에 도착이 가능하다.
물론 장거리 주행에는 갖은 변수가 존재한다. 출발지 또는 도착지 인근에서 정체가 발생할 수도 있고, 고속도로에서 각종 생리현상으로 인해 휴게소에 들러야 할 수도 있다. 도착 했을 때 남아있는 잔량에 식은 땀이 흐를 수도 있다. 그래서 주행거리는 넉넉할 수록 좋다. 하지만 주행 인증거리와 비교해 훨씬 긴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은 실제 주행 경험과 소유 경험자만 알 수 있는 포인트다.
최근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캐즘’이라는 표현이 많이 나온다. 주의해서 봐야 할 것은 전기차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즉 전기차는 계속해서 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폴스타 2는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에서 캐즘에 정면돌파를 시도하는 모델이다. 웰 메이드 전기차의 가치를 느끼고 싶다면, 폴스타 2를 꼭 경험해보길 바란다.
최정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