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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틱한 여름... 그림 같은 숲

여행

아름다운 숲 4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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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축령산휴양림 편백나무 숲. 하늘로 곧게 뻗은 편백나무의 자태가 마음까지 시원하게 만든다.

숲에 들면 오감이 싱싱해진다. 짙은 녹음이 눈을 깨끗하게 만든다. 무구한 새소리, 바람소리는 귀를 연다. 후각을 통해 전해지는 알싸한 나무향은 폐부의 묵은 앙금을 털어내니 마음이 절로 느긋해진다. 오래된 숲에서 바다보다 농도 짙은 선선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마음이 참 상쾌해지기 때문이다. 여운도 오래간다. 이러니 여름에는 한번쯤 숲에 다녀와야 한다. 찾아보면 아름다운 숲이 참 많다.

전남 장성 축령산휴양림 편백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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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령산휴양림. 숲 그늘 짙은 탐방로가 산 전체에 실핏줄처럼 뻗어있다.

전남 장성 서삼면 모암리에 솟은 축령산은 ‘명품’ 편백나무 숲으로 잘 알려졌다. 편백과 삼나무 등 상록수림이 1148만㎡ 규모로 조림돼 있다. 이 가운데 779만㎡가 휴양림으로 관리된다. 열 맞춰 하늘로 뻗은 편백의 자태가 눈을 시원하게 한다. 이게 편백의 매력이다. 편백은 피톤치드(식물이 만드는 살균성을 가진 모든 물질)를 아주 많이 뿜어내는 나무다. 피톤치드는 심폐기능을 좋게 하고 피부질환,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편백 숲은 삼림욕에 제격이라는 의미다.


이 울창한 숲은 한 사람의 열정에서 시작됐다. 임종국 선생(1915~1987)이 한국전쟁 직후 폐허가 된 이곳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사재를 털어 묘목을 생산했다. 그의 노력에 주민들이 힘을 합쳤다. 이렇게 벌거숭이 산은 울창한 숲의 산으로 바뀌었다. 그가 숲을 가꾸면서 머물렀던 움막 터와 우물이 휴양림 한가운데 남아 있다. 평생 숲을 가꾼 그는 죽어서도 숲에 묻혔다. 축령산 헬기장 인근에는 그를 수목장한 느티나무가 있다.


모암마을(모암리)을 비롯해 추암마을, 대덕마을, 금곡마을 등 축령산과 인접한 마을 어디에서든 숲으로 들 수 있다. 휴양림을 중심으로 탐방로가 거미줄처럼 뻗어있다. 축령산 전체를 에두르는 23.6km 탐방로도 조성돼 있는데 주로 모암마을 주차장에서 우물터까지(편도 1.4km) 다녀오는 코스를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다. 탐방로 옆으로 계곡이 나란히 흐르고 편백도 실컷 볼 수 있는 코스다.

전남 담양 죽녹원 대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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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죽녹원 대나무 숲. 하늘 높이 뻗은 대나무 숲이 이국적 풍경을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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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담양 죽녹원은 그림 같은 대나무 숲이다. 담양읍 향교리 담양천변 약 31만㎡의 공간에 대나무숲과 시가문화촌으로 구성된 대나무 테마공원이다. 담양은 예부터 죽제품의 중심지였다. 죽녹원 일대는 죽제품을 생산하던 개인 소유의 대나무 밭이었다. 담양군이 이를 2003년부터 공원으로 조성했다. 한낮에도 어두컴컴할 정도로 울창한 대나무숲이 백미다. 분위기가 이국적인 덕에 베트남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 ‘알포인트’(2004)를 비롯해 숱한 영화와 드라마, 광고 촬영지로 이름을 날렸다.


대나무는 생명력이 왕성한 식물이다. 죽순이 땅 위로 솟은 후 다 자랄 때까지 길어야 60일이면 충분하다. 기후조건만 맞으면 하루에 50㎝까지 자란단다. ‘우후죽순’이라고 했다. 장마철 지난 지금 대나무가 훌쩍 자라 숲이 울창하다.


대나무숲 사이로 8개의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다. 특히 옛 전래동화인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테마로 조성한 산책로는 아이들이 좋아한다. 전통문화를 배우고 체험을 즐기는 장소로 인기다. 산책로마다 울창한 숲 그늘도 일품이지만 하늘로 쭉쭉 뻗은 대나무의 자태가 기분을 더욱 상쾌하게 만든다. 대나무는 특히 음이온이 많이 나오는 식물로 알려졌다. 음이온은 혈액을 맑게 해주고 저항력을 증가시키며 살균력이 좋다고 알려졌다. 인체의 자율신경계를 유익하게 조절하는 역할도 한단다. ‘죽림욕’을 즐기기 위해 애써 이곳을 찾는 이들이 많은 이유다.


최근에는 죽초액이 함유된 물을 이용한 족욕체험장도 죽녹원에 들어섰다. 대나무 숲에서 즐기는 족욕은 이곳의 또 다른 즐길거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생태전시관과 정갈한 찻집도 있다.

경북 울진 금강소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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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금강소나무 숲. 탐방로를 따라가면 붉은 색을 띤, 곧고 늘씬한 금강소나무를 만날 수 있다.

경북 울진 소광리에는 금강소나무 숲이 있다. 금강소나무(금강송)는 금강산을 비롯해 태백산맥 일대에서 자라는 토종 소나무다. 숲은 오지 중의 오지에 있다. 울진에서 봉화로 넘어가는 국도 36호선에서 15km 더 들어가야 나온다. 숲이 온전하게 보존될 수 있었던 이유 역시 이토록 오지 중의 오지에 조성됐기 때문이다. 일제강점기 일제가 백두대간 일대의 목재를 숱하게 벌채할 때도 이 숲은 무사했다.


소광리 주변 산자락에는 수령 200~300년의 금강소나무 8만 그루가 자란다. 이 가운데 수령이 500년이 넘은 것도 있다. 소광리 일대를 중심으로 탐방 코스가 잘 조성돼 있다. 성종 때부터 자랐다는 ‘오백년 금강송’, 늘씬한 자태가 인상적인 ‘미인송’ 등 이름난 금강소나무를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숲 보존을 위해 탐방은 제한된다. (사)금강소나무숲길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 탐방구간별로 하루 80명만 신청 받는다. 울진군이 운영하는 산림치유시설 ‘금강송 에코리움’을 이용해도 금강소나무 숲을 탐방할 수 있다. 금강송 에코리움은 금강소나무로 내부를 마감한 숙소를 비롯해 찜질방과 스파를 갖춘 치유센터를 갖췄다. 명상과 숲길 탐방 등 숲 치유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강원 평창 발왕산 독일가문비나무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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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발왕산 독일가문비나무 숲.

강원도 평창 발왕산에는 국내 최대 독일가문비나무 군락지가 있다. 수령 50년 이상의 가문비나무 1800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룬다. 1960년대 산림녹화 정책의 일환으로 조림됐는데 50여년 동안 인공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아 울창한 숲이 됐다.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되는 나무가 바로 어린 독일가문비나무다. 독일가문비나무 역시 편백과 마찬가지로 피톤치드를 많이 뿜어내는 나무로 알려졌다.


용평리조트 골드슬로프 옆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약 20분을 가면 몽환적인 숲을 만날 수 있다. 가는 길에도 숲이 울창하고 다양한 자태의 오래된 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아시아투데이 글·사진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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