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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앞둔 우버, '100조원 기업' 성장 비결은…

캘러닉, 공격적인 차량공유 사업…

업계 반발 무시하고 확장 강행

성차별·불법 SW 드러나 퇴출

 

구원투수로 영입된 코스로샤히

음식 배달·화물 등 사업 다각화…

세계 63국 700여개 도시 진출

"우리는 세계를 움직이게 함으로써, 기회에 불을 붙인다"

오는 10일(현지 시각) 미국의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 예정인 우버의 사업 모토다. 우버의 예상 기업가치(공모가 기준)는 910억달러(약 106조2000억원)다. 2014년 상장한 중국 알리바바와 2012년 미국 페이스북에 이은 미국 역대 셋째 규모다. 우버는 200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창업했다. 누구나 자신의 자동차를 활용해 다른 사람을 태우고 돈을 받는 '차량 공유(ride-sha ring)'를 처음 선보였다. 현재 세계 63국, 700여 도시에서 하루에 1400만 건에 달하는 우버식(式) 운행이 이뤄지고 있다.


일부에선 직접 택시를 보유하지 않는 '세계 최대 택시회사'라고 한다. 택시 회사 허가도 안 받고 편법으로 유료 운행 시장에 진입했다는 것이다. 반면 우버는 '공유 경제(sharing economy)'라고 한다. 주차장에서 운행하지 않는 자동차(유휴 자산)를 최대한 활용한, 운전자와 승객 간 윈-윈 방식이라는 것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된 우버의 상장 서류(S-1)를 분석했다.

전 세계 차량 공유 논란을 강경 돌파한 우버

상장 앞둔 우버, '100조원 기업'

우버의 창업자는 트래비스 캘러닉(Kalanick)과 개릿 캠프다. 택시의 승차 거부가 빈번하던 샌프란시스코에서 택시 대신 탈 수 있는 운송 수단을 내놓은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호출하는 데다 비용도 택시보다 20~30% 저렴해 이용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일반 운전자들은 앞다퉈 우버 드라이버(운전자)로 등록했다.

 

하지만 택시 업계의 반발은 일부 국가에서 우버 차량을 불태우는 사건이 발생할 정도로 거셌다. 캘러닉 창업자는 이런 반발은 무시하고 전 세계 확장을 강행했다. 세계 각국에 '선(先) 출시, 후(後) 협상' 방식을 밀어붙였다. 예컨대 한국 시장에서 우버 드라이버를 모집하면서 이용자에겐 탑승 공짜 쿠폰을 무차별 살포하는 식이다. 전 세계 동시 다발적으로 진입했고 막대한 비용은 벤처투자자에게 조달했다. 각국 정부가 '택시 아닌 차량의 유상 운송은 불법'이라고 하면, "기술의 혁신을 모른다"고 맞받아쳤다. 한국·일본과 같은 일부 국가는 "불법인 우버 퇴출"을 공식 선언하고 택시 시장에서 우버를 내쫓기도 했다. 그러자 강경한 한국 같은 나라에서는 '택시를 우버 차량으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재진출했다.


한때 세계 유료 운행 시장을 다 먹을 기세였지만 우버는 꺾였다. 중국에선 디디추싱, 동남아시아에선 그랩, 인도에선 울라캡스와 같은 경쟁 업체가 등장한 것이다. '오만한 우버'라는 인식이 각국 정부와 소비자에게 퍼지면서 경쟁자에게 기회를 줬다.


2017년 우버에 위기가 왔다. 2017년 2월 우버의 엔지니어였던 수전 플라워가 블로그에 "사내 남성 직원에 의한 성희롱이 만연하고 승진에는 여성 차별이 심각하다"고 폭로했다. 3월엔 불법 소프트웨어인 '그레이 볼'을 우버 드라이버에게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 프로그램은 우버 드라이버에게 단속하는 경찰차의 위치를 알려줬다. 캘러닉 창업자는 그해 6월 CEO에서 물러났다. 캘러닉 창업자에게 주요 투자자들이 퇴출을 통보했다.

음식 배달·화물 운송·전기 자전거로 사업 다각화

상장 앞둔 우버, '100조원 기업'

위기의 우버에 구원투수로 온 이는 온라인여행 예약업체 익스피디아의 CEO였던 다라 코스로샤히다.


코스로샤히 CEO는 직원들에게 '우리는 올바른 일을 한다(We do the right Thing)'는 새로운 규범(norm)으로 내세웠다. 과거의 불법·편법과의 결별 선언이었다. 그는 경쟁력을 잃은 동남아나 러시아와 같은 지역에선 우버 사업을 접었다. 동남아 우버 사업 조직은 그랩에, 러시아 조직은 얀덱스 택시에 매각했다.


대신 음식 배달, 화물 운송, 전기 자전거 공유 등 사업 분야를 확대했다. 음식 배달 서비스인 우버 이츠는 출시 3년 만에 세계 500여 도시에서 22만여 레스토랑의 음식을 각 가정에 배달할 정도로 커졌다. 화물 운송 서비스인 우버 플레이트는 2017년 5월 출시 이후 40만명이 넘는 트럭 운전사들을 확보했다. 미국·유럽에선 작년 '점프'라는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시작했다. 코스로샤히 CEO는 "아마존이 모든 것을 판매하는 서비스라면, 우버는 모든 것을 운송하는 서비스"라고 말했다.

적자 기업 우버의 미래 도전은 자율주행차

전 세계 최고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유니콘(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기업)의 자리를 졸업하는 우버지만 문제는 여전히 적자 기업이라는 대목이다. 작년에 매출 112억7000만달러, 순이익 9억9700만달러를 기록, 첫 이익을 내긴 했다. 하지만 작년 순이익은 우버의 동남아·러시아 사업 매각을 통한 일회성 이익이었다. 영업 기준으로 보면 30억33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 게다가 폭발적이던 매출 증가세도 주춤한 상황이다. 우버는 2017년만 해도 연간 매출 성장률이 100% 이상이었지만, 작년에는 42%에 불과했다.


우버의 다음 도전은 자율주행차다. 자율주행차를 활용해 승객, 화물, 음식 등을 모두 실어나르는 것이다. 운임을 운전자들과 나눠 가질 필요 없이 모두 우버가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 시장의 장악은 쉽지 않다. 우버는 작년 3월 애리조나주에서 자율주행차를 시험 운행하다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하는 사고를 일으켰다. 당시 우버는 미국·캐나다에서 진행하던 자율주행차 시험 주행을 전면 중단해야 했다. 지난달에는 자율주행차 부문을 따로 떼어내 10억달러의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코스로샤히 CEO는 "만약 지금 당장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라면 우버 말고, 은행의 주식을 사라. 우버는 앞으로 수년, 수십년간 장기 성장할 기업이고, 그동안 세상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캘러닉 창업자가 IPO 행사장에 참석할지도 관심사다. 캘러닉 창업자는 자신의 아버지를 모시고 상장 행사에 참석하고 싶어 하지만 코스로샤히 CEO는 그의 참석을 탐탁치 않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동철 기자(charle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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