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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by 트래비 매거진

가을 나들이, 국내 고택 여행지 5

선선한 가을날, 근현대사의 흔적을 따라 사색을 즐겨 보는 건 어떨까. 한국관광공사가 11월 추천 가볼 만한 곳 테마로 ‘이야기가 있는 고택’을 선정했다. 옛 자취가 새겨진 5곳의 여행지가 너그럽고 포근하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정약용 선생이 나고 자란 여유당. 그는 인생의 시작과 끝을 이곳에서 맞이했다 ©채지형

정약용 선생이 나고 자란 여유당. 그는 인생의 시작과 끝을 이곳에서 맞이했다 ©채지형

●정약용의 숨결이 서린 곳

남양주 여유당

다산 정약용은 경기도 남양주에서 나고 자랐다. 정조가 승하하자 정약용은 고향으로 내려와 사랑채에 ‘조심하고 경계하며 살라’는 뜻의 여유당 현판을 걸었다. 그는 조심히 살겠다고 다짐했으나, 이듬해 유배 생활을 떠났다. 18년의 유배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여유당에서 <목민심서>, <흠흠신서> 등을 정리했다. 여유당은 사랑채와 안채로 구성되며, 뒤편 언덕에는 정약용유적지가 있다. 이곳을 둘러볼 때는 다산의 후손으로 알려진 배우 정해인이 녹음에 참여한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해 여행하길 추천한다.

1883 모던하우스는 인천시장 관사로 지어진 건물이다 ⓒ김정흠

1883 모던하우스는 인천시장 관사로 지어진 건물이다 ⓒ김정흠

● 시민 곁에 온 인천 근현대사 중심지

인천시민애집

인천항 인근, 자유공원 남쪽에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일제강점기에 저택으로 지어진 곳을 인천시가 매입하고, 한옥 형태 건축물을 올려 시장 관사로 활용했다. 이후 인천역사자료관으로 활용하다 2021년 재정비를 마치고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개방됐다. 크게 근대식 한옥의 모습을 한 ‘1883모던하우스’, 일본식 저택이 있던 모습을 간직한 ‘제물포정원’, 인천항과 개항로 주변을 조망하는 ‘역사전망대’ 세 공간으로 나뉜다. 주변으로는 개항기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 많아 인근까지 둘러보면 좋다.

선비의 기품이 느껴지는 명재고택 ⓒ김수진

선비의 기품이 느껴지는 명재고택 ⓒ김수진

● 조선의 스마트 하우스

논산 명재고택

명재고택은 평생 벼슬을 사양하고 학문 연구와 후대 교육에 전념한 명재 윤증의 집이다. 보존 상태가 양호한 조선 양반 주택의 가치에 실용성과 과학적 원리가 돋보이는 한옥으로 꼽힌다. 미닫이와 여닫이 기능을 합친 안고지기를 활용한 사랑채와 일조량과 바람의 이동을 고려한 안채 등 선조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인공 연못, 장독대, 고목 등이 운치를 더하며, 방문객의 신발을 미리 볼 수 있는 대청도 눈에 띈다. 현재는 후손이 거주하고 있어 지정된 장소 외에는 출입을 금하고 있으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함양 일두고택의 사랑채 전경 ⓒ이시우

함양 일두고택의 사랑채 전경 ⓒ이시우

● 정여창 가문의 역사를 느끼다

함양 일두고택

일두고택의 주인 일두 정여창은 성리학의 대가로 동방오현에 오른 유학자로 평가받는다. 입구 솟을대문에서는 정여창 가문이 나라에서 받은 정려 5개를 볼 수 있다. 사랑채에는 문헌세가 편액이 걸렸고, 뒤로 ‘충효절의’라고 커다랗게 쓴 종이가 붙어 있다. 천장 모서리에도 ‘탁한 마음을 깨끗이 씻는 집’이라는 뜻의 탁청재 편액이 걸려 있다. 사랑채 옆으로 난 일각문을 지나면 안채로 연결되고, 곡간과 정여창의 영정을 모신 사당이 차례로 나온다.

위풍당당 기품이 흐르는 운조루의 사랑채 ⓒ박산하

위풍당당 기품이 흐르는 운조루의 사랑채 ⓒ박산하

● 250년 고택에 스민 포근함

구례 운조루

운조루는 류이주가 낙안군수를 지낼 때 지은 집으로 ‘구름 속의 새처럼 숨어 사는 집’이란 뜻을 담은 너그럽고 포근한 고택이다. 250년 가까이 잘 보존된 외관을 비롯해 고택에 스며든 정신이 면면히 전해진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류씨 집안은 ‘누구나 열 수 있다’는 뜻의 ‘타인능해’ 글자를 새긴 뒤주에 쌀을 채워 이웃이 가져갈 수 있게 했다. 규모가 제법 큰 고택은 화려한 장식 없이 소박함을 보여 준다. 특히 부드러운 산세가 한눈에 들어오는 사랑채 누마루는 문인들이 풍류를 즐기던 곳이다. ‘수분실’이라는 현판을 걸어 절제 있는 삶을 지향했고, 굴뚝은 낮게 만들어 이웃을 배려했다.


글 송요셉 기자 정리 곽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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