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큰 놈들이 온다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 시장을 둘러싼 국내 차 업체들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수년째 이어지는 SUV 열풍 속에서 소형·중형급 SUV는 다양한 모델이 출시돼 있었지만, 대형 SUV는 쌍용 G4 렉스턴, 기아 모하비 외에는 대부분 고가의 수입차 중심의 각축장이었다. 하지만 최근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나 포드 익스플로러 등 대형 SUV마다 대박 행진을 이어가자 국내 차업체들도 이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현대 ‘HDC-2 그랜드마스터 콘셉트’. /현대차 |
현대자동차는 올 연말 신형 대형 SUV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2015년 베라크루즈를 단종시킨 지 3년 만이다. 차 명칭으로는 '펠리세이드'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3년 전만 해도 판매 실적 부진으로 단종됐지만, 최근 시장 환경은 크게 달라졌다는 게 현대차의 판단이다. 현대차는 올 6월 부산 국제모터쇼에서 콘셉트카 'HDC-2 그랜드마스터 콘셉트'를 공개한 바 있다. 펠리세이드는 그 디자인을 계승한 양산차가 될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코나를 출시하며 소형 SUV로 라인업을 확장한 바 있어, 연내에 '코나(소형)-투싼(준중형)-싼타페(중형)-펠리세이드(대형)'로 이어지는 촘촘한 SUV 라인업을 완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도 GM 본사가 북미에서 판매 중인 대형 SUV '트래버스'를 내년 상반기 수입해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트래버스는 전장이 5m가 넘는 7~8인승 SUV다.
쌍용 ‘G4렉스턴’. /쌍용차 |
기존 대형 SUV 차들도 연식 변경 모델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대형 SUV 시장의 강자인 쌍용자동차의 'G4 렉스턴'은 올해 8월 디자인을 세련되게 다듬고 편의사양을 강화한 2019년형 모델이 새로 나왔다. 국내 SUV 최초로 키를 소지한 채 손을 가볍게 터치만 해도 차량 문을 열거나 잠글 수 있는 '터치센싱 도어', 뒷좌석 팔걸이와 스마트폰을 거치할 수 있는 컵 홀더도 추가됐다.
기아 ‘모하비’. /기아차 |
기아차의 모하비도 이달 초 2019년형이 새로 출시됐다.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활용한 서버형 음성인식 기술인 '카카오i(아이)'를 탑재해 내비게이션의 검색 편의성과 정확도를 높였고, 서라운드 뷰 모니터는 주행 중 후방 영상을 제공하도록 개선됐다.
내수 시장에서 대형 SUV의 비중은 올해 1~9월 누적 기준으로 약 2%로 그중 G4 렉스턴이 3분의 2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레저 수요 증가, 다운사이징 엔진 등 기술 발달로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류정 기자(wel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