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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원 넘는 '럭키백' 단숨에 완판..."재고 떨이" 비판도

스타벅스 경영

지난 10일 전국 스타벅스 매장에서 판매를 시작한 ‘스타벅스 럭키백’은 7시간 만에 완판됐다. 6만원을 웃도는 가격에도 출시 당일 오후 1시쯤 준비한 물량이 모두 소진된 것이다. 도심 주요 매장에서는 이날 오전 10시 전에 이미 다 팔리고 없었다.


럭키백은 2007년부터 스타벅스에서 해마다 선보이는 한정판 기획상품(MD)이다. 큰 포장 박스에 텀블러, 머그잔, 에코백 등 총 9가지 품목으로 구성된 일종의 선물세트다. 박스마다 구성품이 달라 구매 뒤에 확인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2019년도 럭키백 ‘인증샷’을 올린 한 여성은 "‘깜짝 선물’을 열어보는 기분으로 매년 럭키백을 산다"고 말했다.

6만원 넘는 '럭키백' 단숨에 완판.

지난 10일 선보인 2019년도 ‘스타벅스 럭키백’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제공

럭키백의 가격은 6만3000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소비자들은 매년 럭키백을 사기 위해 앞다퉈 지갑을 연다. 올해도 출시 당일 소셜미디어에 럭키백 구매에 성공한 소비자들의 인증 사진이 쏟아지고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스타벅스 럭키백’이 올라왔다. 사진 기반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럭키백’으로 검색하면 관련 게시물이 2만여개 나온다.


스타벅스는 럭키백을 비롯해 매년 다양한 한정판 상품을 선보인다. 실용성과 디자인을 갖춘 텀블러, 머그, 에코백 등의 스타벅스 상품만 사들이는 마니아와 수집가들이 있을 정도다.


스타벅스 한정판 상품의 인기 비결은 희소성이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으로 제품의 희소성을 높인다. 준비된 수량이 판매되면 더 이상 구할 수 없다는 마케팅으로 판매를 이끌어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표적으로 올해 스타벅스가 준비한 럭키백 수량은 1만7000개로 매장 당 15여개에 그친다. 구매도 인당 1개로 제한했다. 기해년을 맞아 지난 18일부터 판매한 ‘돼지옷을 입은 베어리스타 저금통’도 한정 수량으로 선보인 덕에 일주일 만에 다 팔리는 등 품귀현상을 빚었다.


여기에 줄 서서 어렵게 산 한정판 제품을 소셜미디어에 인증하고 싶어하는 현대 소비자들의 과시 욕구도 한정판 상품의 소비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한국에서는 스타벅스의 브랜드 파워가 워낙 크기 때문에 스타벅스에서 출시하는 다이어리나 머그, 텀블러 등이 수년째 잘 팔린다"고 말했다.

6만원 넘는 '럭키백' 단숨에 완판.

지난 18일부터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 ‘베어리스타 저금통’ / 스타벅스커피 코리아 제공

스타벅스 브랜드를 내세운 한정판 상품이 유독 인기를 끈 덕에 한국은 전세계 스타벅스 중 미국 본사를 제외하고 디자인팀을 갖춘 유일한 나라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출시된 제품 400여종 중 80%는 스타벅스 코리아에서 직접 디자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정판 상품을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 최근 럭키백은 재고 처리를 위한 상술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일부 소비자들은 럭키백 구성품 절반이 신제품이 아니라 이전 시즌 이월상품이라는 점을 들며 이같이 지적했다.


한정판 제품의 영향력이 예전만큼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3~4년 전까지만 해도 스타벅스 럭키백을 사려면 새벽부터 스타벅스 앞에 줄을 서야 했는데 올해는 시내 주요 스타벅스 매장에서도 줄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럭키백을 포함한 스타벅스 한정판 상품 행사가 초반에는 참신했지만 갈수록 반복적인 데다가 이윤만 추구하는 마케팅 행사처럼 느껴져 기피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치솟는 가격도 문제로 꼽힌다. 럭키백 가격은 2012년 4만2000원, 2016년 5만5000원, 올해는 6만3000원까지 올랐다. 1년 사이에 8000원이나 상승했다. 이를 두고 소셜미디어에서는 "마케팅으로 잘 포장한 재고떨이다" "가격이 비싸 내년부터는 사지 않겠다" 등의 비판이 일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올해는 럭키백 포장 방식을 재활용이 쉽도록 친환경적으로 바꿔 원재료, 인건비 등이 올랐다"면서 "여전히 개별 상품의 가격을 합친 것보다 저렴하다"고 해명했다.


이재은 기자(jaeeun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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